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맑았던 겨울밤의 하늘이었지.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카시오페아와 북두칠성을 늘 그렇듯이 눈에 담기 위해, 하늘을 올려다본 순간.
와 -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수놓아진 별들이 내 눈과 가까이에서 아주 반짝반짝. 달콤한 향기를 내뿜고.
그렇게 한참을 별들을 따라 사랑스러운 눈길을 옮기다 보니.
수평선 따라 등대들의 희미하지만 단단한 빛들이. 딴 - 딴 - 딴 -
길지도 짧지도 않게 비치는 그 반복적인 움직임이 꼭 빵 냄새를 머금은 크리스마스 트리 같아.
너무나도 따뜻하고 그만큼 누군가에겐 소중한 빛일 테지.
그렇게 왔다 갔다 눈길을 옮기니. 왼쪽 한켠 절벽 위 화려한 빛이 가득한 네버랜드 성이.
짠 - !
공간의 싱그러움과 상쾌함이 코에 맴돌며. 마치 큰 아주 큰 오르골처럼.
어둠 속 금박지 선물 같은 모습을 보며 눈길이 멈추니. 눈앞 등대 산책로의 주광빛 길이.
팡 -
밝구나 참. 아무리 깜깜한 밤이어도 저 길이라면 씩씩하게 갈 수 있을 것 같아.
유난히도 어둡고 맑았던 그날 밤.
군데마다 역할을 다하고 있는 그 빛들의 모습에 죽어 있던 감각들이 살아나고, 내가 살아 있고 살아가고 있음에 괜히 벅차오르는.
아름다웠던 그날 밤 빛들의 색깔, 소리, 그리고 향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