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하늘에서
비가 오고 있다
빗방울이 창틀에 맺히고
미끄러지듯 유리창을 흘러내린다
무더운 한여름을 씻어내려는 듯
세찬 바람도 몰고 왔다
행여나 집안으로 빗물이 들어올까
창문을 닫은 채 바라만 보고 있다
변화의 시작은
씻어냄으로 온다
더러운 것을 깨끗이 하고
쌓인 것을 덜어내며
묵은 것을 정리하고
어둠을 밝음으로 칠하고
엄숙함을 웃음으로 가볍게 하며
망설임을 한 발 디딤으로 지워버린다
변화의 시작은
씻어냄으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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