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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중 Dec 13. 2020

코로나가 할퀸 학교는 강해졌습니다.

어쩌다 우리 곁의 미래교육


  여전히 코로나 세상입니다. 수도권발 2차 재확산이 심상치 않더니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수도권이 1.5단계에서부터 차차 올라가더니 마지노선인 3단계 바로 앞까지 와 있고 전국적으로 깜깜이 확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대구도 한동안 불안한 가운데 조용함이 깨어지면서 점차 확진자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한동안 전면 등교로 정상화의 길을 걷던 대구시교육청은 사태의 심각함을 파악해 결국 결단을 내렸습니다. 12월 3일 수능 시험을 기적처럼 무사히 마치고 바로 다음 날 대구의 학교는 전면 등교를 취소하는 무거운 결정을 내렸습니다. 고3, 중3 등은 전면 원격학습, 나머지 학생들은 학교 규모에 따라 밀집도 1/3~2/3 등 다양한 거리두기 등교 수업 전략을 세웠습니다. 결국 매일 아침 학교에 오던 학생들의 일상에 또 변화가 생겼습니다. 다시 온라인 학습이 문을 열게 된 것이지요.



  예전처럼 격일제나 학급 분반제 등 퐁당퐁당 등교가 되었지만 이제 학교는 예전의 학교와 다릅니다. 등교를 못 해도 학교의 역할을 퍽 잘 해내는 상황이 되었다는 말입니다. (다시는 학교를 무시하지 마라!) 지난 4월 온라인 개학의 대혼란을 겪으며 숱한 시행착오 끝에 실패를 발판 삼아 원격 학습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했습니다. 


이제 전국의 어느 교실에도 웬만한 원격 수업 장비가 갖춰져 있고 대부분 학생의 집에도 원격 학습을 할 수 있는 장치가 갖추어졌습니다. 예전에 말했듯이 가정이 구비하지 못하는 상황이면 기꺼이 교육 당국에서 최소한의 장치는 마련해줬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사이버 학습 사이트도 놀라울 만큼 성장해 오류가 거의 없고, 뛰어난 엔지니어들의 영혼을 갈아 만든 온갖 원격 학습 사이트와 도구, 장치 등은 원격 학습의 불안감과 거리감을 거의 소멸시켰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실시간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원격 수업은 패들렛, 구글 클래스, 카훗 등 세계적인 첨단 미래 교육 사이트에 힘입어 거의 완전한 모양새를 갖추고 실시간 쌍방향 온라인 도구도 구글 미트,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등 다양하게 사용하여 양질의 화상 수업이 가능합니다. 특히 이제는 대세가 되어 버린 화상 회의 사이트인 줌(ZOOM)으로 실시간 쌍방향이 무리 없이 정착되고 있습니다. 



  생각지도 않은 상황에 미래는 앞당겨졌고 학교와 학생은 미래 교육에 내던져지게 된 이 상황에도 우리는 굴하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습니다. 이제 전국의 거의 모든 교실에서 캠이 돌아가고 각 가정의 학생들을 실시간으로 불러 모아 수업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등교하지 않아도 등교와 같은 수업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것, 이것이 바로 진정한 미래 교육입니다.



  코로나가 세상을 바꾸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원래 계속 바뀌고 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변화의 속도가 앞당겨졌다고 합니다. 미래의 변화 방향이 바뀐 것은 절대 아니고 속도만 빨라졌다는 것입니다. 당장 급한 상황이니까 뭐든 되는대로 궁여지책을 써야 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이기에 계속 더 나은 방법을 찾아 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변화의 속도는 확실히 빨라졌습니다. 미래 교육도 그렇습니다. 원래는 천천히 개발되고 있었는데 당장 써야 할 상황이 생기니 급하게 실현된 것뿐 원래 없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의 미래 교육은 성큼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두려운 것은 아닙니다. 학생은 등교해야 하고 공부를 해야 하는데 마침 등교를 매일 못할 상황이 되어서 등교 못 하는 날은 실시간 온라인으로 만나서 공부한다 그뿐입니다. 코로나는 두렵지만 공부는 해야 하니까 등교 못 해서 공부 못 하면 안 된다는 단순한 진리입니다.



  “날씨야, 네가 아무리 추워봐라 옷 사 입나, 술 사 먹지.”라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코로나가 아무리 무서워본들 학교는 학생을 공부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학교는 수업을 해야 합니다. 등교할 수 있으면 등교해서, 못 하게 되면 ‘실시간 온라인 쌍방향’으로. 지금 세상 거의 모든 회의와 연수 등이 화상으로 이루어지는데 학교가 그것 하나 못하겠습니까? 우리 학생들이 얼마나 뛰어난 수준을 자랑하는데, 게다가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IT 강국 아니겠습니까?



  어제는 우리 반 학생들이 전부 등교해서 수업했고 오늘은 옆 반이 등교했습니다. 우리 반은 전부 각자의 집에서 스마트폰, 태블릿 PC, 데스크톱, 노트북 등 각자의 장치를 이용해 화상 교실로 등교했습니다. 저마다 카메라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고 잘생겼네, 예쁘네 난리입니다. 기가 막힌 나르시시즘의 향연이지만 이게 또 화상 수업의 묘미죠. 좀 들어주다가 이제 그만 하고 수업하자 하고는 각종 현란한 신기술을 선보입니다. 이것이 바로 화상 수업이다. 알겠지? 선생님은 언제 어디서나 너희를 지켜보고 있다.




  그럼 이제부터 또 마법 같은 온라인 실시간 쌍방향의 세계를 한번 보여 Z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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