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후 3일째다. 주변에 어떤 식당이 있는지 모르니까 스티커 모으듯 차곡차곡 채워갈 생각이다. 나만의 밥집 목록을. 오늘은 어디로 날 데려다주실까. 횡단보도 하나 건너면 있는 식당. 점심에 고깃집이라니! 점심 메뉴로 정식을 주문했고 백미 밥, 파채가 올라간 불고기, 김치찌개와 라면 사리, 담백한 된장찌개, 밑반찬이 한꺼번에 나왔다. 주어진 1시간 안에 밥 먹고, 사무실에 들어가는 게 가능할까 싶었는데 회사 근처 식당은 단련이 돼 있는지 무진장 빨리 차려준다. 이후는 꼭꼭 씹어 넘기는 내 몫.
오랜만의 신입사원이라 그런 건지 성향 탓인가. 점심시간은 맛있게 배 채우기보다 동료와 친해지는 기회로 생각하게 된다. 일로 만난 사이, 짧지도 길지도 않는 시간 동안 같이하는 식구니까. 진정한 식구는 밥을 같이 먹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