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이다. 4주간 교육을 운영하며 건강이 나빠졌다. 핑계일 수 있지만 잠잘 시간이 부족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기가 빨려서(?)인지 운동은커녕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날 여유도 없었다. 그래서 4주간 나의 사생활은 멈췄다. 교육 외 시간은 에너지를 아껴 다음 교육을 준비하고 밝고 활기찬 에너지로 교육생들을 맞이했다. 나의 수많은 정체성 중 교육담당자만이 활성화됐던 시기였다(매번 그런 건 아니고 나의 시즌이니까 이해할 수 있다.).
교육담당자로서 내 교육에 대한 책임감이 크다. 내 교육을 참여한 사람들은 성장이든 재미든 사람이든 뭔가를 얻어가는 기쁨을 누리길 바란다. 교육 마지막 날 뿌듯함과 만족감을 느끼며 집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그래서 이왕 하는 거라면 더 이상 이렇게 못할 것처럼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래서 나를 갈아 넣었다(?).
모든 교육이 다 끝나고 팀 회의 시간에 "신입교육 운영해 보니 어떠셨어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매일 장사하는 기분이었어요. 아침에 가게문 열고 기분 좋은 노래로 손님맞이하고, 다 끝나고 가게 정리하고 다음 날 장사 준비하고."
매일 아침 교육장 300m 전부터는 일부러 뛰어갔다. 텐션을 올리기 위해서다. 차가운 공기 속을 달리며 아침 활력을 올리며 속으로 되뇌었다. 오늘도 힘을 내보자고!! 교육담당자의 에너지가 그날 교육생들의 기분과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기에 최대한 밝은 상태 에너지가 높은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그러한 나의 노력이, 그리고 이들에게 정말 알차고 보람된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나의 진심이 신입 분들에게도 전해졌나 보다. 모든 과정을 마무리하는 수료식 날, 정성으로 눌러쓴 편지와 직접 만든 초콜릿을 전한 신입 분도 계셨고, 메일과 메신저로 고맙다는 연락을 주신 분들도 계셨다. 써주신 코멘트에 눈물이 핑 돌았다. 요즘 정신적 체력적으로 많이 약해져서 눈물이 많아졌는데 이건 기쁨의 눈물이었다. 진정성은 통하는구나. 내가 고생한 보람이 있구나. 많은 것을 희생한 것도 맞지만 얻은 것도 많다. 복합적인 감정에 또 눈물이 났다.
정말 죽을힘을 다해서 운영했고 그 노력을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래서 교육담당자는 알아봐 주는 사람들의 마음에 보답하고자 또 힘을 낸다.(그리고 그 고마움을 알기에 나도 누군가의 노고를 포착하고 감사하려는 노력을 한다. 굳이 고맙다고 말하고, 굳이 정말 좋다고 말한다.) 나 역시도 자극이 많이 되었고 많은 성장이 있었던 시간이었다.
나는 알고 있다. 나는 말을 잘하는 교육담당자는 아니다. 누군가의 앞에 서서 말하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짧은 시간 앞에 서서 말할 때도 대본을 세세하게 써서 암기하는 편이다. 생각이 앞서다 보니 말이 꼬이고 반복해서 말하는 경향도 있다. 내가 교육담당자로서 운영 시 강화하고 싶은 부분이다. 프로페셔널하게 말하는 법. 매일 교육을 운영하며 이 부분은 조금 성장했다. 앞으로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나의 강점. 진정성이 나의 강점이다. 나는 교육 대상자들이 정말 잘되기를 바라고 무언가 얻어갔으면 하고 즐겁게 회사생활을 하길 바란다. 그래서 운영할 때도 항상 긴장하고 대기하고 준비하고 있는다. 교육이 끝나고 나서 뭉친 어깨를 내려놓는, 정말 진심으로 일하는 교육담당자다. 누가 보든 안보든 내 교육을 듣고 나가는 사람들이 뿌듯함을 느끼며 집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그런 사람이다.
사실 요즘 신입사원 분들 중에는 다른 회사에서 일하다가 오신 분들도 많고, 대부분 다수의 회사에서 인턴 경험을 갖고 있는 터라 기업의 신입사원 교육이 엄청 새롭다거나 기대감을 갖고 임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하는 말들이 얼마나 진심으로 와닿을지 걱정도 됐다.
애사심을 가지세요!라는 말은 이제 의미가 없을뿐더러 내 가치관도 아니다. 함께 직장 생활을 하는 동료로서,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에서의 삶이 수월하기를 바라는 사람으로서, 이분들이 우리 회사에 들어와서 하고 싶다고 말한 것들을 정말 맘껏 펼쳐내며 나름의 재미와 의미를 느끼며 직장생활을 하길 바랄 뿐이다. 그러한 나의 마음을 기획에서 운영까지 꽉꽉 담았는데 다행히도 내 진심이 닿은 것 같아서 나 역시 정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