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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쿠바> 예약판매 시작

뼈를 갈아넣은 내 생애 첫 책

by 쿠바댁 린다

몇 년 만에 다시 일을 시작하고, 이사를 하고 정리하는 와중에 책 검수를 했습니다. 글자 한자, 사진 한 장도 잘못된 게 없게 하고 싶은 마음에 매일 새벽 3시까지 꼼꼼하게 확인하고 또 살펴보았습니다. 볼 때마다 숨어있던 무언가가 나타나서 출판사에 수정을 여러 번 요청하게 되어 미안한 마음이 컸지만, 저의 첫 번째 책을 읽는 독자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보다는 낫겠다는 마음에 심혈을 기울여 고치고 또 고쳤습니다. 소제목과 표지를 선정함에 있어서는 브런치 작가님들과 독자님들 그리고 인친님들(인스타그램)께 많은 도움을 받게 되어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이 한가득입니다.


출판사와 수많은 연락을 주고받다가 결국은 최종 결정이 마무리가 되었고 어제 오후에 출판사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예약 판매에 들어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일하고 있다가 갑작스레 소식을 듣게 되어 잠시 멍했지만 곧이어 가슴이 간질간질해지면서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스르륵 올라왔습니다. 참 묘한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쓴 글들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만들어졌고 그 책이 만인이 보는 인터넷 서점에 올라갔다는 겁니다. 믿기지가 않아서 갸우뚱하는데 저의 브런치 스승인 에린이가 연락을 주었습니다. 제가 너무 바빠서 며칠 연락을 못했더니 안부를 묻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에린이에게 출판사에서 받은 소식을 보내줬더니"언니, 예약판매 시작했네!"라고 하며 빨리 SNS에 올리라고 했습니다. 일을 하고 있던 중이라 정신이 없어서 좀 이따가 하겠다고 했더니 에린이가 자신의 SNS에 먼저 올리고, 함께 속해있는 모임에 <어쩌다 쿠바> 예약판매 소식을 알렸습니다.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는 에린이가 참 고마웠습니다.


잠시 후, 정신을 좀 차리고 나서 저의 SNS에 이 소식을 알렸고 많은 이들이 축하를 하며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저의 책 소식을 실었습니다. 예약판매를 완료한 인증숏과 함께 말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한 언니는 여러 권의 책을 주문하셨다며 연락을 주셨습니다. 제가 선물을 드려도 모자랄 판에...


아직까지 꿈인지 생시인지 왔다 갔다 하지만 어제부터 저도 세 군데의 인터넷 서점에서 책 한 권씩을 예약 주문했습니다. 오늘도 한 권씩 주문했고요. 예약판매가 중요하다고 해서요. :-)


저의 첫 책인 <어쩌다 쿠바>가 나오게 된 배경은 브런치입니다. 한결같이 따뜻하게 저를 응원해주시고 제 글을 아껴주시는 작가님들과 독자님들의 사랑으로 탄생하게 된 책입니다. 수개월 동안 퇴고를 했고 마지막에는 새벽까지 검수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습니다. 처음에 마음먹은 것처럼 독자들의 돈이 아깝지 않은 책을 만들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였고, 제가 보기에는 그러한 책인 듯합니다.


이 책은 저와 남편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쿠바의 역사, 문화, 경제, 변화 그리고 관광이 삶과 함께 어우러져 재미와 감동뿐만 아니라 책을 덮을 때면 마음이 따뜻해져 오면서 쿠바라는 나라에 대한 지식이 호기심으로 다가오는 걸 느끼실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는 게 당연하다. 익숙한 게 편하고 좋으니까. 하지만 두려움을 넘어서면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이 나를 반겨준다. 그리고 그 또 다른 세상은 나도 몰랐던 나의 달란트를 꺼내어 또 다른 인생을 살게 한다.


삶의 질이 완벽하다는 스위스 같은 나라에서도 자살률이 높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세상에 완전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경이 어떠하든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내 마음이었다. 이제 쿠바도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니, 어쩌면 이런 아날로그적이고 불편했던 날들이 눈물겹도록 그리울 날들이 오겠지? 그때가 되면 내가 왜 예전에 좀 더 즐기지 못했을까 후회할 수도 있을 테니, 지금 덥고 깜깜해도 웃음으로 이 순간들을 즐기는 게 현명할 것이다.


온 세상이 암흑 같은 지금도 사람들은 밖에 나가서 노래를 부르며 이 순간을 즐기고 있다. 그동안 그런 이들을 보면 생각 없이 산다고 여겨졌는데, 생각을 고쳐먹으니 그들이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으로 변해 있었다. 사실 그들은 아무것도 변한 게 없는데 말이다. 늘 그렇듯 정전이 되면 더워서 집 밖으로 나왔고, 심심하니까 노래를 부르고 음악을 튼 것뿐이었다. 이래서 생각이라는 게 참으로 중요하다. 나를 천국으로 데리고 갔다가 순식간에 지옥으로 빠뜨려 버릴 수가 있으니.




저의 첫 책이 탄생하게 된 것에 대해서 브런치 작가님들과 독자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이 책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아래에 있는 사이트에서 예약주문을 하시면 1월 22일경에 받아보실 수가 있습니다.(영풍문고, 인터파크, 쿠팡 등에서도 예약주문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전 글 '도움을 구합니다'에서 많은 분들께서 다양한 의견을 주셨는데 결국은 <14살 연하 쿠바 남자와 결혼한 쿠바댁 린다의 좌충우돌 쿠바 살이>에서 '의'만 빠지고 그대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의견 주신 모든 분들께 많은 감사드립니다. 이 소제목과 가장 근접하게 의견 주신 분들께는 약속대로 저의 책을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StanleyC @경리미 @뮌헨의 마리 다양하고 쌈박한 여러 의견을 주신 @똘맘 님 네 분께 제가 사인한 책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모든 분들께 다 드리지 못해서 너무 죄송합니다. ㅠㅠ


다시 한번 저의 글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이 모든 게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참, 어제 남편이 한국에 오기 위한 비자를 받았습니다. 그리하여 예정대로 2월 중순에 한국에 올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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