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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인하트 Oct 10. 2018

5. 걱정 말아요 그대

 리마인드 웨딩 축가

2018년 9월 1일 아버지의 칠순을 맞아 부모님의 리마인드 웨딩을 하였습니다. 부모님의 리마인드 웨딩을 시간 순서에 따라 준비과정에서 마무리까지 차례차례 정리하기보다는 남아 있는 기억의 편린들을 중심으로 전개합니다.



축가에 대한 아이디어

부모님의 리마인드 웨딩에 축가가 빠질 수 없습니다. 부모님의 아들 삼 형제와 세 손주들이 모두 음치였고, 며느리들도 노래와는 담을 쌓고 지냅니다. 축가를 부를 적당한 사람을 찾는 것부터 난항이었습니다.


필자 : 얘들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리마인드 웨딩을 하시는 데 너희들이 뭐라도 해야 되지 않을까? 노래를 불러주는 것이 어떻겠니?

아내 : 아이들 모두 음치인데 노래를 시키면 어떡하려고. 혹시 행사장에 피아노가 있으면 좋을 텐데

필자 : 호텔 뷔페 식당 옆의 바다가 보이는 회의실 형태라 피아노는 없을 거야. 리코더를 부르는 건?

아내 : 일주일도 안 남았는 데 둘이 준비할 수 있을까? 안돼


두 아들을 부추겨 축가를 부르게 하는 건 어려웠습니다. 필자는 리마인드 웨딩을 모두 참여하여 함께 만드는 분위기로 만들고 싶었지만 재주 없는 아이들을 낳은 필자를 한탄해야 했습니다. 형제들과도 다시 논의가 시작되었습니다.


필자 : 리마인드 웨딩에서 축가는 어떡하지?

둘째 : 손주들이 불러야 되지 않을까?

필자 : 모두 다 음치여
         
막내 : 형들, 엄마가 이모들에게 리마인드 웨딩을 한다고 말했더니 상현이가 축가를 부른다네

필자 : 그래? 노래는 잘 부르고.
       
막내 : 그럼!
     
필자 : 오케이, 그럼 한 명 확보. 축가 부를 사람이 한 명으로 될라나?

아내 : 12시부터 시작하는 행사인데 너무 길어지면 오신 분들이 배가 고플 수도 있으니 한 명으로 하자.

필자 : 그래, 손주들이 불러주면 좋은데 아쉽네


그렇게 축가를 부를 사람이 정해졌습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이적의 ‘걱정 말아요, 그대'를 선곡했습니다. 가사가 전달하는 느낌은 리마인드 웨딩에 잘 어울렸습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필자는 흥얼거리며 따라 불렀고,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불러주는 듯한 착각을 했습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필자도 둘째도 약간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평상시 노래를 흥얼거리던 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어머니는 노래를 들으면서 즐거워하셨으나 아버지는 별로 감흥이 없으셨습니다.  고속도로 테이프나 뽕짝을 즐겨들으시는 아버지의 귀에는 그저 그런 노래였으리라 생각합니다.


부모님이 함께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이 다투고 얼마나 많이 미워했을까요? 또 얼마나 많이 사랑하고 얼마나 많이 서로를 의지했을 까요?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삶이 그러하듯이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걱정 말아요. 그대

                                      이적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합시다

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

그대 가슴 깊이 묻어 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떠난 이에게 노래하세요

후회 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그댄 너무 힘든 일이 많았죠

새로움을 잃어버렸죠

그대 힘든 얘기들 모두 그대여

그대 탓으로 훌훌 털어 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가 함께 노래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우리 다 함께 노래합시다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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