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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홈은 Feb 23. 2022

진짜 필요한 초등학교 입학 준비 1

- 교과 편 -

이제 곧 3월이다. 2월에 졸업한 아이들은 이제 ‘초등학생’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곳에서 학교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모든 것이 처음이라 어색하겠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잘 해낼 것이다. 오히려 더 불안한 것은 아이를 처음 학교에 보내는 어른이 아닐까.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과 불안함 마음을 동시에 느끼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적어본다.


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라면 학교에 충실하자


서울에 산다고 하면 예습과 사교육 관련 질문을 많이 한다. 어느 정도까지 준비를 하고 입학했느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다. 굉장히 낯설고 의아했다. 왜 사교육과 공교육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걸까?


사교육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 선택하는 교육이다. 흔히들 엄마표라고 부르며 사교육과는 다른 것처럼 구분을 두는 사람들도 있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엄마표는 가장 가깝고 저렴한 사교육의 종류 중 하나다. 공교육의 범주를 벗어나는 일련의 교육활동은 다 사교육이라고 보면 된다.


- 아이의 흥미

- 아이의 지적, 사회적 발달 수준

- 가정의 경제적 수준

- 시간적 여유


이런 것들을 고려하여 어떤 사교육을 할지 결정하면 될 일인데 왜 남의 사교육에 맞춰서 나의 사교육을 신경 쓰는지 모르겠다. 애초부터 남의 집 상황과 내가 가진 것, 남의 집 아이와 내가 키우는 아이가 다르기 때문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른 집 아이가 잘 먹는 반찬을 우리 집 아이가 전부 잘 먹는가를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남이 뭘 시키건 말건 중요한 것은 내 아이의 수준이다. 아이의 역량이 되고 재미있게 생각한다면 부모는 사교육을 생각해 볼 수 있고, 만약 모종의 이유로 아이와 합의 과정을 거쳐 사교육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소신껏 밀고 나가면 될 일이다. 학교의 입학과는 상관없이 말이다.


학교 입학을 준비한다면 사교육과 별개로 학교 입학에 집중하면 된다.


어떻게?

아주 기본적인 교과서에 대한 이해부터 시작해보자.


교과서


1학년의 경우 과학, 사회, 영어는 따로 배우지 않는다. 예체능도 아이들의 발달 정도에 따라 비추어보았을 때 신체활동 수준으로 이루어진다. 줄넘기를 못한다는 큰 문제가 되지도 않고 서울대 붙을 아이가 떨어지는 그런 일은 생기지 않는다. 줄넘기를 못하며 학교에서 배우는 되는 일이고, 발레를 못한다면 하는 만큼만 다리를 찢으면 될 일이다. 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것을 예습해서 입학시킬 생각을 하면 아이도 엄마도 금방 지치기 쉽다. 아이가 체육이나 미술, 음악을 좋아해서 흥미를 가지고 접근할 수 있도록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 학교 교육이다. 그러니 아이가 흥미도 없고 즐거워하지도 않는데 학교교육에 필요하다며 쓸데없이 돈을 쓰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자. 고작 줄넘기나 하모니카를 잘하지 못한다고 내려갈 자존감이면 애초부터 없었을 자존감이다.


교과는 크게 국어, 수학, 계절로 이루어져 있다.


국어

한글을 모르는 상태로 입학하는 것이 초등학교 1학년이기 때문에 그것에 맞춰서 진도를 나간다. 처음에는 뭘 배우기보다는 적응, 정리, 선긋기, 모양 그리기, 색칠하기 활동을 통해 손의 힘을 기르는데 주력한다. 교사가 책을 낭독해주는 활동을 바탕으로 독서 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 주로 그림책으로 진행하며 학교에서 나오는 책들은 이미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또는 부모가 구입해서 읽고 온 아이들이 많은데 아는 책이라고 무시하면 큰코다치게 될 수도 있다. 이미 봤던 책이라도 꼼꼼하게 학교 활동을 통해 제대로 짚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 관찰과 책에서 본 내용을 토대로 독서감상 그리기나 그림일기 활동도 도움이 된다.

