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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관리의 핵심은 시간

서울시 영테크 재무상담 후기_2024~2025년

by 승화

영테크 후기에만 3일이 걸렸습니다. 계속 쓰고 싶었어요. 2024년에 처음 받았던 걸 생각하면 2년만에 쓰는 후기입니다. 왜 이렇게 어려웠을까요?

돌이켜보면 제가 가지고 있는 인식 때문입니다. 제게 돈은 여전히 무척 어렵습니다. 하나를 알았다고 생각해서 실행하면 사실상 제가 아는 것이 아니곤 하는 개념이에요. 영테크는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청년 대상 재무 교육입니다. 저희는 일대일 맞춤 재무상담을 받았고 결국 돈에 대해서 배우고, 상담하는 시간이었어요. 그러다보니 당연히 후기도 돈 이야기, 그리고 내가 배운 내용을 공유하고 현재 뭘 실행하고 있는지를 나눠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보니 재무 전문가를 처음 만나 나눴던 이야기부터, 그 후 실행했던 일들을 타임라인처럼 쭉 정리하고 있었죠. 하지만 그런 내용을 굳이 제가 세세하게 후기에 쓸 필요가 있는 걸까요? 제 안에 이 질문이 계속 남아있었습니다.


첫 만남부터 올해 상담까지 전문가의 메시지는 명확했어요. 돈을 왜 모아야 하는가? 자산관리의 핵심은 돈이 아니라 시간이다. 자산을 불려주는 것? 복리의 원리. 투자를 결정하는 기준? 해당 상품과 시장, 세계의 흐름에 대해 공부한 나의 판단. 그러니 자산관리의 핵심은 시간을 벌어서 미래를 준비하는데 있는 거에요.


이 메시지를 이해하기 위해 저희는 2024년에 3번, 2025년에 2번 만났어요.

처음 만날 때는 정말 너무 귀찮았습니다. 자산관리 현황을 적어서 제출해야 하는데 자산에 대한 구분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적으려니 진이 쭉쭉 빠졌어요. 게다가 당시 예비남편과 함께 상담을 받기로 한 터라 부담감도 있었죠. 그런 마음과 지식 상태로 적다보니 당일 저희는 첫 만남을 자산 재확인과 기본 자산 구분을 배우는데 거진 다 사용하였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처음 저 메시지를 배웠어요. 앞으로 부부로서 경제를 함께 꾸려갈 텐데, 그렇다면 더더욱 두 사람이 왜 돈을 모아야 하는지, 얼마나 모아야 하고, 언제 돈이 나가는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었죠. 서로의 소비 스타일과 꼭 써야 하는 돈은 무엇인지, 줄일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추가적으로 대화하는 과제를 받았죠.


그 후 매번 예산 관리 현황에 대해 점검하는 걸로 시작했어요. 각자의 소비 패턴을 찾아보고, 자산 현황에 대해 인식하는 과정이었어요. 그 후 미래까지 고려하게 된 데는 이때 배운 청약과 연금제도, 예적금과 단복리, 복리의 마법을 만드는 투자 방법과 투자 기준 등에 대한 지식 영향이 커요. 당장은 경제적인 상황에 따라 시작하지 못하더라도 준비하면 된다는 마음을 천천히 갖는 거에요. 결혼만 생각하면 사실 현실은 너무 막막하고 팍팍했거든요.


2025년에 만나서는 부부 경제관리를 위한 통장 쪼개기와 연말정산을 다시 배웠어요. 우리가 만난 전문가는 결코 무언가를 단정짓지 않고 저희에게 여러가지 방법을 제안해주셨어요. 통장 쪼개기를 생각한다면 사용 가능한 방법들을 설명했어요. 그중 하나를 선택해서 자세히 질문하면 다시 선택지를 주죠. 그리고 저희가 생각하는 개념과 현재 예산 구분을 고려해서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요. 다시 정확히 정의하는 겁니다. 비상금 계좌는 비상시에만 사용하는 계좌인가요, 1년 안에 변칙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계좌인가요. 항상 현금으로 지니고 있어야 하는 금액은 생활비 대비 얼마 정도여야 할까요. 투자금은 어느 정도까지 넣어 놔야 마음의 불안과 공포를 관리할 수 있을까요. 하나를 시작하면, 질문은 수백 가지로 매일 새롭게 태어납니다.


영테크는 돈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준 점에서 가장 큰 배움이 있었어요. 그리고 실행하도록 등을 두드려주는 점에 무척 감사해요. 우리가 인생을 만들어나갈 때 한 번에 이루어지는 건 존재하지 않아요. 커리어와 관계처럼 자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세상의 변화에 대응하며 계속 가꿔나가야 하고, 그래서 계속 공부하고, 돌아보며 인식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그 과정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저의 러닝 메이트, 남편이 있어서 더 감사하는 마음을 주기적으로 느끼는 경험이었어요.


저희는 내년도 신청 예정입니다. 그때는 다른 고민과 질문을 가지고 가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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