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요약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게임들이 나오고 있다. 거기다 돈도 벌 수 있다니, 블록체인 기술은 엄청난 기술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효율적인가? 그렇지 않다.
1. P2E가 무엇일까?
블록체인 게임을 통해 생활비를 벌 생각은 집어넣는 게 좋다. 위메이드가 개발한 미르 4에서 일주일 동안 열심히 특정 아이템을 모아 현금화해서 버는 돈은 만원도 되지 않는다. 물론 게임을 해서 돈을 벌었다는 것에 의의를 두는 쪽이라면 말리지는 않겠다.
P2E( Play to Earn)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개념으로 돈을 써가면서 게임을 하는 기존의 개념에 반대되어 내가 노력한 만큼 게임에서 소득을 가져갈 수 있다는 뜻이다.
위메이드 게임 '미르 4'
사실 리니지, 디아블로 등 다양한 게임에서 이미 아이템, 계정 등을 팔아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물론 불법적인 사이트를 통해 거래하는 것이지만 게임 안에서 수익을 얻는다는 것이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기존 거래가 개인끼리의 직접적인 거래였다면 P2E 게임 플랫폼의 경우에는 특정 아이템을 모아 토큰(코인과 토큰의 차이)으로 교환해주고 이 토큰을 자체적인 암호화폐로 교환을 해주는 시스템이다.
2. 위메이드 토큰 생태계
위메이드 토큰 생태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르 4’에서 사용되는 흑철이 어떻게 빗썸에서 내 통장으로 들어오게 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하나의 토큰이 아니라 드레이코, 위믹스 크레딧, 위믹스라는 세 가지 토큰을 통해서 수익화가 이루어진다.
가상화폐 거래소에서는 위믹스만 취급한다. 거래소에서 다른 코인(드레이코, 위믹스 크레딧)을 현금으로 지급하지 않는다. 게임 아이템을 취급하는 토큰(드레이코)으로 교환해주고 그 토큰(드레이코)을 위믹스 지갑에서 교환할 토큰(위믹스 크레딧)이 필요하다. 이제 그 토큰을 거래소에서 취급하는 토큰(위믹스)으로 변경하고 그제야 수익화가 가능한 것이다.
위메이드 생태계 구조와 예시 왜 이런 구조일까? 예를 들기 위해 조선시대 후기로 가보자.
조선의 화폐 '상평통보'는 미국 땅 워싱턴에서는 그냥 동전 모양의 물건이다. 조선의 돈을 달러로 바로 교환할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몇 번 다른 화폐로 교환하고 나면 달러로 교환할 수 있지 않을까?
일단 상평통보를 취급하는 중국으로 간다. 조선과 중국은 거래를 하기 때문에 조선의 재화는 가치를 지닌다. 상평통보를 청나라 동전과 교환했다. 하지만 청나라 동전 역시 미국에서는 동양에서 들여온 쇠붙이일 뿐이다.
청에서는 서양과 교류를 하기 때문에 런던 출신 상인을 만나 청나라 돈을 영국 돈으로 바꾸게 된다. 좋다. 이제 영국 화폐 파운드로 교환했다. 파운드는 달러로 가기 위한 저장소쯤 된다. 이 파운드를 미국에 가져가서 달러로 교환한다. 이런 달러는커녕 겨우 1센트로 교환하게 되었다. 자 결국 조선의 화폐 상평통보를 미국 통장에 예금하는 결정적인 순간이다. 짤랑~! 조선의 상평통보가 드디어 미국 돈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조선의 화폐는 미국에서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위 같은 과정을 거쳤다. 만약 조선 돈을 달러로 변경해주는 미국인이 있더라도 엄청난 수수료를 요구할 것이 분명하다. 토큰도 마찬가지다.
번거로울지 몰라도 위 같은 방법이 지금까지는 게임 내 아이템을 현실의 돈으로 교환하는 과정의 예시다. 이런 번거로운 과정을 통해서 얻는 수익이 가치가 있을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게임 아이템이 현금으로 교환이 된다는 것이 신기한 따름이지만 전혀 효율적이지 않고 번거로운 구조다. 사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수익화 과정이 새로울 뿐이다. 달러, 유로로 버는 전통적인 수익 구조보다 탈중앙적이고 효율적인가? 그렇지 않다. '미르 4' 게임사에서 흑철이라는 아이템을 서버에서 언제든지 제거할 수 있다.
