02. 나에 대하여

- 나는 어떤 사람일까?

by 해피한달
나는 어떤 사람일까?


몇 년 전, 이 질문에 대해 꽤 집요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다. 스스로 질문해봐도 답을 알 수 없어서, 남들에게 내가 어떤 사람이냐는 질문을 물어보곤 했다. 혹자는 배려심 있고 사려깊은 성격은 아니라고 표현했고, 혹자는 다정다감하다고 했으며, 당시 상담 받고 있었던 상담사는 풀기 어려운 수학문제 같다고도 했다(뭐가 어려울까? 싶어 의아했다). 그래도 성에 차지 않아서, 스스로 답을 찾아보기도 했지만 금방 시들해져서 별 수확 없이 끝났다.


그래도 성과가 있다면, 사람은 각자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타인을 본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니까 자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기준대로? 예컨대, 경제력이 중요한 사람은 타인을 볼 때 경제력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으로 기억하고, 학력이 중요한 사람은 고학력자인지 아닌지로 기억한다. 또, 외모가 중요한 사람은 외모로 타인을 판단하고 기억하겠지. 생각보다 사람은, 타인을 볼 때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바라보지 못한다. 마치 코끼리 다리를 만진 사람과 코를 만진 사람이 상상하는 코끼리 모습이 전혀 다르듯이. 그래서 그때 타인의 평가에 그렇게 신경 쓸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렇다면 결국,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누구일까?


아마도 나일 것이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부터 나를 아는 부모님일지라도, 자식으로서 내 모습만 알 수 있을 뿐이다. 같은 부모님 아래에서 자란 형제들도 마찬가지이다. 하물며 친구, 직장 동료는 말할 것이 있을까. 그들이 만나는 모든 '나'를 모두 아는 것은, 그리고 죽을 때까지 이런 내 곁에 있는 유일한 사람은, 다름 아닌 '나'일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아니라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것.


'인생은 독고다이'라는 말은 쓸쓸하지만 그렇기에 한없이 자유로운 말이기도 하다. 누구 눈치 보지 않고, 그냥 나답게 살아갈 자유.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나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자신감이란 다름 아닌 그런 자기 이해에서 오는 게 아닐까? 누구보다 내가 나를 잘 안다고 생각하면, 나의 가능성을 믿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누구의 평가나 판단에도 굴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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