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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무 May 11. 2024

<야옹시의 비밀글방> 4월 모임 돌아보기

투명한 봄햇살이 비추던 창릉천 근처 한평책빵에서

4월 모임을 앞둔 일주일은 폭풍우 같았습니다. 바다 건너 유학생활 친구 푸카가 찾아왔고, 업무에 강연 참석까지 할일이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몸과 마음은 계속 분주했습니다. 이번달은 한달 간의 회포를 풀자는 다짐으로 4월 모임을 열었습니다. 모임날 아침엔 더 자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었지만 무거운 눈꺼풀을 밀어내며 겨우 일어나서 책방으로 향했습니다. 늦지 않게 도착한 한평책빵엔 봄 햇살이 가득 들어와 있었습니다. 대표님이 켜놓은 라디오 소리가 낭만적인 시간을 더했습니다. 저는 푸카가 가져온 일본 과자를 함께 나누고 싶어 테이블 위에 살포시 올려놓았습니다.


이번달은 저를 포함한 4명의 멤버들이 함께 했습니다. 모두 3월 모임에 함께 해준 분들입니다. 대학생 회원님의 글은 언제 읽어도 빛납니다. 그 비결은 '솔직함'과 '순수함'인 것 같습니다. 제목이 특히나 기억에 남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 소중한 사람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잠을 줄여서라도 깨어 있고 싶다고 한 이야기, 남자친구와 데이트 하고 싶은 마음과 동생을 돌봐야하는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생각, 벚꽃이 만개한 창릉천을 연인, 가족과 걸을 때 느낀 삶의 여유와 행복까지. 삶이 바쁘게 흐르더라도 사랑은 결코 달아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느긋한 몽상가'라는 이름으로 서재주인이 된 회원님의 이야기입니다. 서가회원이 되어 첫 독서모임을 추진했다고 합니다. '하이볼과 함께하는 술술 읽히는 독서'라고 소개하시며, 독서를 통해 회원들과의 관계가 무르익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가족과 벚꽃놀이를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새로운 일에 도전도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하셨지만 마음 아픈 일도 있었습니다. 인간관계에서의 갈등은 크나큰 상실을 느끼게 합니다. 4월이 너무 마음 아픈 달로 기억되지 않길 바랍니다.


또 다른 회원님은 이곳저곳 다니며 봄꽃 구경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감기 때문에 멀리 나가기 어려울때에도 집주변에서 꽃구경을 했습니다. 또 여러 만남들이 많았습니다. 결혼식, 산악회, 독서모임 등 바쁘게 보내셨군요. 회원님은 모임에 갈 때마다 그속에서의 여러 고민이 들어 혼자일 때의 시간이 편하다고 하셨습니다. 모임을 직접 운영하고, 다른 모임에 참여도 하는 저도 큰 공감이 갔습니다. 좋으면서 또 혼자가 좋기도 한 감정.  다들 서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네요. 글쓰기에 진심인 회원님은 야옹글방 덕에 혼자서도 꾸준히 기록하는 습관이 생겼다 하셨는데요. 글을 쓰며 형용사가 불편해서 지우게 되는 본인을 발견하셨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회원님이 직접 휘낭시에를 구워서 가져오셨습니다.

잊히지 않는 말이 있습니다. 4월에 특별하게 떠오른 옛기억이 있냐는 질문이었습니다. 회원님은 아이를 출산하고 병원을 나올 때 봤던 벚꽃이 떠올랐다고 했습니다. 그날 본 벚꽃은 마치 태어나서 처음 본 것 같은 모습이었고, '너를 위해 피어난 꽃들이야.' 라고 품에 안고 있던 아이에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글방멤버 모두가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4월에는 특별히 이달의 콘텐츠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김필선의 <봄날>이라는 곡이 소개되었는데 가사가 쓸쓸했던 유년시절이 담겨 있어 울림이 컸다고 합니다. 그외에 필사책으로 <시와 산책>이 소개되었고,  <캡틴 따거> 역사지식 해박한 여행유투버. 고량주에 대한 설명 덕에 알찬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글방회원들은 5월에는 하늘을 올려다 볼 여유, 스스로를 돌볼 시간, 그리고 관계회복과 꾸준히 기록하는 습관을 기대했습니다. 제가 바라는 5월과 크게 다르지 않네요. 5월에는 어떤 특별함이 찾아올까요. 딱 1주일이 지났는데 전 벌써 할말이 많아 손과 입이 꿈틀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특별할지, 힘들지, 행복할지, 괴로울지 알 수 없지만 앞날을 기대하며 시간을 보내보려 합니다. 이번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 만나서 얘기 나눠봐요.


<야옹시의 비밀글방>이 궁금해요!

- <야옹시의 비밀글방>은 경기도 고양시 삼송동에 위치한 독립서점 한평책빵과 리무의 서재가 함께하는 프로젝트입니다.
- 글쓰기를 통해 현재에 집중하고 텍스트에 몰입하는 문화를 만드는 활동으로 지역사회에 유익한 커뮤니티를 운영합니다.
- 2024년에는 <열 달 아카이빙: 월간 회고글 쓰기>를 진행합니다.
- 글쓰기 비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쓰고, 고치며 자신의 습작을 꾸준히 쌓아가는 활동입니다.
- 모임은 한평책빵에서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 오전에 열립니다.(변동가능)
회원들이 본인의 글을 충분히 이야기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당분간 소수정예(6인)로만 운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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