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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 Apr 11. 2017

links of the day (17/04/10)

오늘부터 시작. 어쩌면 오늘이 마지막.

요즘 도통 생각하고 쓰기, 생각하며 쓰기를 하지 않았다. 이래서는 안된다 싶었다. 고 생각한게 벌써 2년정도 되었다. 어려서부터 쓰기를 좋아했던 사람은 아니다. 말이 많아서 쓰라그러면 곧 잘 쓰기는 했지만, 글쓰기를 꼭 해야만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스무살때인가 잠깐 블로그를 운영한적이 있다. 혈기왕성했고 다소 감성적이었던 그때는 글로 풀어내지 않으면 안되었던 시절이었다. 그 이후로 어딘가 꾸준히 글을 써보지는 못했다. 회사에서 쓰는 이메일을 뺀다면. 하루에 대충 이메일을 20개정도는 쓰는거같다. 이메일 하나도 몇백자 분량은 되는데, 매번 쓰는 말이나 구성이 똑같다. 그래서 그걸 글쓰기라고 생각하면 안될것 같다.


그냥 시작해보기로 했다. 딱히 목적이 있는것도 아니다. 그냥 생각들을 써보는 것.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생각을 해내는 사람은 아니다. 읽고 보고 듣는 것에서 항상 생각이 시작된다. 그리고 가장 많이 읽는 것은 글. 웹의 글. 그것은 모두 링크.


그래서 그냥 시작해보기로 했다. 제목은 <links of the day>. 그날 읽은 링크들이다. 링크 주소를 읽었다는건 아니고... 대1때 사고와 표현 (글쓰기 수업)의 과제 소논문이 기억은 잘 안나지만 '하이퍼링크 시대/세대의 글쓰기/글읽기' 정도 되었던 것 같다. 생각은 돌고 돈다.


1)



첫 링크다. 그리고 오늘 마지막으로 읽은 링크. 구글의 대장인 에릭슈미트회장이 한 말이다. '인터넷은 사라질 것'. 사실은 '인터넷은 사라진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우리가 전기나 전파가 세상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과 같은 논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지금은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 피씨에서 웹브라우저를 키거나, 스마트폰을 열어야 한다. 내가 인터넷에 핑을 보내야, 퐁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점점 그런 세상은 없어질거다. 내가 굳이 손으로, 의식적으로 핑을 보내지 않아도 그냥 내 존재 자체가, 어디론가 걸어가는 걸음이 다 핑이될것이다. 퐁을 받는 건 세상에 널리 퍼져있을 기계들. a.k.a. IoT라고 하지만 그냥 '통신이 가능하고 알아서 하는 소형 기계들'이 그런 일을 해줄거다. 그냥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차고 덜렁덜렁 집근처에 가면 알아서 집 불켜지고 보일러 돌고, 내가 좋아하는 노래 나오고, 티비 켜저서 오늘 빌리언스 새 에피소드 나왔어요 보세요! 오늘 많이 걸었으니까 치킨 시켜드세요. 아 사실은 드시고싶어할거 알아서 주문해놨어요. 하는 그런 세상이다.




2)


바이두의 부활. 이라는 제목이 어울린다. 중국의 IT삼대장은 원래 BAT 였다. 순서대로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모바일 시대에 접어들어서는 알리바바>=텐센트>>>>바이두 정도가 되었다. ABT라는 말도 실제로 많이 썼고. 바이두는 이름이 좀 구리지만, 중국의 네이버....라기 보다는 중국의 구글정도 되는 회사다. 중국의 검색을 꽉 잡고 있고, 검색을 중심으로 포털을 완성했으니. 하지만 모바일의 시대가 열리면서 알리바바와 텐센트한테 자리를 많이 내줬다. 쇼핑에서는 알리바바한테 터지고, SNS와 게임, 컨텐츠에서는 텐센트에 터지고, 특히 한동안 미친 회사처럼 기세를 뿜어대던 알리바바 앞에서는 닥버했던 바이두다. 사실 나도 모바일로 IT커리어를 시작해서 바이두의 위용은 거의 잘 모르고 있었다. 중국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던 타이밍이 바이두는 죽고,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중국 IT를 집어삼키던 날들이었으니. 그랬던 바이두가 살아났다. 인공지능의 시대를 맞아 살아났다.

 바이두의 신의 한수는 구글에서 일하던 앤드류 응 교수를 영입한 것이었다. 응 교수는 실제로 개발도 잘했지만, 인공지능이라는 판을 만들어낸 사람이다. 약간은 에반젤리스트에 가까운 사람이긴 하지만, 머신러닝/딥러닝 기술을 주도하(는 것처럼 보이)고 바이두는 검색을 기반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쌓아두었기에 실제로 성과도 잘 나왔을 것이다. 더불어...사람갈아넣기로는 너무 많은 사람이 있는 중국의 기술력 (?)도 한 몫했을 것이고. 미국물을 먹었던 응교수는 다른 중국/동아시아의  IT기업들과는 달리 일찍이 실리콘밸리에 연구소를 세웠다. 그리고 이런 모델은 나중에 다른 IT회사에 많은 시사점을 주게 된다. 더 궁금하면 $19.99



3)

나는 운이 좋은 편이다. 2-3년마다 소속을 옮기는 중요한 선택을 할 때, 거의 실패한적이 없다. (아마도 없는것 같다.) 중학교를 졸업할때는 외고에 붙었고, 고등학교를 졸업할때는 재수없이 가고싶은 학교/과에 붙었다. 학교다니면서도 과반을 탈출해 선택한 동아리에서 많은걸 배웠다. 군대도 적당히 재미있고 배울수 있는 곳으로 갔고. (군대라고하면 친구들이 화내겠지만) 그동안에 재미있는 단체에서 일도 했다. 학교로 돌아와서 선택한 동아리는 인생관을 바꾸었고. 덕분에 지금 재미있는 일을 하면서 만족한다는 말 이상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이런 일련의 선택들에서 나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 '저걸 했다면 더 좋았을텐데'라고 생각한 적이 얼마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솔직히 나는 그게 운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냥 나는 하나를 선택하고 결과가 나면 거기에 집중하는 성격인것일지 모른다. 돌이켜보면 고등학교는 가고 싶은 과에 가지 못했고, 대학은 가장 좋다는 곳은 떨어졌다. 동아리는 '흔히 말하는' 스펙은 되지 못했고, 입사과정에도 가고 싶었지만 붙지 못한 회사가 많다. 그럼에도 내가 행복하게 잘 지내고 운이 좋다고 믿는 것은 1) 나는 선택한 결과에서 가장 즐거운것을 선택하고 찾아내고 만들려고 했고 2) 그걸 갖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은 다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이게 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선택들을 후회없이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부모님이 계시고, 적당히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고 또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주제들을 좋아하는 성격을 가졌기 때문이다. 저런 것들이 하나라도 빠졌다면 아마 나는 이런 선택들을 하지 못했을거다. 그래서 나는 운이 좋다.


--

오늘은 첫날이니 우선 이 정도만 쓰고 자야겠다. 30분? 4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재미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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