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이라는 뿌리, 결과라는 열매

소설 '노인과 바다'를 읽은 후

by 림미노

이전에 읽으려다가 주관적으로 흥미가 느껴지지 않아서 잠시 보류해놨던 책, 이 노인과 바다를 이번에는 좀 더 집중해서 읽어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마음에 읽게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앞부분은 내게 재미가 없었다. 간간히 나오는 스페인어들의 뜻, 그리고 해양 생물들의 낯선 이름들을 알아보기 위해 내가 읽던 페이지와 주석이 모여있는 페이지를 왔다갔다하며 읽느라 집중력이 다소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한번 더 이 책을 보류하기에는 자존심이 상했고, 결국 흥미가 느껴지지 않은채 간간히 나오는 야구 얘기들을 위안삼아 억지로라도 인내하며 읽어나갔다.



허나 인내의 장점은 뭐든 재밌어보이게 만들어 주는 것인걸까? 작가의 세세한 표현들에 상황들을 상상을 통해 그려내며 계속해서 읽어나가니 점점 책에 내용에 몰입하게 되었다. 당장 책을 읽고 있는 내 침대, 그 침대가 어느새 큰 물고기를 잡기 위해 저 멀리 바다로 나갔던 노인, 바로 그 노인이 직접 탔던 조각배로 상상되기까지 하였다.



노인은 청새치와의 사투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굳건한 믿음과 정신력의 싸움을 이어나갔다. 거듭되는 인내 속에서 청새치에게 연민의 감정을까지 느끼는 지점에 다다랐다. 놀라울 정도의 인내를 보여준 노인은 마침내 청새치를 잡았다.



노인이 죽음의 위협을 무릅 쓴 부단한 노력들의 결과인 크디 큰 청새치는, 노력을 무참히도 짓밟아버리는 상어떼들에게 다 뜯겨 없어져나갔다. 노인은 결국 뼈만 앙상하게 남아버린 청새치만을 가지고 뭍에 도착했다. 평소 고독했던 자신이었지만, 죽음의 문턱을 경험하고 온 노인은 주변인에 대한 소중함을 또한 생각해보게 된다.



이같은 산전수전을 겪는 과정으로부터 노인의 현실주의적 태도와 윤리적 기준에 대해 생각해보는 순간, 미칠 정도로 끈기 있는 그의 모습. 그리고 자연에 대한 연민의 감정들, 부정적인 상황임에도 긍정적인 사고로의 전환을 꾀하며 낙담하지 않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이 부분에서 스스로 굉장히 느꼈던 점이 많았다.



노인은 처음 바다로 나가고, 뭍으로 다시 돌아오기 까지 놀라운 끈기를 보여줬다. 그 과정에서 동요가 일어나긴 했지만 본인 나름대로의 철학을 가지고 끈기있게 실현시켰다. 이는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아닐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다. 나의 철학은 무엇인가? 나는 인정받는 삶에 재미를 느끼고, 그런 삶을 영위하고 싶다. 나는 인정받을 때 내가 성장했다고 느낀다. 그래서 내가 인정받지 못할때면 나의 부족한 점을 파헤치고, 나를 스스로 꾸짖으며 더 발전한 모습으로 다시금 인정 받기 위해 노력한다.

나는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나아가야할까? 더 생각해봐야할 듯



헤밍웨이가 거쳐온 삶에 대해선 잘 몰랐기에 그 깊은 것까지는 생각하진 못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힘들 때일수록 보기 어려울 주변인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소중함을 느껴야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무작정 결과에만 눈 뜨는 것에서 잠깐 벗어나 과정에 눈을 떠야겠다는 것. 결과가 아무리 좋아도 과정에 대한 복기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힘든 과정일수록 얻는 건 그만큼 많다. 과정에서 내 자신에게 보였던 긍정적인 면모들은 유지하거나 더욱 발전해 나가고, 부정적인 면모들은 반성하고 성찰하며, 고쳐나가면 되는것이다. 눈에 띄는 결과가 좋든, 좋지 않든간에 결과를 냈던 과정들을 깊게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나를 다지고 다지며 또는 고쳐나가면서 앞으로의 발전을 도모하면 될 것이다.


어쩌면 열매가 안 열렸다고 해서, 열매가 설익었다고 해서 "결과" 라는 열매에 실망해 성급히 짓밟아버리며, 탄탄히 자리 잡아가고 있는 "과정"이라는 우리의 뿌리를, 우리 스스로 썩어가게 하고 있는건 아닐까?



21살의 나는 '노인과 바다'에서 드러나는 헤밍웨이의 삶들에 대해서까지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언젠가 다시 읽어볼 때까지 폭 넓은 사고력을 키워내며 책이 주는 진정한 깨달음을 얻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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