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쿠바댁 린다 Jul 15. 2022

희망이 주는 힘

칠월의 반이 지나간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더 빨리 간다더니, 먼저 경험하신 분들의 말씀은 어쩌면 이리도 틀린 말이 없는지.

내가 좋아하는 숫자가 22여서인지 2022년에 대한 기대가 살짝 있었는데, 상반기를 돌아보면 어쩌면 은근슬쩍 내가 너무 큰 기대를 했나 싶기도 하다. 그렇다고 실망했다는 건 아니다.


1월 첫날부터 퇴사 5년 만에 다시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일을 시작했고, 2월에는 생애 첫 책이 출간되었다. 동시에 그토록 기다렸던 남편이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지 못했고 3월에는 러시아 전쟁으로 또다시 한국행이 좌절되었다. 4월에는 직원이 들어와서 회사에 활기가 돋아났는데 5월에 응급실을 가고 그로부터 일주일 후인 6월 초에 태어나서 첫 수술을 하게 되었다. 별거 아닌 줄 알았는데 전신마취와 몸 안의 일부를 제거하고 나니 확실히 피곤함이 남다름을 경험하게 되었고, 주사가 무서워지게 되었다. 게다가 평생 처음 경험해보는 일에 내 몸도 놀랐는지 다른 데도 이상이 발생하여 종합병원에서 뇌, 눈, 폐 등 처음으로 정밀검사까지 받아보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다. 결과는 모두 정상이었다.


처음으로 해 보는 수술을 통해서 큰 병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힘들지 알게 되었고, 잘 극복해 내는 분들이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내가 아파봐야 다른 이들의 고통을 이해하는 듯하다. 그리고 왜 사람들이 왜 개인병원보다 종합병원을 선호하는지도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되었다. 이 내용에 대해서는 다음에 자세히 기록해보려고 한다.


수술 한 지 한 달하고도 열흘 정도가 지나고 나니 몸도 많이 회복이 되어 이번 주부터는 정상적으로 일도 다시 시작하였다. 그리고 엊그제 직책도 변경하였다. 한국 지사장이 되었다. 처음부터 지사장 역할을 하고는 있었지만 직책은 부담스럽기도 했고 또 어색해서 그냥 예전 직책과 동일하게 팀장으로 시작하였는데 아무래도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내 마음을 다지기 위해서 해외에 있는 미국인 대표와 상의 후 변경하였다. 다른 변화 없이 직책만 변경되는 거라 특별한 건 없는데 어제 상사가 인터넷에 올린 나의 프로필을 보니 기분이 묘해지긴 했다. 무리하지 않고 길게 가는 게 목표라면 목표가 되겠다.


이제 몇 개월 후면 사랑하는 남편과 재회할 텐데 비행기를 탈 때까지는 모를 일이다. 이번에는 제발 무사히 한국에 올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럼 2022년 하반기는 좀 더 멋져지겠지? 


어떤 정신과 의사가 말했다고 한다. 15만 명의 환자들을 상담하고 보니, 인생은 참 불공평하고 운으로 되는 일이 많다고. 10개 중 9개가 힘들어도 한 가지의 일이 좋으면 살아지는 게 인생이라고. 듣고 보니 맞는 말 같기도 하다. 세상에서 나만 힘든 것 같다가도 어느 날 '희망'이라는 하나의 씨앗을 품으면 다시 세상이 내 것 같아 지니까.


그래서 나는 '희망'이라는 단어가 좋다.

오늘도 나는 희망을 싹 틔우며 남은 올해의 날들을 키워보아야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