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록콜록 2026

by 이민정

2월 중순, 2주 전 다시 시작된 감기로 몸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하루를 겨우 버티고 나면 급방전된 휴대전화처럼 툭 꺼지듯 잠에 빠진다. 잠깐씩, 기절하듯이. 연구소를 만들고 논문 컨설팅 두 건이 첫 프로젝트로 거의 동시에 들어왔다. 평소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쓰다 보니 결국 탈이 난 모양이다. 그래도 컨설팅 한 건은 ZOOM 진행이라 몸에는 그나마 다행이다.


며칠 버티다 오늘은 다시 내과에 갔다. 진료차트를 언듯 봤다. 순간 나도 모르게 짜증이 올라왔다. 첫 방문일이 12월 말이었다는 것, 두 달이 넘도록 같은 증상으로 병원을 드나들었는데 또다시 제자리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내가 뭘 잘못했지?’ 생각보다 먼저 올라온 감정은 자책이 아니라 원망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이 헐랭이 돌팔이 의사 같으니— 하는 생각까지 스쳤다.


처방약은 아침, 점심, 저녁 봉지마다 알약이 여섯 개나 들어 있었다. 그 많은 약 중 어느 것도 제 역할을 못하는 것 같아 더 억울했다. 곧 설 연휴다. 며칠쯤 동면하듯 쉬어볼 생각이다. 그러면 조금은 깨끗이 나을 수 있을까.


그래도 아픈 것만 빼면, 행복한 나날이다. 매일 집밥을 먹고, 최근에는 <브레이킹 배드> 정주행도 마쳤다. 1월에는 3박 4일 일본 여행도 다녀왔다. 몇 년 만의 해외여행이라 조금 떨렸지만, 잘 쉬고 잘 먹고, 관광과 테마 쇼핑까지 충분히 즐겼다.


1월 마무리는 어쩌다 보니 지점 1등이었다. 2월 첫 월요일. 스피치는 하고 싶지 않아 참석하지 않았다. 그런데 행사 시작 10분 전에 동영상을 바로 찍어 보내 달라는 부탁이 와서 결국 하는 수 없이 영상을 촬영해 보냈다. 나중에 현장 사진을 받았는데... 너무 크게 나와서 놀라울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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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글은 다음 주가 계획했던 연재의 마지막이다. 2월 안에는 연구소에서 나올 책의 출판 편집 작업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몸은 약해졌지만, 일상은 여전하다.

지금까지,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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