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앤디 Jul 10. 2019

잘 가라, 벼락치기


 학업이 '업'이 었던 학창 시절, 돌이켜보면  나는 참 벼락 치기를 일삼는 학생이었다.  공상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늘 생각이 많고 여기저기 한눈팔기를 좋아했는데,  그러다가도 시험 때가 도래하면 성적과 등수 걱정을 놓지 못했다.

그래서 매번 스스로를 궁지에 몰아놓고, 벼락치기를 일삼았다. 이렇다 보니 시험을 보고 나면 공부했던 상당 부분이 순식간에 날아가 머리에 남는 게 별로 없었다.
 
 


이렇게 매사 벼락치기를 한 탓일까.




 대학을 가기 위해서,  대학 졸업을 하기 위해서 했던 그 공부와 지금 하고 있는 일, 지금 내 삶의 모양새와의 연결고리를 전혀 찾을 수가 없다.

 다시 말해 이십몇 년 전 혹은 십몇 년 전에 했어야 했던 고민(적성과 진로 기타 등등)을 슬쩍 넘긴 대가를 이제야 치르고 있는 셈이다.(살면서 결국 한 번은 진하게 마주해야 했었나 보다...)




 학창 시절에도 그랬고 회사를 다니고 있는 지금도 나에게 공부하라고 떠미는 사람은 없다. 당연히 봐야 할 시험도 없다.(유일하게 있는 회사 내 책임자 시험마저 본지 오래되었다) 이러면 되게 되게 좋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그렇지 않다. 이상한 일이다.
 
 오히려 (벼락치기 인생이었음에도) 지금의 삶을 크게 바꿔야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공부'였다. 무엇을 공부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옴팡 다 내 몫이라 버겁긴 한데 지금이야말로 벼락치기의 업보를 끊어버릴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한다.  
 
 세 살 버릇은 여든까지 가기 십상이고, 무엇보다 나는 나를 잘 안다. 삼십 평생 고수해 온 벼락치기를 경계하기 위해 나의 소소한 스라밸(study and life balance)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