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기호 Mar 04. 2018

영화 / 더 포스트

메릴 스트립의 명 연기

미국에서는 베트남 전쟁(제2차 인도차이나 전쟁)시절에 미국이 수행한 역할을 기록한 기밀 보고서를 만들었다. 이 기밀 보고서를 만드는 데 참여했던 대니얼 엘즈버그는 미국 국방부가 실제 전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투명하게 공유하지 않는 상황을 보고 분노하여 보고서를 유출한다. 유출된 보고서는 1971년 6월 13일 뉴욕타임스 기사를 통해 일부 공개되고, 후속 보도와 관련해서 워싱턴 포스트가 진행을 한 부분에 대한 영화. 


위의 스토리만 보면 마치 영화 내용이 탐사보도와 관련한 내용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영화 스포트라이트와는 확실히 다르니 참고하시라) 영화 내용은 메릴 스트립이 연기한 캐서린 그레이엄에 개인적으로 복잡한 상황과 그에 따른 의사 결정 과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뒤에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하시라. 개인적으로는 알고 봐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이사회에서의 캐서린

캐서린 그레이엄은 본인 집안의 사업이었지만 남편이 경영을 하던 워싱턴 포스트를 남편의 자살 이후 경영하게 된다 (최초의 여성 신문발행인).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중이긴 하지만 워싱턴 포스트의 경제적인 상황은 그리 좋지 못했다. 그래서 자금 문제를 위해서 기업 공개를 선택한다. 캐서린이 영화에 처음 등장하는 장면은 캐서린이 기업 공개를 위한 이사회에서 할 말을 미리 준비하는 장면이다. 캐서린은 이사회에서 본인이 할 말을 밤에 자면서도, 측근들과 함께도 준비하지만, 실전에 가서는 이사회 준비한 멘트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 남성들로 둘러 쌓인 이사회에서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하는 느낌. 그리고 이사회 멤버의 일부는 캐서린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언론의 자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벤 브래들리가 크지만 위험한 건수인 위에 언급한 기밀 보고서 기사를 준비한다. 기사가 발행되면,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100% 수행하겠지만 기업 공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대치되는 것은 피해야 하는 것도 현실. 이 과정에서 캐서린이 어떻게 의사 결정을 내리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 

두 장면이 연결되어 있다. 톰행크스가 연기한 벤 브래들리(이하 벤)와 와이프인 토니 브래들리가 기밀 보고서의 기사 발행을 결정한 뒤 나누는 장면이 인상적인 장면의 첫 부분이다. 영화에서 벤의 캐릭터는 똑똑하고 남자다운 캐릭터의 전형으로 묘사된다(거만하기도?). 벤은 토니에게 기사를 내기로 결정했다고 이야기하자, 토니는 캐서린이 큰 결심을 했다고 이야기한다. 벤은 자신이 칭찬을 받을 줄 알고 이야기를 꺼냈는데(?) 왠걸 캐서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 인정을 하지 못한다. 토니는 캐서린이 본인의 모든 것인 신문사를 걸고 내린 결정이며, 솔직히 벤은 일이 잘못되면 그냥 나가서 다른 회사를 가면 되지 않냐고 말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벤은 캐서린의 마음을 조금 이해한다 (다 이해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벤은 캐서린에게 달려가서 캐서린의 결정이 얼마나 큰 결정이었는지 이제서야 이해했다고 말하자 캐서린은 별일 아닌 것처럼 대답한다. 가족 기업으로 캐서린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걸고 결정을 하고 있다는 것을 벤이 이해했고, 그걸 이야기했을 때 캐서린이 담담하게 답하는 것이 캐서린으로써 가장 멋진 모습이었다. 


캐서린 역할을 한 메릴 스트립의 연기는 너무 훌륭하다. 

자신을 은근 무시하는 남자들 사이에서 괴롭지만 Final call을 해야 하는 상황, 메릴 스트립은 진짜 캐서린이 그 당시에 그렇게 했을 것처럼 연기했다. 과하게 멋있게 의사 결정을 하는 것도 아니다. 진심으로 고민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물어가면서, 스스로 큰 결정을 내리는 모습을 영화로 남겨주었다. 


시간이 되면 다시 보리라. 스필버그, 메릴스트립, 톰행크스이 다시 한 영화에서 볼 수 있기를.  

4.5 / 5 


덧글

2013년에 제프 베조스는 워싱턴 포스트를 개인 자금으로 샀다 (아마존이 산게 아님)


관련 링크 

[인터뷰] '더 포스트' 스티븐 스필버그

타계한 캐서린 그레이엄 WP회장, "캐서린은 냉철하지만 부끄럼이 많고, 강하지만 교만하지 않은 여성이었다."

나무위키: 펜타곤 페이퍼




작가의 이전글 카카오미니와의 만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