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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인하트 Sep 17. 2018

1. 아버지의 말씀을 담다

몽근록, 아버지의 삶의 지혜를 기록하다. 

2018년 9월 1일 아버지의 칠순을 맞아 부모님의 리마인드 웨딩을 하였습니다. 부모님의 리마인드 웨딩을 시간 순서에 따라 준비과정에서 마무리까지 차례차례 정리하기보다는 남아 있는 기억의 편린들을 중심으로 전개합니다. 


몽근록, 아버지의 말씀을 담다. 

아버지는 평소 말씀이 적으시지만 술 몇 잔을 걸치시면 속에 있는 이야기나 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술에 취한 아버지의 이야기는 참 듣기 싫었습니다. 세월이 흘르고 난 지금 아버지의 말씀은 아들 삼 형제의 삶의 방향이 되었고 가훈이 되어 손자들에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리마인드 웨딩에서 아들 삼 형제가 아버지의 말씀을 잘 기억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뜻에서 아버지의 삶의 지혜를 모아서 발표하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라고 했습니다. 이름을 남긴 사람들은 항상 말씀을 남겼습니다. 아버지가 남긴 말씀을 정리한 내용의 제목은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몽근록으로 지었습니다. 


아버지의 말씀을 담다.


리마인드 웨딩의 주요 행사를 마치고 스크린을 볼 수 있도록 두 분을 자리에 앉힌 후 10여분 정도 아버지의 말씀을 하객들과 같이 공유하면서 웃고 즐겼습니다. 리마인드 웨딩을 마치고 가족과의 사진 촬영의 순서에 두 아들들이 저에게 했던 말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아빠!! 아이디어 좋았어요.


언젠가 나의 아이들도 지금은 흘려듣더라도 백번 천 번 들으면 알게 될 것입니다. 할아버지의 말씀도 나의 말도 모두 삶의 지혜였다는 것을 



1. 절대로 세 가지를 하지 마라

우리 집에서는 절대로 세 가지는 안됩니다. 주식! 도박! 그리고, 보증!  아버지께서 너무 강조하셔서 삼 형제는 이 세 가지를 하지 않습니다.  

주식, 도박, 보증은 절대 안된다.


주식, 도박, 보증은 절대로 하지 마라



손자들도 세 가지는 절대로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아이들이 작은 목소리로 대답할 때마다 제가 크게 반복했고 하객 분들이 웃으셨습니다.



2. 남들보다 5분 일찍 준비해라 

아침에 헐레벌떡 뛰어서 학교를 가는 것을 볼 때마다 아버지는 저와 형제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5분 먼저 집을 나서면 뛰지 않아도 된다. 모든 일은 5분 먼저 하면 삶에 여유가 생긴다. 


5분 먼저 준비해라


5분 먼저 준비해라



3. 불 난 집에서 가지고 나올 수 있는 것은 머릿속의 지식밖에 없다

아버지는 불 속에서 가지고 나올 수 있는 것은 머릿속의 지식밖에 없으니 공부를 열심하라고 하셨습니다. 삼 형제들이 공부를 못하거나 싫어하면 언제라도 농사를 지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삼 형제를 모두 대학에 보냈습니다. 또, 삼 형제는 회사를 다니면서 석사 과정을 마치거나 다니는 중입니다. 



불 난 집에서 가지고 나올 것은 머릿속에 든 지식밖에 없다


평생 농사를 지으셨던 아버지는 아들들에게 공부를 통해 성장할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부전자전이라고 저도 아이들에게 말합니다. 공부하기 싫으면 고등학교 졸업하고 할아버지 밑에서 농사나 지어라.



4. 중간만 가라

제가 대학 다니면서 데모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으시자 앞에 나서지도 말고 뒤쳐지지도 말고 중간만 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후 자주 말씀하시었고 둘째는 집안 가훈으로 이 말을 삼고 있습니다. 



중간만 가라


5. 조금씩 손해 보고 살아라 

삼 형제가 성장하여 서로 다투고 욕심낼 것을 걱정한 아버지는 약간의 손해를 보고 사는 것이 남들과 조화롭게 사는 비결이라고 하였습니다. 손해 안 보려고 소리높이고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조금씩 손해 보고 살아라


조금씩 손해보고 살았더니 집에 마당조차 없어졌습니다라며 농담을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6. 부모가 명석한 두뇌와 건강한 육체를 주었으면 아무것도 바라지 마라

아버지께서 환갑을 지나시면서 삼 형제가 부모님의 재산을 탐내어 다툴까 걱정하며 하시는 말씀입니다. 


부모가 명석한 두뇌와 건강한 육체를 주었으면 아무것도 바라지 마라


삼 형제가 모두 허리가 안 좋아서 농담을 했습니다. 아버지 명석한 머리는 그렇다고 쳐도 건강한 육체는 아니니 병원비는 주셔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정리하며

아버지의 삶의 지혜를 정리하면서 아버지의 삶을 뒤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손주들은 자주 듣던 말들이 나오니 재미가 있었나 봅니다. 부모님의 고희연이나 리마인드 웨딩을 준비하면서 부모님의 잔소리나 삶의 지혜가 담긴 말씀을 공유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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