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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피카츄 Jul 31. 2020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

60일 지정 생존자

<60지정생존자> tvN / 2019     

 대통령의 국정 연설이 열리던 국회의사당이 갑작스러운 폭탄 테러 공격을 받아 붕괴되고, 국무위원 중 유일하게 생존한 환경부 장관이 승계서열에 따라 60일간의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정되면서 테러의 배후를 찾아내고 가족과 나라를 지키려 노력하는 이야기. 원작은 미드 <지정생존자>     


1> 미국 드라마를 리메이크 하려면 <60일, 지정생존자>처럼

 미국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는 한국 시청자는 없을 것이다. 특유의 스케일도 스케일이지만, 긴장감을 유도하는 서사와 연출이 눈에 돋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높은 문화할인율로 인해 미드를 한국 드라마로 리메이크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러한 지점에서 <60일, 지정생존자>는 이러한 문화할인율을 최대한 낮추고, 미국 드라마의 연출 기법을 한국 드라마에 성공적으로 이식했다고 생각한다.      


 1) 미국 드라마의 연출법을 성공적으로 이식하다. 

 실제로 60일 지정생존자의 경우 미드 장르물에서 많이 쓰이는 연출법을 이식했다. 드라마는 긴장감을 부여하는 BGM을 위기나 선택의 기로 상황에서 적극 활용한다. 이는 가수 OST를 주로 사용하는 드라마와는 차별되는 지점이었다. 또한 카메라 헤드룸이 최소화 되어 있다. 기존 한드 카메라 연출이 주로 루킹룸에 방점을 찍었다면, 클로즈업을 극도로 활용해 긴장감을 부여한다.      


 2) 한국에서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도록 문화할인율을 낮춰버리다.      

 미국 드라마를 한국 드라마처럼 만들어버렸다. 원작과 리메이크작의 작품 흐름이 완전히 엇갈릴 수 밖에 없는 지점이 한국과 미국의 헌법 차이다. 미국 헌법의 경우, 대통령 유고시 승계자가 정식 대통령이 되어 작고한 대통령의 잔여임기를 수행한다. 존 F. 케네디가 암살당한 직후의 린든 B. 존슨이 그러했고, 원작 드라마의 톰 커크먼 또한 그러했다. 원작의 시즌 1은 한 번의 선출직 경험도 없는 커크먼 대통령이, 법률적 정통성에만 의존해서 과연 난국을 극복할 수 있느냐?를 묻고 또 그 과정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한국 헌법의 경우, 대통령 유고시 승계자는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다음 대통령 선거까지만 국정을 대행한다. 또한 대통령 유고시 유고일 기준으로 최장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뤄야 한다고 헌법 68조에 규정되어 있으므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직무 기간이 정해져 있으며 그러다 보니 ‘대통령이 아닌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시한부 과도체제 지도자의 책임과 한계’가 다음과 주인공의 선택과 딜레마를 야기할 것이다.      

* 적법하게 대통령 권한대행의 직무를 수행하기는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선출되지 않은 60일짜리 중앙정부 수장이 가진 법적 정당성은, 지방자치단체/지역구 주민들로부터 선출된 지방자치단체장/국회의원들이 가진 민주주의 국가에서의 정치적 정당성과 비교하여 어떠한 관계에 있는가? 예컨대, 선출직을 전혀 경험한 적이 없는 환경부장관 출신 대통령 권한대행은 천만 서울시민이 뽑은 서울시장의 독자적 행위를 어디까지 제어할 수 있을까?     

* 다른 국가가 선출되지 않은 권한대행의 정당성을 격하하고 비상시 대응능력을 얕보며 군사/외교 도발을 할 경우, 시한부 국군통수권자/국가 최고 외교관으로서 대통령 권한대행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군사적 옵션은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는가? 문민통제의 결정적 정당성을 제공하는 선출된 행정부 최고 권력으로서의 대통령이 아닌, 대통령 권한대행은 군 수뇌부와의 관계설정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즉, 미국드라마와는 결이 다른 또 다른 갈등과 선택의 딜레마로 주인공을 내몰수있으며 이는 미드보다 더 어려운 환경이 주인공에게 주어짐으로, 이를 잘 살린다면 충분히 재미를 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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