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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중년의 Expat Nov 30. 2021

변화라는 항해에서!

토지개혁과 국유화라는 파도를 타고

예고된 혁명


1970년,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강령의 새로운 정부가 당선되고 실론에 변화가 약속된다. 1972년 4월 22일, 실론 영연방은 새 공화국 헌법 채택과 함께 스리랑카 민주사회주의공화국(Democratic Socialist Republic of Sri Lanka)으로 국명이 변화된다. 가장 큰 국제적 브랜드 '실론티'에 대한 논쟁에서 민족주의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차 산업은 마케팅 측면에서 이미 널리 알려진 '실론티'를 계속 사용하기로 결정한다.


새 공화국 시작 4달 후, 개인 토지소유를 50 에이커(20헥타르)로 제한하는 토지개혁법을 제안된다. 영향받는 토지소유자는 대부분 스리랑카인이었지만, 농장 회사들을 향한 의도 역시 확실했다. 1975년 10월 16일, 3년간 세부 적용 방식 결정 후, 국회의장 스텐리 틸라커라트네(Stanley Tillekeratne)의 선언으로 3년 전 헌법에 서명한 동일한 펜으로 토지 개혁법이 서명된다.


예고된 혁명이었다. 415,000 acres(168,000ha)에 이르는 대부분의 농장이 정부의 소유가 된 것이다. 콜롬보의 농장 소유 회사들과 에이전시 하우스 같은 수많은 회사들이 문을 닫거나 기존 부차 사업이었던 라인의 지원을 받으며 어려움을 겪는다. 공황상태가 사업 부문 전반에 퍼져 나간다.


정부는 몇몇 기관을 설립하여 새로운 재산을 관리하고 운영한다. 국가농장협회(State Plantation Corporation)와 민족농장개발협회(Janatha Estate Development Board)가 차 산업을 관장한다. 차광고협회(Tea Propaganda Board) 후신으로 스리랑카 차위원회(Sri Lanka Tea Board)도 설립된다. 사기업이 운영하는 산업협회들도 이 시기에 설립된다.


‘무역’의 많은 부분은 아직도 사기업에 남겨져 있었다. 그러나 변화는 차 사업 전반을 휩쓸었다. 많은 영국 농장주들이 급속히 쇠락하여 고향으로 돌아가고 스리랑카인 감독과 관리자들로 대체되었다. 차 산업에 진출할 기회를 얻은 실론인들은 역사의 풍랑 속에서 변화를 이끌며 지금까지 차 산업의 키를 잡고 있다.




지속되는 건 변화뿐이다


16년간 스리랑카 정부가 차 생산과 수출에 대한 독점권을 행사한다. 이 시기 가장 중요한 발전은 새로 발견된 거대하고 풍요로운 중동시장의 성장이다. 이라크, 오만, 이란, 터키까지 스리랑카 차에 대한 수요가 광범위하게 커져갔다. 중동인은 강하고, 묵직하고, 진한(strong, full-bodied, dark-liquoured) 차를 선호하였다. 이러한 차는 저지대인 루후나와 사바라가무와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었다. 스리랑카 차 생산이 중앙고원지대에서 저지대로 확장되는 기회였다.


또 다른 변화는 소규모 차 재배농의 등장이다. 차 재배 지역 농부들이 자신의 토지인 작은 ‘차농장’에서 차를 채엽하여 근처의 공장에 운반하고 그곳에서 판매와 가공이 이루어졌다. 소농들은 국가의 많은 지원을 받았고 오늘날 차 생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1983년 첫 번째 티백도 생산된다. 몇몇 공장에서 제한된 수준의  CTC(‘cut, twist, curl’) 공법 기계화가 이루어진다. 사기업이 경영하던 1960년대에 도입된 차 수출세와 부가가치세도 폐지된다.


여러 발전도 있었지만 국유화 시스템 하에서 행정 문제, 노동문제, 재정적 손실이 계속해서 증가한다. 결국 국유화 실험은 한계를 맞고 구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된 90년대 초반, 1992-3년 스리랑카도 대규모 사유화를 실시한다. 국가가 농장 토지의 소유자로 남긴 했지만 사기업과 장기임대 관리 계약을 체결한다.




실론티 150주년 역사를 마치며...


실론티는 변화를 항해하여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며 2017년 150주년이 되었다. 1996년 처음 차 생산이 25만 톤을 넘기고 해마다 수출량은 다르지만 약 30만 톤이 생산된다. 현재 스리랑카의 차 산업은 운송, 교통, 인쇄, 포장 등 부차적인 산업을 포함하여 직간접적으로 스리랑카 인구의 20퍼센트가 관련되어 있다. 또한 국가 외환 수입 15%, 농업 수출액의 65%를 차지한다.


그동안 차 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많이 변화하였고 최근 스리랑카의 차 산업도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첫 번째로 많은 경쟁국가들이 차 산업에 뛰어들었다. 인도네시아, 케냐, 베트남 등의 신흥 차 생산국이 실론티를 바짝 뒤따르고 있다. 게다가 차를 한그루도 생산하지 않는 국가들도 차 배합과 포장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정통적 차제조법에 기반하는 실론티는 품질이 좋다는 명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인건비 상승이라는 문제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정통적 차 제조법은 사람이 찻잎을 채엽하는 노동집약적인 방법이다. 저렴한 인건비에 의존한 차농장에서 많은 노동력이 도시로 떠났고 정통적 차 제조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시대의 도전인 기후변화, 지속가능성, 환경이다. 또한 세계 각국의 소비자는 환경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생산을 주문한다. 차농장에서는 기후변화의 영향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고 특히 트로피컬 기후에서 가뭄과 폭우가 문제이다. 스리랑카는 지속가능성 인증제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변화와 피해에도 미리 대응해야 다.


식민지 단일 농업으로 시작되어, 독과 내전 그리고 사회주의라는 풍랑을 거쳐 살아남은 실론티!

과거 150여 년의 역사를 헤쳐 나온 경험으로 직면한 도전을 잘 헤쳐나가리라 기대하며..


겨울을 앞둔 11월의 마지막 날.

오늘은 실론티를 추억하며 따뜻한 홍차 한 잔 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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