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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쿠바댁 린다 Mar 05. 2022

쉽게 돈 버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그 안에 담긴 비밀

쿠바에 살다가 한국에 돌아와서 가장 쇼크를 받은 것 중 하나가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거였다. 딱히 미래를 계획하지 않은 상태에서 십여 년간 다니던 회사를 갑자기 퇴사했고, 재테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아는 이들에게 소개받은 보험을 퇴사와 함께 해약하면서 오히려 손해를 많이 봤다) 그동안 모아두었던 돈으로 새로운 나라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새로운 나라에서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서 집을 사기로 했고, 집을 사기 위해서 영주권을 신청해서 받았다. 쿠바에서 집을 250여 개를 본 후 힘들게 산 그 집이, 남편의 몸을 망가뜨려가면서 1년 반을 수리한 그 작은 아파트가 이렇게 애물단지가 될 거라곤 당시에는 상상도 못 했지만 말이다.


나는 왜 쿠바에 집을 샀을까?라는 제목으로 2편의 글을 올리고 후속 편은 아직까지 올리지 못하고 있는데 사실 이 이야기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오늘도 남편은 석회질로 가득 차 버려 물이 잘 나오지 않은 배관과 사투를 벌이며 사촌인 수리공과 새로운 파이프를 찾고 있다.


호기심은 많지만 상상력이 딸리는 나는 사실을 바탕으로 글을 쓰기에 독자들이 받아들이는데 힘들 수도 있을만한 이야기는 글로 표현하기에 무리가 있어 나만 아는 이야기로 남겨두고 있다. 시간이 지나 내 마음이 편해지고 그 사건에 대해서 웃으며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때 즈음이면 아마도 제대로 글로 남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누구도 미래는 알 수 없지만 처음으로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을 겪으며 알 수 없는 미래가 더욱더 불투명하게 되었고 그 덕분에 나름 미래를 위한 투자로 쿠바에서 산 집도 애물단지가 되어 그 집에 고스란히 쏟아부은 얼마 안 되는 내 돈은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가버린 지가 벌써 좀 된 듯하다. 근데 그것도 모자라, 수리비만 계속해서 발생하니 답답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그동안 나는 돈에 대해서 크게 민감하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늘 일을 해서 돈을 벌었고, 내 사업을 하지는 않았지만 회사원으로서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기에 내 생활을 누리면서 어느 정도 저축도 할 수가 있었다. 나는 늘 돈보다는 행복이 우선이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다. 하지만 몇 년 동안 일을 하지 않고 야금야금 통장에 있는 돈을 갉아먹었더니 점점 숫자가 줄어들게 되었고 나와 사랑하는 이의 행복을 유지하기 위해서 다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찰나에 한국에 돌아오게 되었다. 코로나로 모든 게 힘들어지자 잠시 쉬러 온 것이었다.


자본주의 세상인 한국에 오자마자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느라 주식시장도 살펴보고 코인에도 관심을 가져 보았다. 쿠바와는 달리 너무나도 쉽게 인터넷에 연결이 되는 한국이기에 하루 종일 새로운 정보를 찾아보며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에서 놀라움의 탄성을 계속해서 질러대고 있었다.


내가 태어나서 사는 동안 한국은 한 번도 정체된 적이 없었다. 늘 빠르게 움직이며 변화를 해왔고 끊임없이 새로운 게 생겨 나와 아날로그 시대에 태어나서 아날로그 세상을 좋아하던 나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일 공부해야 했다.


특히나 나는 시간이 멈춘 나라에서 살다가 왔기에 그 시간이 불과 몇 년이라고 해도 급격한 변화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한국에 있는 사람들은 1분 1초를 아끼며 일을 하고 공부를 하고 돈을 버는데 내가 살았던 쿠바에서는 물건 하나를 구하기 위해 줄 서서 사고 나면 하루가 다 가버리니 시간이 금이라는 말은 전혀 통하지가 않았다. 어찌 보면 그런 이유로 쿠바에서의 단순한 삶이 좋기도 했다.


