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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인기 May 24. 2022

스테이블 코인과 죽음의 소용돌이:루나 폭락

메타버스 경제의 잘못된 만남

1분 요약

가치가 안정적인 코인을 "스테이블 코인"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어쩌다 루나는 99.98% 폭락과 상장폐지가 된 것일까? 이 때문에 테라를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플랫폼들도 암울한 현실을 맞이하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은 가격 변동폭이 심한 기존이 코인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코인이다. 가격 안정성을 높여 실생활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코인을 만들고 탈중화화된 금융 해결책을 제공한다는 것이 스테이블 코인들의 공통적인 목표 가치다. 


 코인의 변동폭이 두려워 실생활에서 쓰지 못한다면 그냥 달러를 쓰거나 유로를 쓰면 될 일이지 왜 변동성이 심한 코인을 억지로 붙잡아 사용하려고 하는 것일까? 바로 '탈중앙화' 때문이다. 스테이블 코인의 활성화는 국가나 특정 단체(은행, 금융기관)에 속하지 않고 효율적(수수료 x)이고 보안이 높은 블록체인 서비스의 장점을 얻으면서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을만한 코인을 만들어 보수적인 금융제도에서 탈피하려고 하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와튼스쿨은 2021년 보고서에서 스테이블 코인이 가격 안정성('1 코인=1달러')을 확보하는 3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스테이블 코인들은 3가지 방법으로 코인의 가치를 1달러로 유지시킨다.


중앙화형 - 특정 기관에 법정화폐(달러)를 넣고 그 가치만큼의 코인을 발행받아 사용

자산 담보형 - 이더리움,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를 담보로 1달러에 상응하는 코인을 발행하는 방식 

알고리드믹 스테이블 코인 -특정 알고리즘에 따라서 가치를 1달러로 유지시키는 방식

 "어쩌다 루나는 폐지가 되었나?"


 테라는 알고리드믹 스테이블 코인의 대표주자였다. 루나와의 수요, 공급에 따라 1달러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어떻게 담보도 없는데 믿을 수가 있을까?

 담보도 필요 없이 1 테라(UST)를 1달러로 유지가 가능합니다. 알고리즘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투명하고 믿을 수 있습니다. 

 if 테라의 가치가 1달러보다 떨어지고 있다면?

-> 0.9 테라를 1달러의 가치를 가지는 루나 코인으로 교환(루나 코인을 팔기만 해도 차액으로 수익 발생)

아니 돈 복사가 된다고? 다수가 테라를 루나로 교환, 테라 수량 감소로 가치 상승


 if 테라의 가치가 1달러보다 높다면?

-> 테라가 1.1 달러라면 1달러만큼의 루나를 테라로 교환, 테라 수량 증가로 가치 감소

이런 구조로 설계되어 루나를 사용해 테라의 수량을 조절하여 1달러에 수렴하도록 유지


게다가. 우리 테라 생태계에서는 앵커 프로토콜에 코인을 예치만 해주어도
 19.5%의 수익을 보장합니다.

스테이블 코인이라서 돈을 잃을 걱정도 안 해도 되고 예치만 해둔다면 20%에 달하는 수익을 제공한다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유혹으로 다가왔고 다수의 투자자들을 테라 코인 생태계로 불러 모으는 기폭제가 되었다. 그렇게 한 때 코인 거래소 시가총액 8위에 랭크되며 테라의 성공으로 금융의 탈중앙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난무하기도 했다. 알고리즘으로 1달러라는 가치가 유지될 것이라는 이 신뢰가 이 스테이블 코인의 담보물이었다.

강과 댐으로 예를 한 번 들어보자. 


 가뭄과 홍수의 피해가 너무도 커 이를 막기 위해 강물에 댐을 설치했다. 가뭄이나 홍수가 발생했을 때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게다가 이 댐을 설치하면 수력발전소의 역할까지 해 전력난을 해소시켜준다고 한다. 그렇게 더이상 재앙은 없다는 신뢰 속에서 강 하류에 마을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무리한 수력발전으로 댐에 무리가 가고 예상하지 못했던 규모보다 더 큰 폭우가 들이닥쳐 이 댐이 파괴될 때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수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줄 것 같았던 그 댐이 파괴되면서 그 댐을 믿고 하류에 살아가던 마을 사람들은 24시간도 안되어 그 수장되고 말 것이다. 이 루나 폭락 사태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루나 폭락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금전적인 손해를 보아야 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역시 코인은 안된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대중들에게 각인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코드를 믿는다"라며 승승장구할 줄 알았던 탈중앙 금융의 꿈은 휴지조각이 되었고 조롱거리가 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테라 생태계와 함께 메타버스에서 스테이블 코인으로 NFT 경제를 구축하려는 시도 역시 암담한 현실을 맞게 되었다.

테라월드는 테라 생태계 위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랜드를 구입해  NFT 오브젝트를 배치하고 아바타로 활동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의 시작을 막 세상에 공개하려던 참이었다. 테라 기반 메타버스인 테라월드 측은 “테라월드 팀의 개발자금이 UST로 묶여있다 보니 개발비가 현저히 부족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다른 블록체인으로의 이동도 개발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터라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C2X 역시 루나, 테라 폭락사태에 직격탄을 맞은 플랫폼이다. C2X는 테라 메인넷을 사용하여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는데 폭락사태와 더불어 C2X 코인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C2X는 메인넷 이전을 선포했으며 이로 인해 컴투스의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게임 출시에 제동이 걸렸다.



루나와 테라 코인의 폭락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스테이블 코인으로 경제를 구축하려 하는 시도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시점에서 99%의 폭락이 의미하는 바는 블록체인 디앱 시장에게 치명적인 쇼크이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시장 자체가 태동기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폰지사기다, 테라의 비트코인 논란 등 이번 사태는 시행착오라고 하기에는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음에도 19.5%라는 수익과 알고리즘을 앞세워 이 같은 사태를 자초한 테라의 행태에 깊게 실망했다. 블록체인이라는 기술 속 우리는 실제로는 장기판을 앞에 두고 3D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을 하고 있다며 으스대고 있는 어린아이 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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