3. 기타 토큰 생태계
엑시 인피니티 & 더 샌드박스
위메이드 '미르 4'를 제외한 대표적인 P2E 게임은 '엑시 인피니티'와 '더 샌드박스'가 있다.
'엑시 인피니티' 역시 두 가지 토큰을 사용해 경제 생태계를 만들었다. 'AXS' 토큰과 'Smooth Love Potion' 토큰이다. 'AXS' 토큰은 캐릭터를 구매할 때 사용하고 PVP나 토너먼트 참여로 토큰을 획득할 수 있다. 상금을 토큰으로 지급한다. 또한 스테이킹(소유한 토큰을 블록체인 플랫폼 서버에 일정 기간 보관하고 소량의 토큰을 보상을 받는 구조)으로 'AXS' 토큰을 얻을 수 있다.
(좌) '엑시 인피니티'의 랜드 (우) '더 샌드박스'의 랜드 'Smooth Love Potion' 토큰은 SPL 토큰이라 불리며 퀘스트 진행 보상으로 획득할 수 있고 게임 내 진행에서 'AXS' 토큰보다 더 많이 필요한 토큰이기도 하다. 캐릭터의 교배로 새로운 캐릭터를 판매해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데 이 교배에 필요한 것이 SPL 토큰이기 때문이다.
'더 샌드박스'의 경우 '샌드박스'라는 토큰을 사용한다. 이 토큰을 사용해서 아이템, 아바타 등을 구매할 수 있다. 거기다 디지털 사유지 공간 '랜드'를 구매하는데 샌드박스 토큰을 이용해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토큰이 사용될 수 있는 소모처가 많다. 소모처가 없고 계속 채굴되는 토큰이라면 가치가 폭락할 수밖에 없다. 샌드박스 토큰 생태계의 장점이 바로 소비할 수 있는 소모처가 많다는 것이다. 더 샌드박스 게임 내에서 퀘스트 혹은 일정 이벤트에 참석하는 경우 획득할 수 있다.(Alpha 시즌 기준)
4. P2E 게임의 미래
미르 4 개발로 작년 1500% 주가 상승이라는 대박을 친 위메이드는 1년 동안 100개의 블록체인 기반 게임을 개발하겠다고 밝히긴 했지만 그 게임들의 완성도를 기대하긴 어렵다. 단순한 미니게임 수준일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서비스를 종료했던 한 때 인기 게임들과 제휴를 맺어 나오는 수준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인기몰이에서 끝날 것이다.
이렇듯 한 번 망한 게임들을 모아 생태계를 꾸리고 있는 위메이드가 P2E의 미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재미가 있어 플레이하는 게임과 돈을 벌 수 있어 플레이하는 게임. 현재 P2E 게임들은 후자에 가깝다. 미르 4보다 수익률이 높은 P2E 게임이 출시되었다고 해도 이 게임에 애착을 가지고 내 추억이 담겨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미르 4에서 게임을 할까? 뒤도 돌아보지 않고 새로운 게임에서 채굴을 시작할 것이다.
위메이드와 같이 퀄리티를 보장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에 복잡한 단계를 거쳐 수익화할 수 있는 위메이드식 생태계와 NFT(아이템, 캐릭터)를 토큰으로 구매할 수 있는 '더 샌드박스' 식 토큰 생태계가 있다. 더 샌드박스의 경우에는 라리블 코인과 같이 수수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야만 한다. 거래량이 늘어날수록 수수료 가격이 증가되는 NFT 마켓플레이스 특성상 수수료 가격이 하늘 높이 치솓는 다면 '더 샌드박스' 역시 무너지고 말 것이다. 오픈씨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조만간 엑시 인피니티와 같이 더 샌드박스만의 독자적인 마켓 플레이스가 등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