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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림가희 Aug 21. 2022

코로나는 아직 못 보냈는데 주말은 보내야지

이번 생엔 피해 가는  알았던 코로나. 확진으로  주를 고생했다.  아프고 싶어서 자야겠다고 했는데 고맙게도 계속 잠이 몰려왔다. 여태  잤던 잠을 모아 내리 잤다. 공식적으로 격리 해제되는 날이 토요일이다. 답답했던 일주일을 보상받고자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전처럼 14일이었다면 모를까. 7일은 회복에 집중하는데 빠듯한 느낌!

컨디션 영향을 받으면 가장 약한 신체 부위가 제일 먼저 반응한다. 발성 자체에 문제가 있는 와중에 직업상 목을 쉬게 할 일이 없어서 성대결절로 힘들었다. 거기에 더해 연중 행사처럼 편도염을 겪으니 목 통증과 고열은 반갑지 않은 단골일 정도.

출근길 지하철에서 땀이 뚝뚝 떨어졌다. 오죽하면 승객이 자리를 내어줄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다. 몸이 뜨거운 와중에 사람 사이에 끼어 있으니 당장이라도 구토가 나올 지경이었다. 30분을 못 참아서 내릴까 했지만, 참아졌다. 직장인의 근성.

사무실에 도착하니 몸은  무거워도 일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오히려 긴장돼서 그런지 종종 아픈 것도 잊고. 대신 집에 돌아가는 길이 무진장 괴로웠다. 편도염 증상이 코로나랑 비슷해서 고민했지만, 너도나도 확진되는 마당이라 이틀간 발열 기록과 코로나 자가키트 검사 결과를 보고드렸다. 물론 음성, 기침도 없고 열도 내렸다. ​


입사한 지 일주일 조금 지났기에 흐름이 끊기고 싶지 않아 토요일 오전에 병원으로 갔다. 상황을 얘기했는데 코로나 검사를 해야겠다고 하신다. 최근엔 열이 빨리 내리고, 다른 증상이 강화되니 확인이 필요하다면서. 목과 코 그리고 눈물 찔끔을 내어주자마자 두 줄을 확인했다. 의사 선생님 말씀대로 증상은 며칠씩 나눠서 찾아왔다. 이틀은 고열, 삼 일째부턴 기침이 나왔다. 자도 자도 계속 졸리고 입맛이 없다. 오 일째엔 입맛이 없다 못해 맛을 잘 못 느낀다. 그러니 더 안 먹게 됐다. 먹어야 낫는데 한 끼만 겨우 먹는 며칠. 평소에도 없는 식욕은 아프니까 더 없다.

누워서만 보낸 일주일. 강아지도 덩달아 긴 시간 잠만 잤다. 보호자는 난데 몽실이가 곁을 지켜준다. 주말엔 강아지랑 못한 산책을 가야지. 거기다 잠시 멈춘 필사와 독서도 해야 하고, 한쪽으로 몰아 둔 빨래도 옷장에 넣어야 한다. 촬영 사진 선택하고, 결혼을 기념할 여행지도 선정해야 한다. 참, 출근 전에 증빙 서류 챙겨야지. 월요일에 집중할 수 있을까 걱정이다. 출근 준비는 결국 잘 먹고, 잘 자는 건데 뭐 이리 부담인지 모르겠다. 지금 기력으론 이틀 동안 다 못할 거 같다. 그렇지만 뭘 해야 할지 정했으니 그거로 충분하다. 이번 주말만큼은 흐르는 대로 보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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