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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화 Jun 19. 2024

END 원,투,쓰리

#뉴스레터 #정상이어디라고요? #20240526

주제: End 1~3 (2023년, 밑미의 ENDAND 카드)

승화, Hello, Let me introduce myself



첫번째.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좋아한 것이 있었나요?

DJ, Put it back on.


Anne-Marie - Breathing (2021)

https://youtu.be/VQn5zZtOXEE?feature=shared


2023년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좋아한 것을 하나 꼽으라면 남자친구입니다. 성장과 학습이 아닌 관계와 사랑에대한 이야기를 꺼내자니 아주 부끄럽네요. 주중에는 퇴근하고 공부하다가 새벽에 헤어지고, 주말에는 주말이라 만나 새벽까지 대화했어요. 시시콜콜한 이야기부터 지난 경험, 서로의 성향, 가족과 자산에 대해서까지 나누곤 했죠.

만나기 전에는 무해하고 안전한 사람 같았고 처음 만났을 때는 이유 없이 편안했어요. 만나고 얼마 되지 않아 연애를 시작한 남자친구는 제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어주는 사람입니다. 제게 뭐가 필요할지, 어떻게 해야 더 행복할지를 늘 가장 우선순위에 두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저도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지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있어요.

그래서 저의 2023년 가장 큰 관심사이자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입한 대상은 남자친구이자, 저 자신이기도 합니다. 생애 최초로 느끼는 심리적 안전감 속에서 관계를 맺고, 키우며 남자친구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하고 저를 다시 발견하고 인지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두번째, 내가 보고, 듣고, 경험한 콘텐츠 중 기억에 남는 콘텐츠는 무엇인가요?


<일하는 사람을 위한 MBTI>, 백종화 저

한 조직에서, 한 그룹에서 함께 일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부분을 알아차려야 한다는 걸 배운 콘텐츠에요. MBTI로 한 사람을 완벽히 정의할 수는 없지만 한 사람을 이해하고 호흡을 맞추기 위해서 참고해볼 내용이 있다는 건 무척 감사한 일입니다. 

예상 보다도 훨씬, 나는 나를 모르고 내가 나를 모르는 만큼 타인도 스스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너 거기 있고, 나 여기 있지의 무한 반복인 셈입니다. 제가 저의 위치를 모르니 상대도 정확히 찾을 수 없지 뭐에요. 그래서 다양한 강점진단 검사가 등장합니다. 갤럽, DISC, MBTI 그리고 행동으로 대상을 파악하는 게임 형태의 검사, 위핏, 안녕 연구소 등 다양한 기업과 연구소 등에서도 독자적으로 검사와 분석 방법을 개발하고 있어요. 이런 검사는 모두 첫째가 당사자, 다음이 팀입니다. 프리랜서 조차 혼자 일하는 건 아니니까 말이어요.

하지만 팀 단위의 검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인 저에게 찾아온 콘텐츠였어요. ENFP인 제가 가진 특성과 한계,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참고하는 것도 도움을 받았지만 저 자신보다도 상사의 MBTI를 참고했을 때 이해되는 부분들이 많았어요. 그 후에 만나게 된 동료의 MBTI도 마찬가지였죠. 왜 내가 무언가 제안하면 잘 진행되지 않을까, 왜 나는 늘 꼼꼼하지 못할까, 나는 왜. 이런 무자비한 자책과 비난에서 시선을 돌릴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기도 했어요. 


<원온원-일 잘하는 팀장의 대화력>, 백종화 저

<두려움 없는 조직-심리적 안정감은 어떻게 조직의 학습, 혁신, 성장을 일으키는가>, 에이미 에드먼슨 저

이런 조직이 있을 수 있구나, 이런 리더십이 있을 수 있구나를 알게 된 콘텐츠였어요. 리더가 팀장/팀원에게 이렇게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경험을 나눌 수 있구나. 리더가 단순히 상급자가 아니구나. 리더는 나와 함께 성장하는 사람이구나. 그리고 내가 가고자 하는 목표와 리더의 목표, 조직의 목표를 얼라인함으로써 우리가 윈-윈할 수 있는 거구나. 얼라인이 이런 의미고 이런 무게구나. 업무 몰입은 단순히 조직이 잘 구성된다고 나오는 게 아니구나. 동물이든 사람이든 마음이 편안해야 하는구나. 내가 나로 있을 수 있는 장소여야 하는 거구나.

