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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인하트 May 13. 2021

59. 이 죽일 놈의 셀프 모티베이션

   작년 말부터 시작한 프로젝트가 고객의 변덕과 막무가내 일정으로 주말도 없이 일했습니다. 마무리 단계에서 2주간의 휴가를 신청하였습니다. 주말이나 연휴에 일한 것을 따지면 더 많이 쉬어야겠지만 다 챙길 수는 없습니다. 대체 휴가 일주일과 개인 휴가 일주일을 붙여서 이 주간 휴가를 시작했습니다. 


별 볼일 없는 휴가에도 계획을 세우다

   이 주간의 긴 휴가에도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지난 주말에 고향에서 모내기를 이틀간 도와드리고 서울에 올라온 후로 빈둥거리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판데믹으로 어디를 놀러 가기도 애매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별 볼일 없이 2주간 보내려고 생각했지만, 결국 이번 주 월요일부터 부지런히 계획을 세웠습니다.  


'머신러닝 강의 노트(상)' 책 만들기
   필자가 지난 몇 년간 공부한 내용과 앤드류 응의 머신 러닝 강의 내용을 요약한 책입니다. 지난 1년간 꾸준히 정리한 초고는 약 500페이지입니다. 2주간 출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정리할 계획입니다.

매일 10 Km 달리기
   나이키 런 앱에서 지금까지 달린 거리는 2,390Km입니다. 110Km만 더 달리면 2,500Km를 넘길 수 있습니다. 2013년부터 달린 필자에게 2,500Km는 꿈의 숫자입니다. 허리 디스크가 발생한 이후로는 빠르게 달리기보다는 천천히 오래 달립니다.

SPSS 사용법을 카카오 브런치에 포스팅하기
   양적 연구를 위한 통계용 프로그램  SPSS 사용법을 카카오 브런치에 포스팅합니다. 박사 과정의 통계학 수업이 끝났지만, 아직 마무리를 못했습니다. 이미 10개 글을 포스팅하였고 앞으로 3개 정도의 글을 더 쓰면 됩니다. 


이 죽일 놈의 셀프 모티베이션 

   모티베이션(Motivation)은 목표를 달성하려는 동기입니다. 모티베이션은 성과급 같은 외부 요인과 자기 계발과 같은 내부 요인이 있습니다. 셀프 모티베이션은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기 위한 의지입니다. 


   필자는 언제부터인가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공부를 하거나 개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셀프 모티베이션을 적극 활용합니다. 스스로 배우고 공부한 것은 인생에 크고 작은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몇 년간 영어 공부를 한 것과 MBA를 졸업장은 업무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배우면 분명히 쓸 데가 있습니다. 


   또, 셀프 모티베이션으로 목표를 힘들게 달성했을 때 스스로 느끼는 성취감이나 쾌감이 있습니다. 쾌감은 좋지만 허전한 느낌입니다. 예를 들면,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낚시터에서 매일 꾸준히 홀로  낚시를 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대어가 걸렸을 때 묵직한 손맛과 함께 오는 쾌감입니다. 흥분이 온몸을 감싸지만 주위에 알아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에 허전합니다.  



   쾌감의 기억이 깊게 오래 여운이 남습니다. 쾌감은 잠시 휴식을 취하는 자신을 또다시 어딘가로 움직이게 하는 것 같습니다. 또, 새로운 낚시터를 찾아 매일 일정하게 낚시를 합니다. 언젠가는 대어를 낚을 수도 있으니까요. 셀프 모티베이션에 의한 경험이 쌓이면서 목표를 달성하고 잠시 쉬고 다시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결국, 퇴근 후나 주말에 스스로 공부를 하면서 체계적으로 공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에 박사 과정을 시작하게 되었고, 틈틈이 머신 러닝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퇴근 후에 선형 회귀, 로지스틱 회귀, 인공 신경망을 공부하고, 옥타브 / 매트랩 프로그램으로 코딩을 합니다. 이렇게 공부한다고 개발자가 되는 것도 아니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필자는 컨설턴트나 아키택트는 머신 러닝을 기본으로 사용하는 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를 합니다. 그런 날이 안 올 것 같습니다. 단지 지금은 바야흐로 머신러닝을 공부하기 아주 좋은 시절입니다. 


그래도 즐거운 휴가(?)

   전부 다 이 죽일 놈의 셀프 모티베이션 때문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쉴 수 있는 휴가를 엉망으로 만들고, 퇴근 후에 집에서 쉬지도 못하고, 주말에 별 일없으면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는 것도. 전부다 이 죽일 놈의 셀프 모티베이션 때문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커피 한잔을 타서 책상에 앉습니다. 카카오 브런치에 올릴 글을 정리하고, 원고를 교정하고, 달리기를 하고, 다시 공부를 합니다.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잘 해왔습니다. 아마도 내일도 똑같은 휴가를 보낼 것입니다. 이렇게 휴가를 보내도 싫지 않은 것은 아마도 이 죽일 놈의 셀프 모티베이션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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