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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인하트 Dec 23. 2020

55. 급한자들의 세상 : 연봉 1억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출생자들의 기대 수명은 평균 82.7세입니다. 1970년 대생들의 기대수명은 62.3세였습니다. 전문가들은 기대 수명을 100세 전후로 보기도 합니다. 약 50년 동안 기대수명은 20년이나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더 풍족하고, 더 건강하고, 더 오래 살지만 너무 조급합니다. 요즘 사람들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조급하다"입니다.

백 년도 못 살면서 천년을 걱정하는 것이 사람입니다. 쓸데없는 걱정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지만, 백 년을 살면서 더 멀리 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연봉 차이에 실망하고, 자가용의 브랜드에 실망하고, 아파트 유무에 실망하고, 진급 유무에 실망합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이 원래 그렇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더 심한 느낌입니다. 사람들이 좀 더 긴 호흡으로 직장 생활을 바라보기를 바라는 생각에 몇 자 정리합니다.

연봉은 상대적이다 - 신입사원 연봉 차이는 월 백만 원정도

2020년 인크루트가 831개 회사를 조사한 결과, 기준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연봉은 3,382만 원입니다. 세부적으로 대기업은 3,958만 원, 중견기업은 3,356만 원, 중소기업은 2,834만 원입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신입사원들의 연봉 차이는 1,124만 원입니다.

세전 1년에 1,124만 원이고 한 달에 93만 원의 차이입니다. 세후로 계산하면 훨씬 더 적은 금액입니다. 신입사원들은 약 백만 원의 금액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낍니다. 중소기업을 기피하고 대기업으로 몰립니다. 대기업에서 월 백만 원을 더 받는 것과 중소기업에서 월 백만 원 덜 받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좋은 차를 사지 못하고 좋은 월세방을 구할 수 없다는 정도의 차이일 것입니다. 월 백만 원이면 자동차 할부와 월세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수 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월 백만 원의 차이를 극복할 수 없다고 믿기 때문인지 처음부터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 입사하기 위해 재수와 삼수를 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월 백만 원의 차이는 매우 사소합니다. 한 직장에 들어가면 평생 그 직장을 다닐 것 같지만 오늘날 이직률은 매우 높습니다. 2019년 기준 직장인들의 평균 이직 회수는 2.6회입니다. 5년 차 대리급은 평균 2회, 10년 차 과차장급은 평균 4회입니다. 대기업은 이직률이 낮고 중소기업은 이직률이 높습니다. 대한민국에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보통 더 큰 회사로, 더 많은 기회가 있는 곳으로 또는 더 많은 연봉을 주는 곳으로 직장인들은 이직을 합니다.

첫 직장을 대기업에서 월 백만 원을 더 받기 위해 1년이나 2년을 백수로 지내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중소기업에서 2년의 경력을 쌓는 것입니다. 연봉은 기업의 인사 전략입니다. 어떤 기업이나 직업은 신입사원 연봉은 높지만 연봉 상승률이 낮습니다. 어떤 기업이나 직업은 신입 사원 연봉은 낮지만 연봉 상승률이 높습니다. 전자는 뛰어난 신입 사원을 충분한 시간과 돈을 투자할 여력이 있는 회사입니다. 후자는 높은 연봉을 주고 실력이 검증된 경력사원을 뽑는 회사입니다. 평균 연봉은 비슷해도 회사에 따라 연봉 정책은 다릅니다. 처음에 중소기업에서 시작하면, 연봉이 적지만 경력이 쌓일수록 더 나은 연봉과 더 나은 조건을 가진 기업으로 이직할 수 있습니다. 단지 더 나은 곳에 취직하기 위해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닙니다.

신입 사원 때에 월 백만 원의 연봉 차이는 엄청나게 커 보입니다. 하지만, 10년 차 과차장급의 연봉 차이는 얼마나 날까요? 부장급이나 이사급의 연봉 차이는 얼마나 될까요? 임원들의 연봉 차이는 얼마일까요? 첫 단추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생을 긴 호흡으로 봐야 합니다.

연봉 1억을 받으면 만족할까?

