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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BA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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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인하트 Sep 16. 2018

11. MBA는 이직에 유리하다

이직에 대한 직장인들의 생각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한국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1997년 IMF 금융위기 때 기업들이 명예퇴직을 광범위하게 실행하면서 평생직장의 개념이 무너졌습니다. 기업에 취업하면 정년이 보장되던 시대에서 수시로 명예퇴직과 정리해고가 일어나는 시대로 진입하였습니다. 직장인들은 회사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보다는 자기 계발을 통한 실력 증진에 투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회사가 명예퇴직과 정리해고를 언제든지 할 수 있듯이 직원들도 이직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특히, IT 업계는 이직이 잦습니다. 한 직장에 오래 다닌 사람이 우물 안 개구리 취급을 받기도 합니다. 기업이 경력직을 선호하는 이유는 짧은 시간에 이직자의 능력과 경험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 경쟁이 심한 분야일수록 경력직에 대한 가치를 높게 평가합니다.    


우물 안 개구리


필자의 경험을 통한 이직의 장점과 단점

필자는 총 3번의 이직을 하였고, 모두 외국계 IT 기업이었습니다. 이직은 기존 회사에 대한 불만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성장과 더 나은 연봉을 얻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필자는 항상 링크드인에 이력서를 올려두고 새로운 경험과 경력이 쌓이면 업데이트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언제든지 좋은 조건과 원하는 업무를 제시한 기업으로 이직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직은 직장인들을 유혹하는 충분한 장점이 있습니다.   


연봉 상승 
   한 직장에서 매년 연봉 상승은 정체되거나 낮은 상승률이 제시되지만, 이직은 20% 이상부터 시작합니다.
 

인맥의 확장
   이직할수록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경험의 확장
  다양한 업무 형태의 회사를 거치다 보니 업계 전반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이해합니다. 한 산업 분야의 제조, 판매, 유통 등의 전문 회사를 단계적으로 거치면서 업계의 구조를 쉽게 파악합니다.

 자기 계발의 동기 부여
   회사가 바뀌면 다른 업무, 다른 스킬 및 다른 지식을 요구합니다. 빠른 시간 내에 지식을 확장해야 하므로 자신의 성장을 이끕니다. 


반대로 이직으로 인한 단점은 많은 이들이 이직을 주저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업무 스트레스 증가
   익숙한 업무 패턴을 버리고 낯선 업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해야 합니다.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지만, 회사는 경력직에 대한 요구 수준이 신입사원과는 많이 다릅니다. 회사는 충분한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실력이 판단의 척도
   이직은 경력사원의 실력과 경험을 사고파는 과정입니다. 경력직의 세계는 사고파는 가치를 가진 경력을 가진 사람들의 세계입니다. 자신의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면 주저할 수밖에 없습니다.

동료와의 궁합 
   이직은 회사를 보고 옮기지만, 같이 일하는 동료도 중요합니다. 회사란 자신의 매니저를 가리키는 것이고, 회사는 팀원이 전부이기도 합니다. 동료들과의 궁합이 맞지 않는 경우 과거 회사의 친한 동료들과 팀원이 그리워집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대기업이나 탄탄한 회사에 다니면서 실력과 연봉을 인정받는 직원들은 이직이 적습니다.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에 다니면서 미래가 불안한 직원들은 이직이 잦습니다. 이직은 많은 이유에서 촉발되지만, 언제나 자신의 성장과 미래를 담보로 하므로 떠나는 직원에게나 떠나보내는 회사에나 줄다리기 과정입니다.  



신입은 미래가치를 경력은 실력을 사고판다

   사람의 여유가 있는 회사는 미래가치가 높은 신입 사원을 뽑아서 한 5년 교육시켜서 업무에 활용하고, 사람이 부족한 회사는 실력이 높은 경력 사원을 뽑아서 바로 업무에 활용합니다. 과거에는 직원을 뽑으면 정년퇴직을 보장하였으므로 신입을 많이 뽑았습니다만, 지금은 정년퇴직을 보장하지도 않고 인력도 여유 있게 유지하기 않기 때문에 경력직을 선호합니다. 이것이 대졸 신입자들의 취업문이 좁아진 이유 중 하나입니다. 경력직이라고 무조건 경력이 많고 실력 있는 사람이 이직에 유리한 것도 아닙니다. 인력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사람은 경력은 낮고 실력이 좋은 사람입니다. 즉, 연봉은 적게 주고 일은 많이 시킬 수 있는 경력 10년 이하의 과차장급입니다. 이들은 중소기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있으므로 외국계 기업이나 대기업에서 선호합니다. 


