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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에 뭐 할까?

by 선이

"학생들은 좋아하지만, 학부모들은 싫어하는 것은?"


정답은 '방학'이다. 12월이 되기도 전에 아이들은 중요한 날에만 센다는 디데이를 만들어 방학식 만을 기다리고 있다. 여름방학 끝났다고 만세를 외친 게 엊그제였던 것 같은데 벌써 겨울방학이라니. 이럴 때 새삼 시간이 빠름을 느낀다. 이번 겨울 방학은 봄방학이랑 합쳐져서 온전한 2 달이라고 했던 것 같아 불안한 마음으로 3월마다 학교에서 배부되는 학사일정으로 된 L자 파일을 꺼내어 날짜를 확인해 본다. 봄부터 두려웠던 겨울이, 옛날엔 좋았지만 지금은 싫은 그 기나긴 방학이 이제 코앞에 놓여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시작한 엄마표 집공부는 방학 때가 되면 할 일이 몇 배로 많아진다. 시간적 여유가 많은 방학을 이용해서 '평소에 하지 못하거나 부족했던 부분을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1호가 어린이집 다닐 때부터 했으니까 어느새 10년 차가 되었다. 매 방학마다 아이의 시기에 맞는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책과 강의를 찾아보고, 필요한 장소나 자료들을 준비하는 삶이 피곤하고,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마다 생기는 좌절감에 다음 방학은 안 할 거라고 매 번 다짐하지만 내년엔 하지 말고 사 먹자는 김장 담그기처럼 또 방학이 다가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엑셀을 클릭해 스케줄표를 만들기 시작한다.

10년의 엄마표 방학생활을 하다 보니 이제 해야 하는 것, 하고 싶은 것, 안 해도 되는 것을 구분 지어할 일들을 순위를 매길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하고 싶은 것과 안 해도 되는 것은 아무래도 각자의 상황과 취향에 따라 정해질 수밖에 없기에 '해야 하는 것'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방학 동안 꼭!! 해야 한다기보다는 '방학 동안 꾸준히 해보니 좋더라' 하는 권고 사항이니 참고만 하시길.


첫 번째는, 건강체크이다.

학교에서 매 년 건강검진을 의무적으로 하게끔 하지만, 성장기 아이들은 한 달, 한 계절이 지날 때마다 눈에 띄게 달라져있다. 검진차 병원에 가도 의사 선생님이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마다 확인을 해보자는 말씀도 아마 같은 이유에서 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매 방학마다 치과와 안과는 꼭 검진을 하러 간다.


두 번째는, 학원 상담이다.

집공부의 단점은 아이의 공부상태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단원평가를 보기는 하지만, 그것으로는 판단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학년이 올라가는 겨울방학에는 영어와 수학, 과학을 각 전문학원에 상담을 신청하고 테스트를 보도록 한다.(테스트 비용 有) 1년간 했던 공부가 제대로 되어있는지, 부족한 부분은 어떤 것인지 엄마인 내가 평가를 받을 수 있어 좋다.


세 번째는, 한자 공부다.

우리 집은 방학마다 한자 시험을 본다. 1호와 내가 한 팀이고, 2호와 남편이 한 팀이다. 한자를 시험 보려는 의도는 아니었고, 사실 한자를 익히려는 목적이었는데 몇 번 도전해 보니 나 조차도 목표가 없으면 아이를 끈기 있게 끌고 가지 못하는 것을 경험했기에 아이에게는 성취감을, 나에게는 끈기를 주기 위해 매 방학마다 우리 가족은 한자시험을 본다. 한자를 가르치는 이유는 단연 어휘력 때문인데 국민학교를 다닐 적에 교장선생님이 방학마다 내주신 천자문이 사는데 너무나 유용하게 쓰이는 경험해 본 터라 이 부분은 우리 아이들에게 무조건 지도할 계획이다. 한자는 한국에 살 거면 인생에, 생활에 필수요소더라.


네 번째는, 독서 다.

진부하고도 당연한 얘기라 하품이 나왔을 수 있다. 지겹도록 들은 그놈의 책! 독서는 방학 동안에는 무조건 하루에 2시간씩 넣는다. 처음에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아무 책이나 정해진 시간에 앉아서 읽는 것으로 시작했다. 저학년 때는 읽어주는 시간이 대부분 이었고, 중학년 때는 같이 나란히 앉아 각자 책을 읽는 시간으로 바꾸었다. 지난 방학 때는 학습만화와 비문학책, 동화책을 2:1:1의 비중까지 끌어올렸고, 이번 방학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삼국지를 각자 전집으로 읽어보기로 아이들과 계획을 세웠다. (1호는 청소년 시리즈물, 2호는 글로 된 어린이 전집) 책을 다 읽으면, 원하는 만화책을 보상으로 받을 생각에 두 아이 모두 의욕이 활활 타오른다.


다섯 번째는, 운동 이다.

독서만큼 자주 듣는 운동. 이건 사실 아이보다는 엄마인 나를 위한 거다. 방학이라고 아이 본다는 핑계로 집에만 있을 것 같아서 아이와 함께 놀아주는 시간 겸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려 계획표에 넣었다. 스키나 스케이트, 수영 등 계절성 운동은 매일 혹은 매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이벤트 활동으로 생각하기로 하고, 방학 동안 가족이 함께 하고 싶은 종목을 정해 주 2~3회 하고 있다. 지난겨울방학에는 뒷산 오르기 & 산책, 여름방학에는 배드민턴을 했었고, 이번 겨울방학은 줄넘기를 하기로 정했다. 운동은 장비발이기에 아이유 러닝화와 LED 줄넘기는 쿠팡맨에게 부탁해 둔 건 안 비밀이다.


마지막은, 여행 이다.

1호와 2호는 어른들에게 받은 돈을 차곡차곡 통장에 모아둔다. 여행을 가기 위해서다. 우리 가족은 방학이 끝나면 다음 방학 때 가고 싶은 여행장소를 정하고, 필요한 여행 경비를 알아본다. 여기까지 읽고 눈치챘겠지만 여행경비는 1/N이다. 어린이라 약간의 차감은 해주지만, 앞자리 수는 무조건 동등하게 맞춘다. 제주도, 스키캠프, 놀이공원.. 꼭 해외여행이 아니더라도 거금이 드는 장기여행은 각출이다. 돈을 모으고 준비하는 학기 중에는 방학을 기다리는 설렘이 있고, 방학에는 소중한 추억을 하나 만들며 그곳에서 책과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많은 것을 알 수 있어 방학동안 여행계획은 꼭 넣기를 추천한다.


나는 지금 주말에 상의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부지런히 스케줄표를 만들어 출력을 하고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아이들이 세세한 내용을 채워 넣고 수정하여 가족 모두 OK 사인을 하면, 이제 우리만의 2023 겨울방학은 시작되는 거다. 이번 방학은 또 얼마나 많은 일들이 일어날지, 또 얼마나 몸과 마음이 자랄지 기대가 된다.


결론은, 나만 화를 안내면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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