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꿈꾸게 된 어느 날

by 선이

처음엔 그저, 신나게 노는 기분이었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서, 함께 합격한 동기들과 매일같이 글을 썼다.
"1년에 100개 글 올리기"라는 약속을 걸고, 서로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로 하이파이브를 날렸다.
누가 글을 올리기만 해도, "좋아요 부대"가 출동했다.

그래서였을까.
어느 날 내 글 하나가 뜨더니 조회수 10,000을 넘어버렸다.


구독자 급등 작가?
내 이름이 리스트에 올라간 걸 보고는 기쁜 마음에 핸드폰 캡처를 10장이나 찍었다.
순위에 오른 브런치북을 보며,
'이거... 나중에 손주들한테 보여줘야지'
진지하게 생각했다.

그렇게 어깨에 바람 한가득 들어간 채 글을 쓰던 어느 날 브런치 등단을 도와주신 이은경 선생님이 ‘Book Project’를 연다는 소식을 올리셨다.


출간을 목표로 원고를 쓰고, 첨삭을 받는 수업.
평소 같으면 "나 같은 게 무슨..." 하며 지나쳤을 텐데, 그날은 묘하게 용기가 났다.
'간다. 무조건 간다.'

하지만, 막상 신청하려니 문제가 있었다.
수업 신청은 '바로 결제'가 아니었다.
내 글, 주제, 방향을 정리해 제출하고, 심사를 통과해야만 결제 링크가 열렸다.
쉽게 말해, "일단 실력 검증부터."

게다가 수강료가... 웬만한 아줌마 심장을 덜컥하게 만들 정도였다.
'아무나 할 수 없게 하려는 의도였나?'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나는 미친 듯이 합격하고 싶었다.
내가 가진 모든 경험, 써왔던 모든 이야기들을 글로 토해냈다.
마치 한 방에 통과하지 못하면 지구 끝까지 달려가야 할 것처럼.

그렇게 나는, 처음으로 책이라는 꿈에 발을 들여놓았다.
어쩌면, 인생에서 제일 쫄깃했던 지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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