회사에서 일하며 월급 받는 게 일반적이었던 아날로그 시대와는 달리, 디지털 세상에서는 돈을 버는 방법이 너무나도 다양했다. 방송국보다 개인방송이 인기가 더 많아졌고, 다양한 플랫폼들이 계속해서 나오면서 일반인들도 물건을 쉽게 팔 수가 있게 되었다. 한 권의 종이책을 내기 위해서 수개월, 수 년동안 글을 쓰며 준비하던 것과는 달리 자신의 노하우가 있으면 금세 글을 써서 PDF 파일로 전자책을 만들어 판매를 하고, 웹소설을 써서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도 있었다. 블로그를 잘해도 돈을 벌고 인스타에서 유명해져도 돈을 많이 벌었다. 온라인 플랫폼 중에서 하나만 제대로 잘하면 돈을 어느 정도는 벌 수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돈을 버는 이들이 말했다. 당신도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아, 그래? 그럼 나도 해 봐야지.'


그렇게 마음먹고 여기도 기웃, 저기도 기웃하면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하는 사람들을 살펴보았다. 그들이 어떻게 해서 돈을 벌게 되었는지 어떤 식으로 해 왔는지 찬찬히 살펴보았더니 역시나 쉽게 돈을 번 게 아니었다.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남들에게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하기까지,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영혼을 갈아 넣을 만큼 피나는 노력을 했고, 실패를 하고 또 했다. 그 결과 지금은 눈 감고 있어도 돈이 들어오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경제적인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었고, 사람들에게 누구나 쉽게 돈을 벌 수 있으니 당신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디지털 세상에서 돈을 잘 그리고 많이 벌기 위해서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어느 사회에서나 그렇겠지만 디지털에서는 특히 더 진짜가 되는 게 필요하다. 모든 걸 쉽게 얻을 수가 있는 디지털 세상에서는 사람들의 관심도 쉽게 변하기에 그 변화에 맞춰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디지털 세상에서 돈을 잘 버는 이들은 변화를 편견 없이 받아들이고 그것을 자신에게 재빨리 적용했다. 그것은 곧 기회로 이어졌고 그 기회가 그들을 경제적 자유의 길로 인도해주었다. 또한 그들은 그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서 여전히 시간과 노력과 에너지를 투자하고 있었고, 남들이 볼 때 노는 것 같아도 노는 게 아니었다. 그들이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된다.


그래서 쉽게 돈 버는 방법이 있는가요? 그 비밀이 무엇인가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답하겠다.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서 파고들어라. 관심을 가지고 눈뜨고 있는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또 하면 지식이 쌓여가고 어느 날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된 나를 보게 된다. 그때부터는 디지털 세상에 있는 플랫폼을 통해 나를 알리고 내가 쌓아온 지식을 공유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파이프라인의 개수를 늘려간다. 시대의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


결국 쉽게 돈 버는 특별한 방법이란 건 누구나 아는 진실이었다. 세상에 공짜란 건 역시나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세상에서는 예전에 비해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진 건 확실했고, 예전에 비해서 지금은 방법을 알면 같은 시간과 노력 대비해서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것 같았다. 나도 내가 하고 있는 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서 현재 오프라인에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디지털 세상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어 가까운 미래에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랑하는 이들과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을 가져본다.


결국 돈이라는 건 내 삶을 행복하게 영위하기 위한 수단이지 돈이 삶의 목적이 되면 인생의 의미를 잃어버리지 않을까?


최근 별세하신 6천만 원에서 24조의 신화를 창조하셨다는 넥슨 창업주, 김정주 회장님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불과 54세 밖에 안 되신 분이, 한국에서 이재용 씨보다 재산이 많다던 분이 어쩌다 그렇게 세상을 떠나시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분의 스토리를 읽으면서 눈시울을 적셨고, 부디 지금 계시는 곳에서는 마음이 편하시길 두 손 모아 빌어본다.



P.S.

제 영혼을 갈아넣은 저의 첫 작품 <어쩌다 쿠바>가 현재 온. 오프라인 서점에서 절찬리에 판매 중입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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