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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이 Jul 17. 2024

잘생긴애 옆에 잘생긴애.

얘들아, 자꾸 힐끔힐끔 보지 말아줄래.

중딩들 사이에서 핸폰 만지작 거리는 아줌마도

너희들 만큼이나 뻘쭘하단다.

다들 어색해서 핸드폰만지고 있는거지?

아줌마가 이상해서 쳐다보는거 아니지?


한명은 와이파이 비번 알아내려고 인포앞을 얼쩡거리고 한명은 핸드폰 속으로 들어갈듯이 초집중해서 게임하느라 바쁘고 한명은 가방버려놓고 어딜 그렇게. 왔다갔다하는지 정신사납다.

그냥 하던대로 핸드폰 하면서 앉아 있자.


그나저나..구석진데 있는 너!!

어딜가나 꼭있는 캐릭터라 낯설진 않지만, 반갑지도 않구나.

쎈 꺼내놓고 보란듯이 수학 풀고있는 너란 녀석. 

너도 숙제하는 거겠지만서도..시간아끼려 그려는건거 알겠는데 꼭 그래야하는거지? 아줌마는 너만할때 안그래봐서 아직도 신기하고 이해가안가고 궁금하고 그래.

일부러 그러는건지. 관종인지. 다른사람 시선이 안느껴지는지 말야.


미안해. 아줌마가 수학에 쌓인게 많아서 너의 기특한 마음에 괜한 태클이다. 암쏘쏘리


그나저나 니네 두발자유화 아니니?

내일 다같이 방학 앞두고 두발검사한대?

다 같은 교복입고 순차적으로 왜 계속 들어오는건데?그 와중에 집에가서 옷 갈아입고 온 너는 잘생겨서 자꾸 눈길이 가게하니? 살짜쿵 아이돌느낌이 나는게 너희 엄마가 바라볼때마다 참 뿌듯하시겠어. 어쩜 팔다리도 저리 길고 예쁜지.. 부럽다야. 아줌마는 집에 남자가 셋이나 있어서 남자라면 질린줄알았는데 널보니 그건 또 아닌것 같구나 오호호. 덕분에 기다리는게 하나도 안지겹구나. 고마워.


아. 아까 동분서주 바쁘게 왔다갔다하던애가 네친구니? 널 기다린거였구나? 그럼 대기 같이 걸어주지..쟤도 참 융통성없다. 너 목빠져라 기다렸거든. 근데..니네 혹시... 아니지?그렇게 가까이 붙어서 핸드폰 같이 보면서 손 부딪히고 서로의다리에 손올리고 하지말아줘. 플리즈~


아줌마가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어봐서 그런 상상 많이 하니까 자제해 줄래?


그러고 보니 아이돌 닮은 너는 머리 길이도 참 좋고 눈도 깊고 맑은데 이시간에 미용실은 왜 온거니? 친구아니랄까봐 가방은 바닥에 버려놓는건 똑같구나. 그 가방 수업시간 에가져가서 베고자지는 않길바라. 잘생긴다고 정리도 잘하는 건 아니야. 그럼. 사람이 다 완벽할 수는 없는거니까. 아줌마는 이해한다.


어머! 니네둘이 자꾸 그러니까

다른친구가 슬쩍 일어나서 나가잖니

잘생긴 너 자꾸 한놈만 볼거니?

공평하게 친구들 다 바라봐줘.

남자들은 서운하고 삐쳐도 말 못한다고.


어디가나 이래서 홀수는 안되는거야.


친구왔다.

얘들아. 친구 돌아왔잖아.

왜 유령취급해.

고개를들어 눈길한번만 줘. 응?


핸드폰이 중요해, 친구가 중요해.

잘생겨도 그런식이면

이뻐해줄 수 없어.알겠니?


에구~ 아줌마 호명한다.

니들 게임 그만하고 사이좋게 있다가

머리 예쁘게 하고 딴데 가지말고 바로 집으로 가. 


알았지?

덕분에 대기실에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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