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연봉 협상에서 연봉이 결정되지 않는다.
연봉을 높이는 방법
연봉 협상 테이블은 비대칭 구조이다
필자는 연봉 협상을 잘해 본 적이 없습니다. 연봉 협상 테이블은 일대일 평등한 구조가 아니라 완전 비대칭 구조입니다.
필자는 1년에 한 번 정도 연봉 협상 테이블에 앉지만, 필자의 관리자는 1년 동안 수십 번을 협상합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고 놀아본 사람이 잘 노는 법입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연봉 협상 잘하는 법은 단지 구호에 그칠 뿐 실천하기 어렵습니다. 연봉 협상 며칠 전에 협상 전략을 읽는다고 제대로 구사할 수 없습니다. 연봉 협상 테이블에 일반 직원은 고양이 앞에 쥐일 뿐입니다.
협상 테이블에서 얻을 것이 적습니다. 연차별 연봉은 거의 정해져 있습니다. 같은 연차의 직원들끼리 연봉 차이가 얼마나 날까요? 회사가 정한 연봉 범위를 벗어난 협상을 할 수 없습니다. 예외적으로 실력 없는 직원을 쫓아내거나 회사의 핵심 인력을 붙잡을 때는 다릅니다. 필자는 협상 테이블에서 연봉을 두 배로 올렸다거나 50%를 올렸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연봉 협상 가이드는 성공적인 협상을 위해 단순히 연봉만 협상하지 말고 출퇴근 시간이나 학비 지원 등과 같은 기타 다른 것들을 협상하라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그것도 정해진 틀 안에서만 가능할 뿐입니다.
연봉 협상 테이블은 협상하는 자리가 아니다
연봉 협상은 매년 돌아오고 아주 중요한 듯 보이지만, 사실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연봉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에 회사는 이미 많은 것들을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연봉 협상이 아닌 연봉 통보라고 하기도 합니다.
연봉 협상 테이블은 연봉을 협상하는 자리가 이 아니라
연봉을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생각해 봅시다. 연봉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에 모든 것이 결정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연봉 협상이 연봉을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지난 1년간 업무 실적입니다. 과거의 데이터가 자신의 1년간의 미래 연봉을 결정합니다. 이것은 연봉을 고려할 때 매우 중요합니다.
다시 말해서, 연봉 협상을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 간의 연봉 차이는 얼마일까요? 반대로 일을 잘하는 사람과 일을 못하는 사람의 연봉 차이는 얼마일까요? 평소에 일을 잘한다고 인정받는 사람과 단 하루 연봉 협상을 잘하는 사람 중에 누가 더 높은 연봉을 받을까요? 회사는 바보가 아닙니다. 옆에서 보면 고만 고만하지만, 위에서 보면 많은 것이 보이는 법입니다.
연봉을 높이는 가장 빠른 방법
연봉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이직입니다. 기존 회사에서 업무나 동료 간의 문제가 있지 않는 한 평균 20% 이상 연봉을 높일 수 있습니다. 평균 연봉이 낮은 회사에서 높은 회사로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직할 경우 연봉 상승은 급격히 높아집니다. IT 기업에서 이런 이직의 기회는 잦습니다. 경력이 많은 직원들의 평균 이직 회수는 매우 높습니다.
그다음으로 연봉을 높이는 방법은 기업의 핵심 인재가 되는 것입니다. 회사의 규모나 매출에 상관없이 모든 기업은 핵심 인재를 관리합니다. 전체 직원의 약 10% 정도로 회사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일반 직원의 이직률보다 핵심 인재의 이직률에 더 많이 고민합니다. 따라서, 핵심 인재들은 일반 직원들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습니다. 따로 매년 성과급도 줍니다.
