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만나던 분은 어쩌면 내가 만났던 사람 중에 가장 바쁜 사람이었다.
분명 어제는 두바이였는데, 오늘은 런던이고 내일은 이라크였다. 그런 와중에 그는 꼬박꼬박 나에게 연락을 주었고 힘든 내색 한번 없이 늘 나를 챙겼다. 무엇보다 희한한 건, 세상 어디에 있든지 내가 힘들 때마다 전화를 주었다. 어떻게 알고는!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충격적인 사건의 그날, 우연이었겠지. 하필이면 그가 한국에 도착했고 나와 연락이 되지 않자 걱정이 되었는지 수많은 메시지를 남겼고 사실을 알고는 기가 막혀했지만 역시나 침착했다.
그 사람을 보면서 나는 알았다.
바빠서 연락 못했다는 말은 모두 핑계야!
요새 내가 딱 그러하다. 바쁘다는 핑계로 글을 쓰지 않고 바쁘다는 핑계로 할 일을 미루는 나를 보며 아침부터 반성해 본다. 오늘은 아침부터 마음이 바쁘지만 글 한 자 남기고 싶어 후다닥 책상에 앉아 브런치를 열었다. 그리고 노트북을 열어 내 마음을 한 자 한 자 띄어본다.
바쁜 게 아니라 게을러서요...
좀 더 부지런하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오늘은 다시 시작한 일을 하며 맞이하는 첫 출장. 살짝 설레려고 하는 그런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