   IMF 외환 위기 이후 20년이 지났지만 신입사원을 많이 뽑는 대기업은 순혈주의가 여전합니다. 이직은 경력 사원을 위한 시장으로 자신의 현재가치를 파는 곳입니다. 이직이 필요한 시기에 당신의 현재가치를 높이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상대적으로 희귀한 자격증, MBA 졸업장, 석사 졸업장, 특별한 프로젝트 경험 등입니다.  



MBA는 이직에 얼마나 가치가 있을 까?

   이직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람들은 경력 10년 이하의 실력 있고 도전정신이 있는 분들입니다. 이 분들은 자신의 현재 가치인 실력을 증명하기 위해 특별하거나 중요한 프로젝트 경험, MBA 졸업장, 석사 졸업장 또는 가치 있는 자격증을 제시합니다. 필자는 CCIE라는 자격증이 있었으므로 실력을 증명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필자의 동료 중 한 분은 자신의 분야의 석사 졸업장이 있었기에 실력을 증명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신입사원은 얼마나 빨리 적응하고 배울 수 있는 가가 핵심이지만, 경력 사원의 자신의 실력을 얼마나 증명할 수 있는 가가 핵심입니다.  


   MBA 졸업장도 자신의 실력을 증명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10년도 안된 경력 사원에게 임원직을 주거나 핵심부서의 장을 시키는 일은 오직 아버지가 오너인 경우입니다. 또한, 기업에서 젊은 MBA 졸업자를 필요로 하는 부서는 컨설팅 조직으로 제한적입니다. 즉, 회계사 자격증이 실력을 증명할 수 있는 곳이 재무 부서이듯 MBA 졸업장이 실력을 증명할 수 있는 곳에서 유리합니다. 경력 10년 이하의 분들의 MBA 졸업장은 현재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곳이 아닌 이상 미래 가치를 제시하는 용도입니다. 엔지니어를 뽑는 자리에 MBA는 의미가 없지만 엔지니어의 실력도 좋은 데 MBA가 있다면 금상첨화입니다. 


   그렇다면, 많은 경력을 필요로 하는 임원급이나 부장급 자리에 MBA 졸업장은 어떤 가치를 가질까요? 이 자리는 기회도 매우 적을 뿐만 아니라 사람도 넘쳐납니다. 필자는 주위에  몇몇 임원분들을 보면서 MBA 졸업장의 가능성을 봅니다. 50대 중반의 A 전무님은 업계에 잔뼈가 굵은 분으로 눈 감고도 시장 돌아가는 상황을 잘 아십니다. 영어도 유창하지는 않으나 의사 전달을 명확하게 하실 수 있는 분입니다. 4-5년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회사를 옮기십니다. 언젠가 A 전무님은 자신이 MBA를 가지고 있는 것이 다른 사람들보다 이직을 잘할 수 있는 비결이다라고 하였습니다. 50대 초반의 B 상무님은 몇 년 전 회사를 그만두신 후 아직도 쉬고 계십니다. 영어는 네이티브 수준이며, 업계 경력도 A 전무님에 비해 약간 뒤지는 정도입니다. B 전무님은 눈이 높다는 의견도 있으나 MBA가 없는 것이 약점입니다. 50대 초반의 C 전무님은 회사를 그만둔 후 몇 번의 인터뷰 소감을 부하직원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임원급은 비슷한 연령대, 비슷한 경험 그리고 비슷한 실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MBA는 차이를 드러낼 수 있는 확실한 보증수표라고 하였습니다. 


   필자가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aSSIST, Seoul School of Integrated Sciences & Technologies)에서 Aalto Executive MBA in Seoul 과정에서 배우는 과정과 케이스 스터디는 General Management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MBA의 가치는 MBA의 주 목적인 General Management에 부합할 때 가치가 있습니다. 누군가 임원 자리에 가까워졌을 때, 그 산업 분야에서 충분한 경력과 실력 그리고 평판을 갖춘 상태에서 MBA는 화룡점정의 가치를 가질 수 있습니다. 


MBA는 화룡점정의 가치


정리하며

MBA가 이직에 유리하다는 생각은 반만 맞습니다. 경력 10년 이하의 사람들은 실력을 증명할 수 있는 공인된 것이 있으면 유리하므로 MBA도 기업 컨설팅 쪽에 일한다면 유리합니다. 임원 자리로의 이직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분명한 가산점이 있으나 그 산업 분야에서 충분한 경력과 실력 그리고 평판으로 인정받았을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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