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인천 청년 사회 서비스 사업단

by 림스

인천 청년 사회 서비스 사업단은 일주일에 20시간만 일을 하면 되었다. 게다가 일하고 싶은 시간은 우리가 정할 수가 있었다. 응당 그렇듯 불금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금요일은 누구나 일을 하기 싫어했다. 나는 일요일에 조기 축구를 한다. 뻐근한 몸으로 다음 날 출근하기 싫어 월요일에 쉬고 화, 수, 목, 금 5시간씩 일을 하기로 했다. 나와 같은 사정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금요일에 일을 하는 선생님 두 분이 계셨다. 모두 정신 건강팀이었다.


금요일은 바쁜 날은 아주 바빠 쉴 틈 없이 일하는 경우가 있고, 안 바쁜 날은 할 일이 없기에 흐르는 시간에 몸을 맡기기 좋은 여유로운 요일이었다. 우리는 다른 선생님들도 많이 없고, 부단장님도 안 계시니 음악을 들으면서 일을 했다. 다행히 우린 음악 취향이 비슷했다. 지르지 않고 속사이며, 내뱉지 않고 소리를 삼키는 노래들을 틀었다. 비 오는 날이면 날씨와 음악이 어우러지면서 우리들만의 공간이 되었다.


정신 건강팀 선생님 한 분이 중간에 퇴사를 하셨다. 퇴사 1호. 아무래도 20시간 계약직 상태는 불안정하니깐 이해는 됐다. 아쉽지만 우리 모두 그분의 앞날을 응원해주기로 했다. 그렇게 정신 건강팀이신 김연장근무쌤(별명), 신체 건강팀인 나 이렇게 2명이서 금요일을 책임졌다.


평일엔 바쁘셔서 잘 못 오시는 부단장님께서는 금요일 종종 오시고는 한 뭉치의 일거리를 주시고 다시 떠나신다. 내 이름을 잘 기억 못 하시는 부단장님께서는 나를 승환쌤, 승현쌤, 종현쌤 등 다양한 이름으로 나를 불렀고, 성도 김 씨, 최 씨로 다양했다.


“승환쌤, 이거 파일 만들어서 서류철 해주고 산단에 제출해줘~”

“(누구한테 하는 말이지? 아 나구나...) 네? 아 넵! 알겠습니다.)

처음엔 나도 굳이 수정하려 하지 않았지만 두 달이 지나가는 시점에도 헷갈려하시길래 내 이름을 말씀해드렸다. 승환, 승현은 이해하겠는데 종현쌤은 어떻게 나왔는지 아직도 의문이다.


“종현쌤! 수고하고~ 나 갈게!”

(이젠 그러려니 하고) 네~ 조심히 들어가세요!



KakaoTalk_20210729_143911404.jpg 점심시간 소소한 행복


금요일 점심시간, 종종 반주를 즐겼다. 점심을 제공해주지 않아 각자 사 먹어야 하는 사업단이었다. 전날 먹은 술을 해장할 겸 학교 앞 뼈해장국 집이나 짬뽕집을 자주 갔었다. 다행히 김연장근무쌤도 술을 좋아하셨다. 가서 소주 한 병을 나눠마셨다. 석 잔 혹은 넉 잔의 소주를 입에 털어 넣으며 해장을 했다. 나만 해장한 것이 아니라 김연장근무쌤도 어제 먹은 술을 해장하기 위해 마셨다. 한 병 이상 마시진 않았다. 딱 한 병. 더 이상은 퇴근 후에 마시긴 했지만. 살짝 기분 좋아진 상태로 일을 하니 능률이 올랐다. 이런 상황에도 우린 모든 업무를 깔끔하게 잘 처리했다. 참 재밌게 일(?)했다.


주신 업무를 정신건강팀 선생님이신 김연장근무쌤과 나와 처리를 하고 나면 퇴근 시간 가까이 되었다. 우린 일을 할 땐 잔나비 노래를 틀었다. 잔나비 노래의 특징은 소주가 한 잔 들어가면 더 와닿게 들린다는 점이다. 없던 사랑의 추억도 떠올리게 만드는. 이 노동요는 우리에게 능률을 높여주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

사업단 일을 마치고 캐나다로 돌아가 금요일을 떠올린다면 먼저 기억되는 것은 시각이 아니라 청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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