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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ON Apr 16. 2020

부다페스트 한 달 살기 비용 총정리

부다페스트에서 숙소를 싸게 구했던 이유

부다페스트 물가는 한국의 1/2 정도로 저렴하다. 처음 한 달 살기로 생각했던 나라는 포르투갈이었는데, 부다페스트로 급 변경했던 이유 역시 물가가 한 몫했다. 만약 유럽 한 달 살기를 계획 중인데 첫 번째 고려사항이 '물가'라면 부다페스트를 추천한다.


허나 사견을 곁들이자면, 한 달 살기는 보통 살아보고 싶은 도시에서 지내는 것이기 때문에 '물가'가 최우선 사항이 되면 안 되겠다고 느꼈다. 이왕 딱 한 달 살러 떠나는 거라면 꼭 좋아하는 도시로 가시길!


나는 떠나기 전, 6개월에서 1년 정도 유럽 곳곳에서 지낼 계획으로 부다페스트가 후보에 있었다. 다음 도시인 포르투에 정착하지 못하고 부다페스트에서만 찐한 2달을 보낸 후, 집안 일로 급히 한국에 들어와 있다.



1월 1일 ~ 1월 31일 가계부 (2인 기준)


·식비: 318,408원

·외식&문화생활: 179,226원

·교통비: 76,422원

·유심비: 44,315원

·현금: 144,948원

·숙박(에어비앤비): 538,093원

·총= 1,301,412





불편함이 많았던 부다페스트 에어비앤비



부다페스트의 에어비앤비는 보통 집 전체 렌트, 한 달 기준 70~90만 원 정도로 위 보단 조금 더 비싼 편이다. 내가 집을 저렴하게 구한 까닭은 이용의 불편함을 겪어 호스트가 디스카운트를 해주었다.


원래 다른 에어비앤비를 예약했었는데 체크인 이틀 전 이상한 소리(지금 시세가 많이 올랐으니 너네가 결제한 가격에 집을 빌려줄 수 없다)를 하며 돈을 더 내라 하는 것 아닌가. 너무 당당한 헛소리에 당황했지만 곧장 에어비앤비 측에 문의해 100% 환불을 받았다.


그리고 여차여차 급하게 위 집을 구했는데 웬걸 컨디션 너무 좋잖아? 방도 2개에 널찍한 주방과 안방, 그리고 테라스까지 있는 멋진 집이었다. 아주 잠시 동안 그렇다 생각했다..


복병의 서막은 체크인하는 날 부터 시작되었다. 호스트가 집을 소개하던 중 갑자기 원인 모를 와이파이 문제가 발생했다며 1-2일 내에 고쳐주겠다 약속했고 그렇게 우리는 2주 동안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없었다. 힘겹게(?) 와이파이 문제가 해결되나 싶었는데 또 다른 복병이 터졌다. 또다시 2주가 넘는 기간 동안 게스트룸과 주방을 제외한 모든 주거 공간의 전기를 사용하지 못했다.


단기 게스트였다면 운이 안 좋다며 넘길 수 있었겠지만 집에서 일하는 시간이 대부분인, 게다가 장기 게스트인 나에게 와이파이 & 전기 문제는 큰 타격이었다.


우선 와이파이가 안 되니 매일 일하러 카페로 출석하는 부대 비용이 발생했으며, 남자 친구는 무제한 로밍을 신청해야 했다. 전기 문제는 그야말로 코미디였다. 보통 거실에서 일하던 나는 매일 노트북 배터리가 닳기 전 게스트룸으로 달려가 충전을 해야 했고 핸드폰은 물론 모든 전자기기 완충에 열을 올려야 했다.


와이파이는 기술자가 시간이 안되어 미안하단 이유로 2주를 끌었고, 전기 기술자들은 2번이나 노쇼를 했다. 나머지 한 번은 내가 잠깐 산책을 나간 사이에 호스트가 메시지를 보냈지만 내가 답장이 2시간 동안 없었다며 예약을 취소했다더라.(와이파이 문제로 데이터를 다 써 혼자 외출 시 인터넷을 못쓴다.) 그러더니, 너무나 뻔뻔하게 내 탓을 하기 시작했고 인내심 한계치를 터트리는 망언을 해대었다.


"원래 문제가 없는 집인데 너네가 들어온 이후 문제가 생기네.."

"난 최선을 다했지만 네가 답장을 빨리 하지 않았잖아.. "


한 달 반, 약 6주를 계약했는데 무려 4주 동안 불편했던 집. 그리고 호스트의 방관한 대처에 화가 난 우리는 에어비앤비 고객센터에 호스트와 주고받은 모든 메시지 내용 확인을 요청했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 후 꽤 빠르게 불편함을 겪은 기간 동안의 숙박비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씁쓸하지만 우리가 저렴하게 집을 구할 수 있었던 이유다.


Tip.

1) 에어비앤비 숙소에 문제가 생기면 자료로 사용할 사진을 찍어두는 것이 좋다. 실제로 에어비앤비 고객센터에서 전기를 사용하지 못했던 증거 사진 제출을 요구 했었다. 다행히 전기 문제로 시시때때로 경보기가 울리는 동영상을 찍어둔 것이 있어 요긴했다.


2) 호스트에게 정중하게 환불 및 할인 요구를 해도 말이 통하지 않으면 그냥 에어비앤비 측에 중재를 요청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




짜장가루 사서 해먹은 짜장밥 & 밥 하기 귀찮아 시켜먹은 피자


마트에서 한 가득 이것저것 다 담아도 3만 원이 넘지 않는다. 이유는 가격을 계산하면서 장을 봤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왕이면 저렴한 맥주, 저렴한 빵, 저렴한 계란을 샀기 때문이다. 입맛이 까다롭지 않아서 그런지 먹는데 불편함은 없었다. 외식은 한 번 할 때 2~3만 원 정도, 조금 비싸다 싶으면 4~5만 원 정도 나온다.


저렴한 마트 순위: LIDL & ALDI > SPAR & TESCO > 한인마트(곰 아저씨, K-MART)


리들이 가장 저렴한 반면 야채나 과일의 신선도가 조금 떨어진다. 알디가 가장 적당하고 좋은데 집에서 위치가 좀 있어, 보통 스파만 이용했다.






한 달 살기 비용을 적으며 힘들었던 일들이 생각나 두두다다 자판을 두드렸지만, 그래도 어서 코로나 19가 끝나 어디든 갈 수 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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