그 후 처음에는 제가 있는 곳을 그런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이제는 제 부족함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이슈와 트러블에만 대응하는 걸로 사람은 성장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무실에 출근해서 일한다고 그게 다 일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마인드셋-스탠퍼드 인간 성장 프로젝트>, 캐롤 드웩 저

위와 같은 의미에서 이 콘텐츠가 마음에 깊이 남아 있어요. 성장 마인드셋을 간단하게 요약한다면, 성장을 지향하는 사고방식입니다. 다양한 의견과 해결책에 열려 있고 보편적으로 기억하고 공유하는 게임의 룰과 함께 그 바깥을 고려하는 방식입니다. 물론 맥락과 상황에 따라 틀 안에서 고려하고 빠르게 진행하는 고정 마인드셋이 필요할 때도 있고, 인식하지 못 했던 내 안의 고정 마인드셋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가진 것과 무언가를 지향하는 건 다르니까요.

제 롤 모델은 박막례 유튜버, 김혜수 배우, 이하늬 배우에요.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몰입하는 사람. 우리가 팀으로 성취를 이루는 걸 감사하고 즐거워하는 사람. 다른 사람이 가진 강점을 보고 격려하며 내가 가진 것을 기쁘게 나누는 사람. 나와 다른 의견과 선택을 존중하고 응원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모습을 저는 성장 마인드셋이라고 생각하고, 지향하고 있답니다. 


영화 <엑소시스트, 믿는 자>, 2023

저는 올해 본 <파묘>도 엄청 좋았답니다. 그 전작 <사바하>도 굉장히 푹 빠졌는데 매력 포인트는 무수하지만 그 중 제가 가장 흥분하는 포인트는 하나에요. 그 전까지는 서로 완전히 다르고 섞일 수 없는 것으로 여겨지던 부분이 부드럽게 섞이는 부분. <파묘>에서는 일본의 ‘정령’ 개념, 일본과 연결되고 배우고 온 한국 무당들, 한국 무속과 일본 무속, 음양오행을 어쩜 그리 잘 섞었는지요. <사바하>에서는 도교, 불교, 목사에 사이비가 겹겹이 섞여 있었죠. 이런 맥락으로 영화 <온다>도 몇 번이고 다시 봤어요. <온다>에서 유명한 무녀가 굿을 할 때는 불교, 도교, 한국 무속, 일본 무속, 그리고 다른 나라 무당까지 불러서 대규모 굿을 하거든요. 그래서 <엑소시스트, 믿는 자>도 좋았답니다. 목사, 신부, 부두 무당이 모여 엑소시스트를 진행하는 작품이에요. 엄청나지 않나요. 



세번째, 일상에서 편안함이나 행복감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남자친구와 있을 때가 우선 떠올랐어요. 남자친구와 있는, 특정한 상황이 아니라 그 시간 전체가 그렇더라구요. 그 다음에는 혼자 있는 순간과 운동에 집중하는 순간이에요.

혼자서 산책할 때, 일정이 모두 종료되고 느긋하게 움직일 때 문득 행복할 때가 있어요. 지나가는 강아지가 귀여울 때, 한 주가 끝났을 때, 마음에 걸리는 일이 없을 때, 좋은 피드백을 받았을 때, 그런 때 혼자 있으면 문득 행복하곤 합니다. 제가 느낄 수 있는 행복을 온전히 느끼는 기분이에요.

운동은 사실 가기 전까지 너무 힘이 들지 않나요? 막상 들어가서 운동을 시작하면 너무 너무 즐거운데 말이지요. 하지만 2023년은 퍼스널 트레이너 선생님과 잘 맞지 않아서 운동을 거의 내려놓은 해였어요. 근육량 감소에 충격을 받아 요가를 그만둔 시기였거든요. 다들 큰 돈 쓰는 운동은 꼭 여러 번 체험하고 해보시는 걸로 해보아요. 


당장 다음주까지만 가도 전달될 거에요. 제가 남자친구와의 관계에 푹 빠져있고, 공포영화에 쉽게 흥분하며, 현재 직무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는 내용이 반복적으로 나올 거거든요. 


저의 이런 소소한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어 기쁘고 감사합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더 상세한 주제로 나누고 싶어요. 관련해서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다면 연락 남겨주세요. 


등산은 계속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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