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좋아한다고 해서 사회성이 좋은 것은 아니다.
띠와 혈액형을 대체할 대화 소재로 MBTI가 대체되는 모양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초면의 친화력을 잣대로
서로 간에 내향형인지 외향형인지를 가늠해보고는 한다.
대화 끝에 상대가 말이 많으면 외향형이라서 그렇구나 하며.
나 스스로도 외향적인 사람일 것으로 예상해오곤 했다.
처음에 만나는 사람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갈 수 있으니
그렇지만 3시간이 넘게 정식으로 검사하는 검사를 포함하여 어떤 검사를 하더라도
스스로에게 의구심을 생겼다.
사람과 어울리는 것도 좋지만,
나만의 방식을로 정리된 나의 공간에서의 시간도 즐기는 데다가
다른 이들의 특정 행동들에 불쾌감을 쉽게 드러내니까.
그러다가
조직에서 부적응자로 보여지는 누군가가 본인이 외향형의 사람이라고 얘기할 때
문득 깨달았다.
외향형이고, 내향형이고는 다른 누군가가 판단하기에 어렵다.
사회성이나 친화력, 그리고 배려심이라는 베일에 가려지니까.
내가 사람을 좋아한다고 해서
상대가 나를 좋아할 리가 없는 것처럼.
내향형임에도 불구하고,
직장 생활을 통해 "해야하는 행동"과 "하면 더 좋은 행동",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학습 했다면,
흔히 말하는 "마가 뜨는 시간"이 최소화 되어야
상대가 편안해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본인의 내향형을 넣어두고 인사고과를 위해 노력 중일지도.
아무리 내향이더라도
질문에 필요한 대답을 해야만 붙을 거라는 걸 아는 면접에서는
모든 에너지를 쥐어짜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아니면,
상대가 나보다 초보라, 더 불편할 자리일거라
내가 내향형이라도 상대가 편할만할 요소를 발굴해내고야 마는 배려심을 발휘하고 있는 중이라면.
내향형이라고 해서
친해질 재주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하여 나의 선입견은 얼마나 하찮은지 자꾸 상기하여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