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꽤나 따뜻해서 신경 쓰고 있지 않았는데, 벌써 11월이고 올해가 두 달도 안 남았어요. 올 3월에 시작한 야옹글방은 벌써 8회차를 진행했고, 두 번의 모임을 남겨두고 있어요. 시간이 쏜살같이 흐르고 있을 때마다 '난 그동안 뭐 하면서 보냈지?'라는 질문이 떠오르곤 해요. '올해를 그냥저냥 허비한 게 아닐까?'라는 두려움이 엄습하면 그동안 써놓은 글들을 쭉 열어봅니다. 주간일기도, 월간 회고글도 ,야옹글방 모임 아카이빙도 꽤 열심히 했더라고요. (회사만 다닌 게 아니라서 참 다행입니다.) 요즘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다 잊은 채 매일 주어진 오늘에 푹 빠져 살아가고 있어요. 충실히 보낸 과거까지 잊은 채 현재에 집중하며 보내고 있습니다.
여섯 분의 회원분들이 10월 모임에도 함께해 주셨습니다. 먼 곳에서 오시고, 바쁜 시간을 쪼개서 야옹글방에 발걸음을 해주셨어요. 이 귀한 시간을 어떻게 기록할까-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결국 모임 돌아보기 글을 미루고 있었어요. 햇살이 가장 좋은 일요일 오전에 지난 10월 모임의 기억을 따라가며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10월 모임은 '찰나의 계절 속으로 '풍덩'!'이라는 주제로 10월 중 '나만의 몰입 경험'을 이야기를 했습니다. 계절이 좋다 보니 만남도, 행사도 잦으니 추억 쌓기에 푹 빠지기 좋죠.
10월 모임 간판을 쓰고 있을 때 회원 J님이 방문해 주셨어요. J님은 가장 먼 곳에서 야옹글방을 찾아주시는 회원이에요. J님이 들고 오신 10월에는 가족에 관한 고민이 담겨있었어요. '나는 행복한가?' 라는 제목의 글이었습니다. 1년 중 가장 좋아하는 계절인 가을에 가족 모임에서 있었던 일에서 시작하여 행복에 대한 고민까지 이어지는 내용이었어요.
매번 야옹글방에 오셔서 우리 사회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S님의 이야기예요. 10월에 S님은 청소년·청년 멘토링 활동을 하다가 무지개다문화센터를 찾았습니다. 그곳에서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만나게 되었죠. 우리 사회가 '다문화'라고 규정하는 것 속에 '당신들은 한국인이 아니야.'라고 구별짓는 차별과 배제의 의미가 담겨 있다는 글을 적어주셨어요. 저도 동네 생활을 하다 보면 이미 지역 주민처럼 살고 있는 이국 사람, 이국 사람들의 자녀들을 자주 만납니다. S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가 그동안 당연하게 사용해온 '다문화'라는 단어가 현재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구분 짓고 경계를 세우는 말은 아닌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다문화'보다 더 좋은 말은 무엇일지 고민을 하게 되는 글이었습니다.
서대문 주민들과 정치축제행사를 운영하신 분, 남편과 지리산 등산을 갔다가 서운한 마음이 크게 들었다는 분, 그리고 브런치 작가에 새롭게 도전하고 연재를 시작하게 된 회원분, 그리고 새로 오신 회원님의 분투로 가득한 일상 이야기까지 들었습니다. 모두 각자의 방법으로 10월에 '풍덩!' 빠져서 알차게 보내고 오셨습니다.
이번 10월 모임은 2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마쳤습니다.
현재 야옹글방은 최대 인원 6명으로만 운영되고 있어요. 여섯 분들의 이야기를 돌아가면서 다 나누기에도 두 시간은 벅차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앞으로는 주어진 시간 안에 이야기를 적절히 나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아야겠어요. 나의 한 달이 중요한 만큼 타인의 한 달도 중요했을 거니깐요.
31일까지 있고, 중간중간 연휴도 자주 있다 보니 10월은 추억을 한가득 쌓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유독 이번 한 달은 참 길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요.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날씨가 추워질 예정이에요. 다음 주에는 벌써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는 소식도 들리네요. 11월 모임부턴 회원분들의 옷차림이 다소 두꺼워지겠어요. 한 달을 알차게 보내고 마지막 주 토요일에 뜨끈한 차 한잔하면서 11월의 이야기를 술술 풀어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