학교에서는 국어책과 함께 국어활동을 바탕으로 다양한 놀이학습을 진행하는데 국어활동책은 국어를 어렵지 않고 즐겁게 익힐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수학

학교에서 단순히 숫자를 더하는 것만을 배우지 않는다. 수를 부르는 명칭을 배우고, 다양한 방식의 활동을 통해 입체적 학습을 지향한다. 초등 6년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초등수학은 크게 연산과 도형으로 구분된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교과서 목차를 모두 잘라서 분류를 하면 이 두 가지를 기준으로 나선형 학습을 한다는 사실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엄마는 이것을 알지만 몰라야 한다. 엄마가 먼저 나서서 이러이러하니 연산이나 도형이 중요하다는 말을 해버리면 아이들은 즐겁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 학교에서 배우는 다양한 수조작 활동을 응원하고 수학익힘책을 활용한 연습을 아이가 적절한 시기에 할 수 있도록 일정만 챙겨주면 될 일이다.

많은 학교가 초등 저학년 시기의 연산에 집중한다. 연산이 아이를 짓누르지 않도록 생활 속 연산에 아이를 많이 노출시키자. 문제집을 푸는 방법도 있겠지만 심부름을 통해 거스름돈을 계산하는 경제활동에서도 연산은 필요하다. 삶의 곳곳에 수학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데 시간을 쓸 수 있도록 도와주자. 세탁소에 보내고, 편의점에 보내고, 용돈을 주고 아이들이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결국에는 수학 공부를 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양적 수학과 질적 수학을 동시에 하지 않을 경우 고학년에 가서 '사칙연산은 문제가 없는데 분수를 잘 못해요. 그런데 소수는 또 잘해요'라던가 '우리 애가 부피 개념은 좋은데 원기둥 계산을 못해요' 같은 말을 하며 한숨을 쉬게 될 수도 있다. 현재의 교육과정은 중학교 1학년부터 미분에 대한 기본개념을 '공식 없이' 배운다는 것을 기억하자. 뭔가를 외워서 점수는 끌어올리는 방식의 공부보다는 주어진 과정에 집중하며 수학적 사고력을 차근차근 쌓아 올리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좋을 수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아이들이 참 좋아하는 과목이다. 그러나 부모 입장에서는 쓸데없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냥 놀고 즐기는 시간낭비 과목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계절 과목을 통해 아이들은 계절별 생활 습관을 익히고, 중학년(3-4학년) 시기에 배우는 과목들의 학습기초를 닦을 수 있다.


교과서는 없지만 중요하게 다루는 부분


독서

학습에 앞서 배우는 필수 과목은 독서다. 취미 독서와 공부를 위한 독서는 다르게 생각해야 하는데 학교에서 하는 것은 목적이 있는 독서라서 재미에 상관없이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입학생들은 취미와 공부를 위한 독서를 구분하기 이전에 단순히 책을 가까이하는 것을 목적으로 독서활동을 권유받는 경우가 많다. 글을 읽고 쓰는 것이 쉽지 않은 신입생들의 경우 교사의 낭독으로 독서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남과 비교해서 잘하고 못하고를 따지기보다는 대화를 통해 아이가 지금 재미있게 보고 있는 책은 무엇인지, 학급에서 교사가 읽어준 책 중에서 기억나는 것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스스로 취향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시기를 잘 보낸 아이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연스럽게 취미 독서와 공부를 위한 독서를 구분할 줄 알게 된다.


체육

기초체력 향상을 위한 특별활동으로 존재한다. 무슨 운동을 잘하느냐가 아니라 성별에 관계없이 운동장에 뛰어나가 즐겁게 신체활동을 할 수 있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이 시기에 중요한 것은 성별에 관계없이 ‘뛰어나가 놀 수 있는 자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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