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를 갈아넣은 내 생애 첫 책
나이가 들면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는 게 당연하다. 익숙한 게 편하고 좋으니까. 하지만 두려움을 넘어서면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이 나를 반겨준다. 그리고 그 또 다른 세상은 나도 몰랐던 나의 달란트를 꺼내어 또 다른 인생을 살게 한다.
삶의 질이 완벽하다는 스위스 같은 나라에서도 자살률이 높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세상에 완전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경이 어떠하든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내 마음이었다. 이제 쿠바도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니, 어쩌면 이런 아날로그적이고 불편했던 날들이 눈물겹도록 그리울 날들이 오겠지? 그때가 되면 내가 왜 예전에 좀 더 즐기지 못했을까 후회할 수도 있을 테니, 지금 덥고 깜깜해도 웃음으로 이 순간들을 즐기는 게 현명할 것이다.
온 세상이 암흑 같은 지금도 사람들은 밖에 나가서 노래를 부르며 이 순간을 즐기고 있다. 그동안 그런 이들을 보면 생각 없이 산다고 여겨졌는데, 생각을 고쳐먹으니 그들이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으로 변해 있었다. 사실 그들은 아무것도 변한 게 없는데 말이다. 늘 그렇듯 정전이 되면 더워서 집 밖으로 나왔고, 심심하니까 노래를 부르고 음악을 튼 것뿐이었다. 이래서 생각이라는 게 참으로 중요하다. 나를 천국으로 데리고 갔다가 순식간에 지옥으로 빠뜨려 버릴 수가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