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카페를 가다

by 선이

만화 카페를 가다

형아, 형아는 뭐 읽을 거야?"

"나는 당연히 메이저지~"

"원피스 안 볼 거야?"

"그거 먼저 보면 스포 같잖아. 모을 때마다 볼 거야."


방학 때 하고 싶은 to do 리스트에 늘 들어가는 만화카페에 가는 날이다. 무엇을 볼지, 몇 시간을 이용할지, 음료는 어떤 것을 먹을지 이야기 나누며 카페에 도착했다. 여러 번 이용해 본 덕에 서로 알아서 카운터에 신발장 키를 맡기고 자연스럽게 책을 고르러 간다.


음료는 언제나 복숭아 아이스티. 가게에서 사 먹는 음료 중 가장 돈이 아깝다고 생각이 들지만, 기본 음료이기도 하고 아이들이 탄산을 못 먹기에 어쩔 수 없이 오늘도 1300원을 주고 주문한다.


만화는 집중해서 그림과 글을 함께 읽어야 하기에 서로 터치나 대화가 있으면 안 된다. 이건 우리 가족만의 규칙인데, 그래서 카페에 사람이 없는 오늘 같은 날에는 각자 자리를 잡고 앉아 만화책을 쌓아두고 각자의 스타일대로 독서를 시작한다.

나는 에어컨 바로 밑 커다란 소파에 잠만보 인형을 등에 기대고 편안히 눕듯이 자리를 잡았다. 남편은 찜질방 토굴 같은 곳에 엎드려서 책을 보기 시작했고, 아이들은 각자 2층방 한 칸씩을 맡아 정자세로 만화를 본다.

욕심껏 많은 책을 쌓아두었지만, 1시간 동안 읽은 책은 고작 3권이다.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내일이라도 당장 다시 오고 싶지만, 그럴 수 없기에 더 아쉽기만 하다. 그래도 오늘 하루는 가족 모두가 만화의 세계에 푹 빠져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각자의 독서 스타일을 존중하며 만화를 읽는 이 시간이, 앞으로도 우리 가족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다음번 만화카페 방문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지 카페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아이들은 오늘 본 만화 이야기를 쏟아냈다. "엄마, 오늘 본 원피스에서 루피가 진짜 멋졌어!" "아빠, 메이저 다음 편 너무 기대돼!" 서로의 독서 경험을 나누는 시간도 소중했다.

집에 도착한 후에도 만화카페에서의 여운이 남아 있었다. 아이들은 자신이 본 만화책을 떠올리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나는 만화 속 장면들을 떠올리며 미소 지었다. 만화카페에서의 하루가 가족에게 얼마나 큰 즐거움을 주었는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이번 방학 동안 만화카페에 몇 번 더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매번 오늘처럼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가족과 함께하는 만화카페의 추억이 우리를 더 가깝게 만들어 준다는 사실이 정말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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