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마저 피드 볼 생각에 걱정되어 쓴 글 아님)
카카오톡이 변화를 예고했다.
친구 목록 자리에 인스타그램 같은 피드형 콘텐츠를 두겠다는 것이다.
이전 글에서 '발견한 것들을 조금씩 기록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마침 오늘 카카오톡 개편 소식을 접하고 글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적인 분석이라기보다는, 서비스를 바라보며 느낀 개인적인 관찰을 남겨본다.
메신저의 본질, 연락하고 싶게 만들기
뉴스에 따르면 카카오톡이 변화를 예고했다.
친구 목록 자리에 인스타그램 같은 피드형 콘텐츠를 두겠다는 것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체류시간을 늘리고, 광고 노출을 확보해야 하는 이유가 있겠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카카오톡은 여전히 연락 도구다.
사람들이 메신저를 여는 이유는 단순하다.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싶어서, 그리고 대화를 쉽게 이어가고 싶어서다.
쇼핑이나 오픈채팅 같은 부가 기능이 더해져도, 메신저는 연락하는 도구라는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사람들이 친구가 바꾼 프로필에 관심을 보이는 것 처럼
SNS 피드로 꾸미면 잠깐은 메신저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이미 인스타그램 같은 서비스가 훨씬 잘하고 있다. 카카오톡이 굳이 경쟁에 들어가야 할까?
대안은, 의외로 단순할지도
나라면 차라리 이렇게 시작할 것 같다.
“그냥 생각나서 연락했어.”
이게 메신저다운 이유 아닐까?
- ㅇㅇ님은 지금 저녁 먹었을까요? 한국인은 밥심! 가볍게 인사 전해보세요!
- 오늘 비 온다던데, ㅇㅇ님은 우산 챙겼을까요? 그냥 톡 한번 해보는 것도 괜찮아요.
- 무뚝뚝해도 마음은 따뜻한 라이언, 짧게 안부를 건네보세요.
사용자에게 연락할 작은 구실을 만들어주면
메신저에 억지로 머무르게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앱을 자주 열게 된다.
체류시간을 늘리는 길은 결국 대화창 진입 빈도를 높이는 것이고,
출발점은 본질을 흐리지 않는 가벼운 동기 부여에 있다.
한국사람은 시키는건 잘하니깐 알려주면 됩니다?
본질에서 출발해야 한다
카톡이 지금처럼 '머무르게 하려는' 전략을 택하면,
오히려 본질을 잃고 사용자 피로만 커질 수 있다. (기사 댓글을 몇개만 봐도 알 수 있다)
반대로 '연락하고 싶게 만드는' 방향으로 간다면,
앱을 여는 빈도도 늘고, 단계적으로 체류시간과 서비스 매출도 따라오지 않을까?
물론 어디까지나 뇌피셜이므로 테스트는 기획자님들께서...
하지만 성공한 서비스를 보면, 시작부터 지금까지 고유한 본질을 지켜냈다.
검색은 구글, 사진 공유는 인스타그램, 영상은 유튜브.
핵심 경험이 단순할수록, 사용자는 쉽게 익숙해지고 오래 남는다.
플랫폼이든 일상이든, 중요한 것은 본질에서 출발하는 것.
카카오톡의 본질은, 언제까지나 연락에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