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과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때로는 오지랖이라 하겠지만

by 빵글빵글



며칠 전 살벌하게 무더웠던 여름날, 가게로 한 손님이 찾아왔다.


155cm 정도의 키, 백발의 머릿결, 시원한 모시 셔츠와 마실 가방을 들고 계신 할머니.


순간적으로 심장이 쿵. 내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나의 할머니와 닮았다.


내 사랑과 닮은 사람을 보면 괜히 눈시울이 붉어지는 경험, 다들 해본 적 있을 것이다.



- 안녕하세요. 필요한 거 있으세요 할머니?


사실 할머니라는 단어를 내뱉는 순간에도 목소리 끝이 떨렸다.


- 화장실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있을까예..


조심스럽게 개미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하시는 모습마저, 85세에 소녀다운 내 사랑과 너무 비슷했다.


- 저쪽으로 쭉~ 가시면 있어요. 그냥 사용하시면 돼요


- 고맙습니데이


초행길을 오른 여행자의 한 걸음을 나도 모르게 끝까지 지켜봤다.


그리고 5분 흘렀을까. 가게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리시는 모습으로 한참을 서 계셨다.


38도의 여름날에 누굴 그렇게 기다리시는지. 가게 안으로 들어오라 말씀드리니 수줍어하시며 들어오시는 소녀 같은 손님


그리고는 도넛 2개를 포장해 손에 쥐어드렸다.


- 할머니~ 저희 할머니 같으셔서요. 이거 당 떨어질 때 드세요.


- 아이고.. 내가 사께요. 뭐 이런 거를 다 ..


- 아녜요. 진짜 저희 할머니 같으셔서요. 보고 싶네요 할머니


- 아유 고맙습니데이 아가씨 잘 먹을게예


돌아서는 순간에는 눈시울이 붉다 못해 코 끝까지 찡했던 여름날





우린 서로 베풀어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나는 하루에 100명이 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어떨 때는 서비스업 엿 먹어!! 하고 소리 지르고 싶을 때도 참 많다^^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손님들이 오실 때는 선행/호의/센스/친절 등등 이런 긍정적인 단어는 저 깊이 내려앉는다. 수심 5백 미터쯤 되려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에 남는 손님 한 분 한 분 덕분에 장사를 킵고잉 할 수 있는 것 같다. 아마 저 할머니가 아니었다면 난 또 매출 걱정 경기 한탄을 하며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봤겠지.


어렵지만, 힘들수록 서로 베풀어가기로. 어떤 행동을 할 때, 곱씹을 수 있는 선한 행동을 많이 하기로.


맥주 한 잔 하면서 또 다짐한다. 내일 하루도. 버티고. 화이티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