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둘이 모이면...

by 선이

"엄마 엄마 이거 봐봐요."

"하나, 둘, 셋, 넷."


갑자기 나타난 형제들은 서로 마주 보고 거울인 양 똑같이 춤을 춘다. 짱구 춤을 추고는 운전하듯 손을 돌린다. 그리고는 엉덩이를 내밀며 흔들어 댄다. 이제 140cm 갓 넘긴 남아 둘이 이러고 논다니 혀를 끌끌 차게 된다. 아이들 말로는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이라는데, 내가 보기엔 둘이서 즉흥적으로 만든 것 같다. 이런 유치 찬란하면서 유혹적인 춤을 아이들이 단체로 춘다고 생각만 해도 너무 끔찍하기 때문이다. 신성한 학교에서 이런 춤을 춘다는 건 교권이 무너지다 못해 땅 속까지 들어간 것 아닐까. 아니면 학교 강당에서 요정들이 날아다니는 것 같은 호그와트 학교로 다 변했거나.




"오빠, 그거 알아?"

"뭐?"

"쟤 6개월 후에 중학교 간다."

"....."


사춘기가 온 것 같다가도 이럴 때 보면 아직도 유치원생 같고. 그래서 다행인 것 같다가도 걱정이 되고 그렇다. 이건 마치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를 키우는 느낌이다.


"그래도 오늘은 둘이 사이가 좋다?"

"그런 말 하지 마. 얼른 취소해. 퉤 퉤 퉤!"


간호사들 세계에서 해서는 안 되는 미신 같은 금지어가 있다면 우리 집에도 그와 비슷한 금지어가 몇 개 있다. 그중 하나가 '사이좋게 지낸다'인데, 역시나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소파에 기댄 등이 쿵쿵 울려댄다.


"어? 이거 형이 먼저 그런 거야?"

"쿵! 그래 내가 했다. 어쩔 건데?"

"어쩌긴. 형도 똑같이 해야지."

"내가 바보냐? 가만히 있게? 해봐? 해봐!"


쿵쿵쿵! 악! 퍽! 쿵쿵! 집이 부서질 것 같은 소리가 난다. 또 시작이다. 이 정도 소음이면 공사 현장과 다를 바가 없다.


"둘 다 그만하지 못해!! 각자 방으로 들어가!"


이제 막 싸움을 시작한 아이들을 떼어놓기 위해 나는 소리쳤다. 아이들은 서로를 노려보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방 안에서는 여전히 소란이 가시지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의 평화가 찾아왔다. 나는 깊은 한숨을 쉬며 남편을 노려보았다.


"내가 말 조심 하라고 했지~"

이렇게 하루가 간다. 아들 둘이 있는 집에서 평화란 그저 신기루 같은 것. 그래도 그들이 싸우다 웃다 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 한편이 따뜻해진다. 어쩌면 이 모든 난리법석이 그들만의 성장통일지도 모른다. 그들이 이렇게 성장하면서 나도 함께 배우는 중이다. 결국, 이 모든 혼란 속에서도 사랑과 웃음이 넘치는 집이니까. 내일은 더 큰 소리로 웃고, 더 큰 소리로 싸우더라도, 그저 우리 가족의 일상일 뿐. 그렇게 또 하루가 간다. 마치 작은 전쟁 속에서도 피어나는 꽃처럼.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만화 카페를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