연봉 1억은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꿈을 꿉니다. 국세청이 발간한 ‘2019년 국세 통계 연보’에 따르면 2018년 귀속 분 근로소득세 연말정산을 신고한 근로자는 1,858만 명이고, 평균 연봉은 3,647만 원입니다. 1억 이상 연봉을 받는 직장인은 4.3%인 80만 2000명으로 근로자 24명 당 1 명입니다.

연봉 1억 이상을 받는 직업은 대한민국 도처에 널려 있습니다. 한국 고용정보원이 2020년 5월 발간한 ‘2018 한국의 직업 정보’ 보고서의 ‘평균 연봉이 높은 직업들’에 따르면, 기업 고위 임원, 국회의원, 의사, 항공기 조종사, 도선사, 시장 및 여론조사 관리자, 고위공무원, 금융 관리자, 대학총장 등이 평균 연봉 1억 정도를 받습니다.

사실, 직업별로 평균 연봉 1억은 평균의 함정에 빠진 결론입니다. 같은 평균 연봉이라도 무척 많이 받는 사람은 적고, 대부분의 사람이 적게 받더라도 평균 연봉은 비슷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신입사원이 적고 나이 많은 사람들이 많은 기업이나 직업은 평균 연봉은 크게 상승합니다. 따라서, 통계에 나오는 직업별 평균 연봉은 항상 적게 표시됩니다.

연봉 1억을 받는 사람들이 80만 명입니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연봉이 상승하기 때문에 머리가 희끗한 40대나 50대의 작인들은 연봉이 1억이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입사원에게 억대 연봉을 주는 기업은 없습니다.

직장인은 누구나 연봉 1억을 받을 수 있다.

결국, 경력이라는 시간을 쌓아야 한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이 연봉 1억에 빨리 도달할 수 있는 직업이 있고, 오래 걸리는 직업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은 능력에 따라 연봉 1억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일반 기업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경력이 쌓여야 가능합니다. 일반 기업들도 생산직보다는 연구직이나 영업직이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고액 연봉 직업에는 사람들이 몰립니다. 경쟁도 치열합니다. 직장인들의 꽃인 임원이 된다면 고액 연봉은 확실히 보장됩니다. 하지만, 머리가 희끗해질 때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기업은 실력 있는 직원들이 경쟁사로 이직하는 것을 막기 위해 높은 연봉을 지급하고 빠르게 승진시킵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연봉 1억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실제로 그들은 연봉 1억으로 가는 길에 있습니다. 단지 기업의 사정에 따라 연봉 1억을 달성하는 시간차가 있을 뿐입니다. 연봉 1억으로 가는 지름길은 일을 잘하는 것입니다. 회사가 중소기업 이거나 대기업이거나 상관없습니다. 누군가가 특정 분야의 실력을 회사에서 인정받는다면, 관련 업계에 소문이 납니다. 모든 산업들은 중소기업, 대기업, 외국계 기업 등으로 나뉘어 있고 서로 경쟁합니다. 오늘날 연봉을 더 많이 주는 기업으로 이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결국은 방향과 시간이다

인생을 긴 호흡으로 바라보면 새로운 관점이 생깁니다. 빠른 시간 안에 고액 연봉을 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얼마나 오랫동안 받을 수 있는 지도 중요합니다. 임원으로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지만, 2년 임기제가 대부분입니다. 2년 후에 회사를 떠나야 한다면 고액 연봉은 의미가 없습니다. 일반 회사는 은퇴가 비교적 짧고 공공기관이나 공무원은 비교적 깁니다.

이제는 백세 시대입니다. 고액 연봉을 빨리 받는 것과 얼마나 오래 일할 수 있는 것인지를 다각도로 고민합니다. 그래서 요즘 젊은 사람들이 공무원에 지원을 많이 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백세 시대를 살아가면서 빨리 고액 연봉을 받고 최대한 늦게 은퇴를 하는 직장인은 많지 않습니다. 지금의 자리에서 긴 호흡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합니다.

젊을 때 경력이 쌓일수록 돈이 쌓이는지 보지 말고 실력이 쌓이는 지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오래 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