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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쿠바댁 린다 May 04. 2020

쿠바는 지금


쿠바에 와서 살게 된 지도 어느덧 1년 6개월째에 접어들었다. 나의 거주지는 쿠바의 수도인 아바나(La Habana)인데 동서로 길게 펼쳐진 쿠바의 지도에서 아바나는 가운데에서 보면 왼쪽 상단에 위치하고  있다. 쿠바는 지리적으로 크게 서부(occidente), 중부(centro) 그리고 동부(oriente) 이렇게 셋으로 나누는데 아바나는 서부에 있는 곳이다.


스페인어에서 알파벳 H는 묵음이라 소리가 나지 않으므로 하바나라고 표기하지 않고 아바나라고 표기하였다. 영어로는 하바나이다.


파란색 화살표 표시가 있는 곳이 수도인 ‘아바나’ 이다


지금까지 내가 쿠바에 살면서 방문을 했던 장소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 다음과 같다.


1. 비냘레스(Viñales) - 위의 지도에서 아바나 왼쪽(서쪽)에 Pinar del Rio(삐나르 델 리오)라고 적힌 주에 있는 도시이며 쿠바 최대의 시가 생산지로 유명하다. 각종 농작물이 풍부하게 재배되고 산도 강도 멋져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2. 바라데로(Varadero) - 아바나 오른쪽에 Matanzaz(마딴사스)라고 적혀있는 오른쪽 빨간 핀이 위치한 곳이며 쿠바 최대의 바닷가 휴양지이다. 여름휴가철이면 외국에 살고 있는 쿠바인들도 모두 이 곳에 가족들과 와서 휴가를 보내고 간다.


3. 쁠라야 히론(Playa Giron) - 바라데로와 같은 마딴사스 주에 위치해 있지만 지리적으로 보면 지도의 위쪽이 아니라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어 시엔푸에고스(Cienfuegos) 주에 가깝다. 이 곳은 한적한 바닷가 시골 마을로 바다 색깔이 아주 예쁘고 물고기들이 많아서 스노클링과 스쿠버다이빙으로 유명하다.


4. 시엔푸에고스(Cienfuegos) - 쿠바에서 유일한 프랑스 식민지(19세기 때) 였던 곳이라 스페인 건축양식 외에 프랑스 건축양식도 볼 수 있다. 리틀 프랑스로도 불리는 이 곳은 쿠바에서 가장 깨끗하고 정돈이 잘 된 도시이며 Cienfuegos 주의 주도이다.


5. 뜨리니다드(Trinidad) - 집집마다 색색깔 다른 칼라가 주는 매력으로 아기자기하며 참 예쁜 이 곳은 오랜 시간 동안 사탕수수 노예들의 슬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두 얼굴의 도시이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상띠 스피리뚜스(Sancti Spiritus) 주에 속해있다.


6. 산따 끌라라(Santa Clara) - Villa Clara 주의 주도이며 1959년 쿠바 혁명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체 게바라의 기념관이 모셔져 있는 곳이라 체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방문하는 곳이다.


7. 까요 꼬꼬(Cayo Coco) & 까요 기예르모(Cayo Guillermo) - 왕들의 정원(Jardines del rey)이라고 불리는 만큼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의 깊이가 다르다. 지금까지 내가 쿠바에서 본 가장 아름다운 바닷가인 쁠라야 삘라르(playa pilar)가 이곳에 있고 특히 이 섬으로 들어갈 때 양 옆으로 갈라져 있는 바다는 정말 압권이다. Ciego de Avila 주에 위치해 있으며 위의 지도에서는 Santa Clara에서 오른쪽으로 좀 더 가면 위치해 있는 곳이다.


내가 방문 한 곳들은 나도 여행을 하러 간 곳이어서 모두 관광지로 유명한 곳들이다. 까요 꼬꼬(Cayo Coco)는 아바나에서 너무 멀어서(자동차로 약 8시간) 한 번만 방문을 했지만 나머지 장소들은 모두 여러 번 다녀왔다. 특히 트리니다드의 경우는 친구들이 나를 방문할 때마다 가는 곳이어서 쿠바에서 제2의 고향 같은 편안하고 정겨운 곳이기도 하다.


동쪽으로 가면 갈수록 덥고 거리도 멀어서 아직까지 동쪽 지방은 못 가 보았는데 동쪽지방에 아름다운 것이 아주 많다고 들었다. 그래서 올해는 꼬옥 동쪽을 여행하리라 계획을 했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로 모든 길이 막혀버려서 언제쯤 가 볼 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작년에 친한 동생 커플이 동쪽 여행을 할 때 혼자서 아바나에서 기차를 타고 동쪽에 가서 동생들을 만나 같아 여행을 하려고 했으나 혼자는 위험해서 절대 못 보낸다는 남편의 적극적인 만류에 포기를 한 가슴 아픈 기억이 있다. 그때는 쿠바의 제2의 특별 시기여서 석유 부족으로 여행사 장거리 버스가 운행이 금지되었고 남편은 한참 공사 때문에 바쁠 때라 함께 갈 수가 없었다.


아바나 출신인 남편은 동쪽 사람들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래서 더더욱 나 혼자는 위험해서 동쪽에 보낼 수 없다고 한 것이었다. 그런데 남편뿐만 아니라 이 곳 아바나 사람들은 대부분 동쪽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고 약간은 미개하고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나는 동쪽이 더욱 궁금하고 아바나로 이주한 동쪽 사람들 말고 그곳에 사는 동쪽 사람들을 경험해 보고 싶은 마음이 크기도 하다.


내가 경험한 쿠바에서의 삶은 아바나 기준이지만 이 곳에는 여느 다른 나라의 수도들과 마찬가지로 아바나 출신뿐만 아니라 쿠바 전역에서 모여든 다양한 사람들과 외국인들 그리고 관광객들이 모여서 살고 있다. 그런 이유로 내가 겪는 쿠바와 쿠바인들을 스트레오타입로 간주해도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


그래서 지금부터 나는 내가 경험한 쿠바 사회와 쿠바인들의 삶과 문화에 대해서 조금씩 얘기를 해 보려고 한다.


이름하여 [쿠바는 지금]


살면서도 이해가 안 되는 것 투성이인 이 곳이지만 인생 자체가 원래 그런 게 아닌가?


그동안 쿠바에 대해서 하고픈 얘기들이 참 많았지만 정리도 안되고 뭐부터 시작을 해야 할지 감이 안 와서 계속 미루고 있었는데 이제는 때가 된 것 같다.


내가 보고 겪은 것들을 조금씩 기록해보며 함께 쿠바에 대해서 알아가다 보면 나도 몰랐던 쿠바를 알게 되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기대감을 가지고 

출바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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