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유인이자 경험주의자라는 자각
결국 타이밍의 문제였다.
다른 산업군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분명해졌을 때, 그리고 정말 내 존재가 필요한 곳에서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커졌을 때, 이미 마음속 사표는 수리되어 있었다. 다만 관건은 ‘언제’였다. 과장 승진을 경험하고, 그 달콤함을 충분히 누린 뒤 이직을 하는 것이 나름의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생은 대본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당연하다고 믿었던 승진에서의 누락. 그 사건은 퇴사의 타이밍을 앞당겼다. 처음엔 쓰라렸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 인생이라는 드라마가 더 흥미진진해지라고, 이렇게 일찍 겪지 않아도 될 시련까지 선물로 던져준 것이 아닐까. 삶의 엔딩은 정해져 있지 않다. 어떤 이벤트를 마주하든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해결하느냐가 나만의 서사를 완성해갈뿐이다. 그렇게 나는 예기치 못한 누락을 기점으로, 예상보다 조금 빠르게 다음 챕터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많은 직장인이 힘든 순간마다 퇴사를 떠올린다. 나 역시 그런 모먼트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그때의 퇴사 고민은 진심이라기보다 푸념에 가까웠다. '퇴사하고 싶다'는 마음은 좀 더 들여다보면 '지금 이 상황이 너무 힘들다'는 투정이었지, 정말 회사를 떠나야겠다는 마음은 아니었다. 실제로 퇴사를 결심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과 복잡한 사유의 과정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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