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과 떨림이 뒤섞인 오후

by 선이

2024년 4월 3일.
브런치 동기 단톡방은 합격 발표를 기다리는 수험생들처럼 술렁거리고 있었다.
오전 중에 발표가 나올 거라던 소문과 달리, 정오가 지나고 오후가 되어도 아무 소식이 없었다.
"왜 아직도 안 오죠? 저만 안 온 걸까요?"
"혹시 오늘 발표 안 하는 거 아니겠죠?"
알림 창은 긴장과 설렘으로 끊임없이 울렸다.

오후 4시가 가까워져서야 하나둘씩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저 합격했어요!"
"저도요! 같이 가요!"
합격한 동기들은 서로 축하를 주고받았고, 아직 소식을 기다리는 우리는 핸드폰만 뚫어져라 바라봤다.
나 역시 부러움을 한가득 담아 축하 인사를 보내면서, 마음 한편으로는 메신저 앱 위에 떠오를 '새 메시지'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30분쯤 지났을까. 드디어, 내 폰에 알림이 떴다.
"축하합니다."

왔다. 진짜 왔다!

심장이 쿵, 쿵, 요란하게 뛰기 시작했다. 떨리는 손으로 메시지를 눌러 자세히 들여다본다.
맞다.
합격이었다.
분명히 내 이름이 적혀 있었고, '북 프로젝트'라는 단어도, 그리고... 결제 링크까지.

숨길 수 없는 기쁨에, 단톡방에 바로 소식을 알렸다.
"저도 합격했어요!"
여전히 기다리던 작가님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이 오랜만의 '합격'이라는 두 글자를 아주 실컷 음미하고 싶었다.

그날은 온종일, 단톡방이 축하와 환호로 가득 찼다.
모두가 서로의 기쁨을 나누는 따뜻한 하루였다.




그리고 다음 날.
나는 핸드폰 화면에 뜬 결제 링크를 한참 바라보다가, 깊은숨을 들이쉬었다.
'이건 그냥 수업비가 아니야. 내 미래에 투자하는 거야.'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잔액을 몇 번이나 확인한 끝에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거금을 결제했다.

손끝이 살짝 떨렸다.
그 떨림은, 두려움이 아니라 설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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