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년 사회 서비스 사업단
청년이 청년을 돕는다.라는 슬로건을 가진 인천 청년 사회 서비스 사업단은 크게 정신건강팀과 신체건강팀으로 나뉜다. 각 팀당 20여 명의 참여자를 받아 기획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신체 건강팀은 정확한 운동을 가르쳐 준다거나, 올바른 식단을 알려주는 식의 프로그램을 참여자들에게 제공한다. 정신 건강팀은 여러 가지 정신 상담을 해주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렇다 보니 신체 건강팀은 체육 전공자. 정신 건강팀은 심리 관련이나 사회복지 전공들을 뽑으려고 노력한다.
다행히 스포츠 관련 전공을 이수했던 나는 신체 건강팀에 지원 자격이 갖춰졌다. 지원했던 날에 바로 연락이 왔고, 다음 날 면접 일정이 잡혔다. 친구와 집 앞 삼겹살집에서 소주를 한 잔 걸치고 있는 도중 연락을 받았다. 이후부터 혹시 모를 내일 면접을 위해 질문 몇 가지 시뮬레이션을 돌렸고, 소주도 적당히 마셨다.
오전 9시까지 청운대학교 인천캠퍼스 911호로 오라는 문자를 받고 늦지 않게 도착했다. 하지만 문은 잠겨있었고, 심지어 9층에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10분 정도 지나자 엘리베이터 쪽에서 발걸음 소리가 났고, 두 명의 여성분이 911호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 이어 나도 911 호롤 들어갔다. 면접 보러 왔다고 말하니깐 처음 듣는 표정과 함께 경계심을 세우듯 나를 쳐다봤다. 특히 민다의 표정은 조금 무서울 정도로 나를 노려봤다.
‘아니... 왜 그런 표정으로 나를 보는 거야.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속마음이 들었다.
(나중에 이해가 됐다.)
당황한 솜댕은 나를 924호로 안내해주셨고, 여기서 잠시만 대기해달라는 말과 함께 부랴부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마 부단장님인 것 같았다.
그렇게 15분가량 시간은 흘렀고, 긴장감은 사라져 갔다. 긴장감이 사라지자 졸음이 몰려왔다. 눈이 감길랑 말랑한 순간, 면접관이신 인천 청년 사회 서비스 사업단의 부단장님께서 들어오셨다.
간략하게 자기소개를 해보라고 하셨다. 딱히 준비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제 친구와 소주를 마시면서 자기소개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그 말을 기억해내서 적당히 필터를 걸친 후 입 밖으로 꺼냈다. 이어 이 사업단을 어떻게 알았는지, 전공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등을 물어보시고는 사업단 설명을 갑자기 쭉 늘어놓으셨다. 장황한 사업단 이야기를 듣던 중 내가 합격을 한 건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렇게 대략 15분가량 사업단 설명을 듣고서 911호에 있는 선생님들을 불러들였다. 앞으로 같이 일할 선생님들이라고 나한테 소개를 했다. 면접을 본 사이 6명의 선생님들이 출근해 있었다. 그러다 특이한 부분을 발견했는데,
6명 모두 여자였다.
나쁘지는 않았지만, 적잖이 당황한 것도 사실이다. 신체팀은 체육 전공자 자격이라 남자일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서로 마스크를 살짝 내리며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했다. 정신팀 5명 신체팀 1명이었다. 신체팀 1명은 아침에 나를 무섭게 보던 민다였다.
부단장님께서는 간단한 자기소개가 끝이 났다. 20대 초반부터, 30대 초반까지 다양한 나이대 사람들이 계셨다. 부단장님께서는 짤막하게 회의를 진행하시다가 봄바람처럼 사라지셨다. 이렇게 나는 합격을 했다고 한다. 산학협력단에 제출해야 할 서류들을 솜댕이 도와줬다. 서류 작업을 마무리한 후 911호에서 정신팀 5명에게(민다는 이쪽으로 쳐다도 보지 않았다.) 둘러싸여 질문 폭탄 세례를 받았다.
마치 사회 물의를 일으켜 검찰 조사를 받는 유명인이 된 것 마냥 나에게 질문들을 쏟아냈다. 곧 있으면 캐나다로 갈 것이기에 적당하게 둘러대듯 이야기를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랑 이렇게 이야기를 길게 한 것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끝을 알고도 시작하는 일들도 있다. 이곳의 끝은 짧은 만남이겠지만, 뭔가 재밌을 것 같은 느낌이 강렬했다. 나에게 이런 느낌은 대체로 맞는 편이어서 벌써부터 아쉬웠다. 얼마나 일을 할지 모르겠지만, 후회 없이 지내기로 마음먹었다. 슬픈 끝맺음이 아닌 또 다른 안녕으로 끝내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