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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인하트 Apr 07. 2019

20. 책을 출판하게 된  세 가지 이유

3개월 동안의 책 판매량

   2018년 12월 31일 '엔지니어를 위한 인터넷 전화와 SIP의 이해'책을 발행하였습니다. 발행 3주가 지나자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 24의 온라인 서점에서 판매가 시작되었습니다. 약 3개월 동안 종이책 80 여권과 전자책 20여 권이 팔렸습니다. 특히 종이책 20권은 회사에서 선물용으로 구매하였기에 생각보다 일찍 백 권을 판매했습니다. 나머지는 필자의 개인 블로그와 브런치의 힘으로 팔렸습니다. 책의 내용은 브런치와 개인 블로그에 그대로 실려 있지만 정제되지 않은 내용이라 보기 불편할 뿐입니다. 페이스북에 꾸준히 소개하고 싶은 욕심도 있지만 사람들이 광고로 인지할까 봐 처음 출판을 언급한 후로는 따로 포스팅하지 않았습니다. 


   3개월간 백 권의 판매량은 결코 적은 수가 아닙니다. 인터넷 전화라는 IT 분야의 특정 기술을 다루기 때문에 잠재 고객의 수가 터무니없이 적습니다. 업계 관계자 500명과 취업 준비생이나 대학생들 500명 정도가 전부이고, 이 중에 10% 정도가 실제 구매로 이어진 것입니다. 생각보다 빠르게 책이 판매되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책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 블로그와 브런치에 올린 글들을 내리거나 지인들에게 구매를 권유할 것을 조언했지만, 책의 발행이 돈이 목적이 아녔기에 듣지 않았습니다.   



한해 쏟아지는 신간의 수 

   KPIPA에서 발행한 2016년 상반기에서 2018년 상반기까지의 누적 신간 발행한 책의 수입니다. 2016년 75,727종, 2017년 80130종, 2018년 상반기 42,748종입니다. 2018년은 최소 8만 종은 넘었을 것입니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2019년은 10만 종에 근접하게 될 것입니다. 자비출판과 자가출판이 활발해지면서 책의 발행이 활발해졌지만, 출판 시장의 크기는 1조 원 내외로 매년 줄어들고 있습니다. 책은 더 많이 발행되지만, 판매되는 책의 양은 더 적습니다. 출판계의 전문가들은 오늘날의 현상을 누구나 책을 쉽게 쓰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은 더 줄어든가고 말합니다.  


누구나 책을 쓰고 싶어 하지만,
사람들은 점점 더 책을 읽지 않는다.    

   책으로 돈을 벌고 유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돈 많고 유명한 사람이 책을 씁니다. 통계와 데이터는 책으로 유명해지거나 돈을 벌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지만, 사람들은 매년 8만 권 중에 한 권이 될 책을 자가출판 또는 자비출판으로 냅니다. 


책으로 돈을 벌고 유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돈 많고 유명한 사람이 책을 냅니다.


   필자는 '왜 책을 출판하는 가'라는 철학적 물음에 답을 하기는 어렵지만 책을 낸 이유는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출판을 하게 된 이유 세 가지

   한 해에 8만 종 이상의 책이 발행되는 나라에서 책 한 권을 썼습니다. 요즘 주위 분들 중 한 두 명은 책을 쓴 저자일 정도로 작가가 흔한 세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지니어를 위한 인터넷 전화와 SIP의 이해' 책을 출판한 이유가 있습니다.  


1) 개인 블로그에 포스팅된 글들

   넥스퍼트라는 개인 블로그 'SIP의 이해'라는 연재로 올린 글들이 있습니다. 2009년 1월에 첫 연재를 올렸고, 2014년에 오타를 수정하고 내용을 수정하여 '다시 쓰는 SIP의 이해'를 연재하였습니다. 연재가 반응이 좋았지만 잠재 고객이 너무 적어 수익을 낼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출판을 하지 않았습니다. 책을 내려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책으로 만들 수 있는 분량의 콘텐츠가 블로그에 있었습니다.   


2) 브런치의 PoD 출판 시스템

    브런치는 브런치 매거진을 책으로 출판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브런치 매거진에 30개의 글을 발행하면 편집 가능한 워드 파일로 글을 생성해 줍니다. 원고를 퇴고하여 완성하면 부크크 (Bookk) 출판사에서 자가 출판을 해 줍니다. 그리고, 예스 24, 알라딘, 교보문고 등에서 온라인 판매가 자동으로 시작됩니다. 브런치의 PoD 출판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었기에 책을 쉽게 제작하고 판매했습니다. 




3) 저작권의 중요성 인식 

   MBA를 다니면서 지식 재산 전략 (Intellectual Capital Management)을 배웠습니다. 자신이 가진 지식과 아이디어가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책이나 영상 등으로 환원하지 않으면 쓸모없습니다. 저작권은 출판물을 작가 사후 70년까지 보호받을 수 있고, 책으로 강의를 통해 부가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지식 재산 전략의 고영희 교수님이 추천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신데렐라는 전략을 알고 있다 (Snow white knows the way)'를 읽고 출판을 결심했습니다.



책을 출판하고 알게 된 사실들

   책을 출판하고 3개월이 지났습니다. 한국에서 자신이 만든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는 확률은 0.01%도 되지 않습니다. 그중에 사후까지 책이 팔리면서 저작권을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스테디셀러가 되는 것은 기적에 가깝습니다. 가끔은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와 같은 자가 출판 책들이 있기에 희망을 가져 봅니다. 책을 출판하는 것이 돈을 번다거나 유명해지는 것과 거리가 멉니다. 책은 그냥 책으로써 가치를 가지고,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는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책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공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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