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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피카츄 Jul 31. 2020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미스터 션샤인> (2018, tvN)

신미양요 때 조선의 노비 출신 소년이 미국 군함에 승선해 미국으로 건너간 후 미 해병대 장교가 되어 조선으로 돌아와 양반 가문의 영애와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이다.      


1> 18년도 ‘제작 트렌드’를 읽었기 때문에 만들어질 수 있었던 ‘대작’     

 HBO의 <왕좌의 게임> 같은 대작 드라마를 좋아한다. 그러나 이는 쉽게 만들어질 수 없다. 특히나 내수시장이 작은 한국에선 불가능한 이야기라 생각 됐다. 그러나 <미스터 션샤인>은 글로벌 콘텐츠 트렌드를 읽었기에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버렸다. 구한말이란 구현하기 힘든 시대를 완벽하게 구현했기에 시청자는 열광했다. 이 드라마는 당초 SBS에서 방송될 예정이었으나 막대한 제작비 문제로 제작되지 못한 작품이었다고 한다. 제작비가 400억 원이 넘었다. 국내 최대 규모다. 성공 요소를 두루 갖췄지만 만약 실패할 경우, 회사가 입는 손해가 막대하다. 하지만 넷플릭스와 손잡으며 제작사(스튜디오 드래곤)은 이미 총 제작비의 70%가량을 회수했다. 국내 광고 및 제작협찬, PPL 수익 등을 따진다면 ‘손해 보지 않는 장사’를 전제로 제작에 들어간 셈이다.     

 넷플릭스는 초기 기존 콘텐츠로 한국 시장에서 승부를 걸었으나 별 소득은 없었다. 결국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에 직접 투자하기 시작했다. 좀비 드라마 ‘킹덤’에 약 10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했고, 예능 ‘범인은 바로 너’도 제작했다.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할 확률이 높은 이유는 간단하다. 단순히 한국 시장을 얻기 위함이 아니다. 아시아 전역에서 한류 콘텐츠가 가장 인기가 높고, 비싼 값에 팔린다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 시장을 잡으면 아시아 전체를 획득할 수 있다는 노림수가 있는 셈이다. 글로벌 OTT들의 한국 콘텐츠 시장 투자는 트렌드다. 넷플릭스를 시작으로 아마존, 디즈니도 OTT서비스에 뛰어들었다. 따라서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글로벌 OTT의 투자로 드라마를 제작한다면 소위 말하는 ‘대작 드라마’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2) ‘화이트 불편러’ 트렌드를 반영한 고애신이란 캐릭터.     

 18년도에 신조어 ‘화이트 불편러’가 떠올랐다. 화이트불편러는 '화이트(White)+불편+er(~하는 사람을 뜻하는 영어 접미사)'의 합성어로 사회 부조리와 마주쳤을 때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이들이다. 이는 페미니즘 운동과 맥이 닿아있는 데, 이 드라마에서 고애신은 조선시대란 가부장적인 문화에 도전하는 페미니스트로 그려진다. 주연급 인물들 중 유일하게 대의를 갖고 있고 뚜렷한 목적과 사상에 의해 움직이는 인물이다. 애초에 조선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했던 유진초이. 자신의 삶이나 목적 없이 의뢰주와 윗선의 요구에 따라 움직이는 구동매. 그냥 흘러가듯 살아가는 김희성 등을 큰 사건 속으로 말려들게 한다. 가장 주체적이며 이후엔 양반집 영애에서 벗어사 의병을 육성하는 수장이 된다. 이러한 지점은 유연하게 페미니스트의 모습을 풀어냈다고 볼 수 있으며, 애신의 걸크러쉬한 매력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2> 오글거리지만 ‘명품대사’과 매력적인 ‘캐릭터

명품 대사를 좋아한다. 드라마 시청자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지만, 특히나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는 오글거리지만 기억에 남는다. <파리의 연인> 애기야를 시작으로, 그대는 나아가시오 난 한걸음 물러나니, 라는 <미스터 션샤인>의 대사까지. 이런 오글거리지만 명품 대사가 담긴 대본으로 드라마를 제작한다면 성공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캐릭터도 매력적이다. 김은숙 표 브로맨스는 아웅다웅하던 이들이 친구가 되는 것이다. 각 캐릭터가 입체적이다. 이런 지점은 드라마 제작에 분명한 성공 요소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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