즉, 연봉을 올리는 것은 연봉 협상이 아니라 이직이나 핵심 인재가 되는 것입니다. 핵심 인재가 연봉 협상을 잘못해서 한 해나 두 해 정도 낮은 연봉을 받을 수 있지만, 이미 높은 연봉을 받고 있기 때문에 갑자기 낮아지지 않습니다. 또한, 핵심 인재는 다른 회사에서도 원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직이라는 연봉 인상 방법이 있습니다.
실력이 연봉이다.
필자는 연봉 협상 테이블에 앉을 때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이미 지난 1년간 필자가 팀과 관리자에게 보여준 것이 있습니다. 회사는 필자를 위해 최선의 연봉을 제시할 것이라 믿습니다. 만일 낮은 연봉이 몇 년 계속된다면 필자는 이직이라는 카드를 사용합니다. 서로가 윈윈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연봉이 결정됩니다.
만일 이직이라는 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될 때 연봉 협상은 일방적으로 바뀔 것입니다. 필자는 연봉 협상 시즌에 자주 사용하는 말이 있습니다. “올해 결혼해서 돈이 많이 필요합니다.”, “올해 첫 째가 태어나서 돈이 많이 필요합니다.”, “전세금이 급등해서 돈이 많이 필요합니다.”, "올해 첫 째가 초등학생이라 돈이 많이 필요합니다.", "새 차를 사야 하기 때문에 돈이 많이 필요합니다." 누구나 생각해도 돈이 더 필요할 것 같은 상황을 알려줍니다.
필자는 연봉 협상에서 우위를 점유했던 기억은 없습니다. 항상 통보를 받고 한두 마디 더 줄 수 없는 지를 물어보지만 쉽게 포기합니다. 이유는 조금 더 받는 것이 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연봉을 높이는 방법은 평소 필자가 보여주는 실력에 있기 때문입니다.
실력은 저절로 드러난다
필자는 브라질 땅콩 효과를 믿습니다. 서양식 시리얼은 다양한 종류의 마른 과일, 잡곡, 견과류를 혼합하여 판매하고, 혼합 견과류(Mixed Nuts)는 다양한 종류의 땅콩을 캔에 넣어서 판매합니다. 공장에서 출하될 당시에는 잘 혼합되어 출하되는 제품들이 시간이 지나면 알갱이가 큰 것들이 항상 맨 위에 올라가 있습니다. 특히 혼합 견과류 캔은 뚜껑을 열면 알갱이가 가장 큰 브라질 땅콩이 맨 위에 있습니다. 이렇게 알갱이가 큰 브라질 땅콩이 맨 위에 올라가 있는 것을 브라질 땅콩 효과라 합니다. 브라질 땅콩 효과는 다양한 크기의 고체물질이 썩인 혼합물을 흔들면 기체와 같은 대류 현상이 발생하여 큰 알갱이는 위로 올라가고 작은 알갱이는 밑으로 내려가는 현상을 말합니다. 비슷한 사례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제약회사가 잘 썩은 가루약을 자동차로 운반할 때 크기별로 층이 나누어집니다. 레미콘 트럭은 시멘트, 모래, 자갈, 물 등을 잘 썩어서 운반할 때 크기별로 나누어지지 않도록 이동하면서 혼합합니다. 녹차 잎을 담아둔 통은 밑바닥은 가루가 맨 위에는 큰 알갱이의 찻잎이 있습니다. 설탕이나 코코아와 같은 파우더 제품들은 알갱이진 것들이 맨 위에 있습니다. 고체 혼합물로 된 모든 제품에서 중력을 무시한 듯한 브라질 땅콩 효과가 발생합니다.
실력이 있는 사람과 실력이 없는 사람들이 썩여 있는 조직에서 실력 있는 사람들이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견과류가 든 깡통이 흔들리면서 큰 알갱이를 위로 끌어올리듯이 회사가 실력 있는 사람들을 필요로 하는 순간 실력이 있는 묵직한 사람들이 위로 올라갑니다.
직장 생활을 긴 시간으로 보면
실력은 가치를 드러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