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무능한 상사와 회사가 버린 지점

by 앤디



상사들이 꺼려하는 사원의 유형이 있듯 사원에게도

절대 같이 일하고 싶지 않은 상사의 유형이 있다.

나에게는 첫 번째도 무능, 두 번째도 무능, 세 번째도 무능한 상사가 단연 일 순위다.
무능한 사람이 직급에 걸맞은 역할을 하지 못하거나,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면 바다로 가려던 배는 산은커녕 아예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다.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유능한 상사는 유능한 관찰자라는 것을 전제한다.

각각의 실무자들이 어떤 환경과 어떤 분위기에서 자신들의 최대치를 발휘하는지 알고, 그에 맞는 업무 배치를 하려면 일단 직원들을 잘 관찰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실무자들은 분장된 실제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하루하루 주어진 일을 쳐내기 바쁘다.

그런 바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효율적인 흐름을 타고, 능률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할지는 상사의 꼼꼼한 관찰이 선행되어야 가능하다.

물론 관찰로만 끝나면 그건 평가를 위한 감시로 끝나기 쉽다. 관찰을 바탕으로 한 실제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일부러 보고체계까지 만들어 결정을 하라고 만든 자리가 그 자리인데, 업무 흐름의 교통정리를 해태하는 상사는 정말이지 답이 없다. 그 안에서 직원들이 우왕좌왕하는 건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런 상사 밑에서는 그걸 이용해 (이상하게) 날뛰는 중간 책임자가 생겨 실무자들을 더 고통스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애석하게도 위에서 말한 그 고통의 한 복판에 있다. 친한 회사 동료들마다 내가 일하는 지점은 인적 구성이 해도 해도 너무 하다며 버린 지점 같다는 말을 많이 한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어차피 권한도 없는데 나에게 주어진 일만 하면 되지 뭐 했다가도 머리가 굵어질 대로 굵어진 10년 차 대리는 눈을 감아도 보이고, 귀를 막아도 들리는 구린 실체가 너무 많다.

울분에 차 써놓고 보니 혹시 설마, 하는 의문이 생긴다.


나 역시 회사에서 방치하는 버린 카드라 오늘도 이곳으로 출근하는 것인가.
(아. 그렇다면 인사이동이 나기 전까지는 그냥 숨죽이고 다녀야 하는 거구나)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10년째 삼재 같은 어떤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