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무척 덥거나 수시로 비가 오거나. 그래도 사계절 중에 자연의 색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시기인 건 분명하다. 외출하기 전날에 날씨 예보를 보고 옷을 준비해둔다. 비가 오는 날은 더더욱 신경 써서 챙기고.
옷장엔 밝은색 옷이 대부분이다. 검은색은 손에 꼽을 정도인데 흰색도 마찬가지다. 일단 뭘 먹었다 하면 흘리는 게 제일 문제고, 뽀얀 색이 세탁할 때마다 바래는 게 싫다. 좋아하는 옷은 보풀이 나도 오래 입고 싶으니까.
비 오는 날엔 하얀 원피스를 입는다면 차도에서 멀찍이 떨어져 걸어야지. 쌩쌩 달리는 차 바퀴가 쏘아 올린 구정물을 맞는 일이 적지 않다. 길 웅덩이도 피해 걸어야지. 핸드폰만 보고 걷다가 발이 빠지면 곤란할 테니. 아무래도 비 올 땐 하얀 옷은 입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