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자동차디자인센터 한 직원이 자살했습니다. 자살 원인으로는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추측이 힘을 받고 있는데요.
디자인센터의 한 유명 고위 임원의 폭언으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아니냐는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현대차 직원들이 이용하는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유명 고위 임원이 자살한 직원에게 폭언을 했었다는 글을 캡쳐한 게시물이 올라왔었는데요. 현재 그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입니다.
제가 대학교 때 언론사 입사를 준비할 당시 매일 신문 읽기 스터디를 같이 했던 친한 오빠도 극단적인 선택을 했어요. 그 오빠는 언론사 입사에 번번히 실패하던 저와는 다르게 CJ E&M TvN PD가 됐는데요. 그 오빠가 맡았던 드라마 <혼술남녀>가 종방한 후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저는 한때 친하게 지냈던 그 오빠를 잃고 큰 충격에 빠졌었죠.
그 오빠가 그런 선택을 한 이유 중 하나도 '직장 내 괴롭힘'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제 얘기인데요. 저는 올해 9월 29일자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는데, 저 또한 퇴사 이유가 '직장 내 괴롭힘'이었습니다.
저도 Case 1과 마찬가지로 회사 고위 임원에게 종종 폭언을 듣고 많이 힘들었거든요.
그분은 저와 하는 업무 분야가 달랐고 제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몰랐음에도 저에게 무리한 업무 지시를 하거나,
자기 말을 듣지 않으면 해고다.
나는 회사 지분이 있는 경영진이니 말을 들어라.
등 권위주의적이고 거친 말들을 일삼았어요.
저 말고 다른 직원 분들도 그분 때문에 많이 힘들어 했고, 지금도 힘드시죠.
저는 이렇게 제가 불공정한 상황에 놓여 있을 때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아요. 사실 저희가 회사에 일을 하러 간 거지 인성이 나쁜 임원이나 상사들에게 불합리한 대접을 받으러 회사에 다니는 건 아니잖아요.
이런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저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합니다. 정말 크게 화를 내면서 얘기해요.
보통 위 케이스들의 경우 사람들은 듣게 되면 보통 크게 놀라면서 위로하고 공감해줍니다.
저런 상황들이 "별 거 아니네"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만약 그런 분이 주변에 계시다면 공감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분이므로 거리를 두는 걸 추천합니다. 그분을 가까이에 두고 이런 저런 힘든 이야기를 계속 해봤자 나만 이상한 사람처럼 느껴질 수 있거든요.
아무튼 저는 사람들에게 얘기하고 공감을 받으면 내 편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안정을 찾게 돼요.
하지만 스트레스 요인이 제거가 돼야 더 이상 내가 불행해지지 않잖아요? 그래서 저는 퇴사를 선택했습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면서요.
최근 퍼블리에서 '꼰대 같은 직장상사 구워 삶는 법' 같은 내용의 글로 된 콘텐츠를 읽었어요.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이거 진짜 직장에서 적용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 콘텐츠는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정말 맞는 말이예요. 저처럼 극단적으로 퇴사를 선택하기 보다는 할 수 있는 걸 다 해봐야죠. 그런 나쁜 상사도 구워 삶을 수 있다면 내 처세술도 성장한 것이고 직장도 계속 다닐 수 있고 좋죠.
근데 저 처럼 이미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에서는 그 사람한테 이성적인 접근 조차 하기 싫어질 수 있더라고요. 더이상 그 사람한테 내 시간과 에너지를 쏟기가 싫은 거예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는 아마도 '직장 내 괴롭힘' 때문에 힘들어하시는 분도 계시겠죠?
부디 저처럼 감정의 골이 너무 깊어진 상태로 퇴사하지 마시고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후회가 없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